나이 든 나와 살아가는 법 -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나이 들 수 있는 후반생의 마음 사전
사토 신이치 지음, 노경아 옮김 / 지금이책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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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그리고 한 살 더 나이가 들었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지구의 자전과 공전 덕분에 다같이 일 년이란 숫자를 더했다.

하지만 서류상의 나이가 생물학적(신체적)나이와 사회학적 나이를 규정짓지는 않는다.


100세 시대가 어느덧 공포스럽게 다가온다면,

내 부모는 오래 사셨으면 좋겠지만, 나는 너무 오래 살고 싶진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암묵적으로 '노화'나 '나이듦'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예 틀린 말이 아니다.


20대와 30대의 젊고 (그 때도 힘들었겠지만) 회복이 빠르던 육체는

오래 사용한 것은 그렇듯, 예전같지 않게 낡고 반짝임을 조금씩 잃어간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앉고 걷는 사소한 행동조차도

"으쌰-" 하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따라오거나 (주위 사람이 알려줘야 알아차린다...)

책을 펼쳤을 때, 깨알같이 쏟아지는 작은 글자들이나 휴대폰의 글자가 퍼져보이고

방금 들었던 숫자가 외워지지 않거나 당혹스럽게도 식구들의 휴대폰 번호를 버벅이게 되면

아직 젊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도 '아... 나도 이제...'를 조용히 되새기게 된다.


이렇게 노년이 되어가는 과정의 심리와 신체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해온 

일본 최고의 심리학자 사토 신이치가 '풍요로운 인생 후반을 위한 마음공부'라는 주제로 쓴

<나이 든 나와 살아가는 법>이 소개되었다.


우리나라보다 일찍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장수국가 일본에서의 사례가

지금의 우리와 시간 차를 두고 겹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살아가며 과업처럼 치르는 '생애사건' 중에서도 인생의 후반부에 있는 노년의 삶.

내 스스로 신체와 정신, 감정의 쇠락함을 느끼는 '안으로부터의 노성 자각'과

다른 사람, 사회로부터 노인 취급을 받으며 느끼는 '밖으로부터의 노성 자각'.

그리고 자신의 몸, 인간관계, 사회적 지위, 새로움과 변화에 대한 자기의 통제력이

서서히 줄어들거나 아예 작용하지 않는 상태로의 자기 축소가 일어나는 그 시기가

우리의 마음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진지하게 살펴보기에 좋았던 책이었다. 


막연한 생각이나, 어디선가 읽고 들었던 노년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나의 모습과 노년의 나의 모습을 중첩시킬 수 있도록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니

노후준비가 마냥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자산 관리 혹은 불리기, 정도로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건강, 금전, 인간관계, 지성 및 심신의 상실을 겪을수 밖에 없는 노년의 시기를

부정하거나, 극복하려고 무리하게 애를 쓰거나, 대책없이 받아들이기 보다는

앞으로 일어날 생애 사건에 대해 물리적이고 심리적으로 대비를 해 두는 것이

금전적인 대비보다 오히려 더 중요함을 깨달았다.


마음을 어떻게 바꾸고, 어떻게 유지해야 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행복하게 살까?


이 책의 전반에 걸친 질문과 그에 대한 작가의 제안은 총 4부에 걸쳐 제시된다.

1부 : 60대 - 진정한 나를 찾고 실천하는 시기

2부 : 70대 - 타인의 도움을 받으며 세대 전승을 생각하는 시기

3부 : 80대 - 상실을 넘어 새로운 미래 비전을 품는 시기

4부 : 90대 -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며 내적 생활권을 심화하는 시기



각 부에 소개된 생애사건도 1부에서는 6건이지만, 2부와 3부는 4건, 4부는 3건이다. 

줄어드는 생애사건을 보는 것이 인생의 후반, 죽음, 을 어쩔 수 없이 떠올리게 한다.


정년퇴직 후, 재취업이나 지역활동에 참여하며 사회적 삶을 지속하고

아픔, 질병, 노화, 부모의 죽음 등 생물학적인 한계를 몸소 겪게 되는 60대를 다룬 1부는

그래서 조금 더 찬찬히 읽게 되었다.

현재 우리 부모님의 모습이고, 곧 나의 모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약해지고 의존적이 되면서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시는 이유가

더욱 이해가 되었고, 아직 내가 그것을 케어하고 감당하며 의지가 되는 나이임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언젠가 오겠지- 가 금방 다가온다는 것을 일년을 보내고 새로운 일년을 맞이하는

이맘때 더 확실하게 느끼기 때문인지,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더 구체적인 새해 결심을 하게 만든 책이다.

연습문제를 많이 풀어 두면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고난과 슬픔을 훌훌 털고 넘어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는 노년심리학자이자, 자신도 노년기를 맞이할 작가의 말에

그 길을 따라 걸어가게 될 독자로서 위로를 얻고 마음을 다지게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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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화가 어제의 화가 -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과 나누는 예술과 삶에 대한 뒷담화
이경남 지음 / 북스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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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관한 책이라면, 

특히 그림이 실려 있고 그 그림을 그린 작가의 이야기가 함께 하는 책이라면

꼭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을 누를 수가 없다.

지금은 하나의 '작품'으로 우리에게 닿은 그림에 얽힌 작가와 시대의 생생한 뒷담화를

그림을 연구하고 공부하고,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화가 이경남이 

<오늘의 화가 어제의 화가>라는 책으로 엮어 내었다.


책머리에 

"감상한다는 것은 삶에 들어가는 것이며

 삶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들의 삶을 공감하는 것이며

 공감하는 시간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라는 자신의 생각을 제일 먼저 소개할 만큼,

작가 이경남은 엄청난 가치를 가진 걸작, 작품에 대한 경이로움이 아닌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에 대한 공감과 애정을 바탕으로 예술을 소개한다.


예술가들도 밥을 먹고 살아야 하는 인간이라 먹고사니즘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며

누구나 그러하듯, (운이 좋아 그 시대에 명성을 얻게 된다면) 왕성하게 활동하다가도

늙고, 병들고, 나약하고 잊혀지는 존재였으며

예술을 하고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한다는 명목으로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행동을 뻔뻔하게 자행하기도 한, 단편적으로는 정상적이지 않은,

그러나 예술에 대한 호기심과 미적 탐구에 오롯이 빠져있던 순간순간들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고 붙들어 '작품'으로 남겨놓은 사람임을 보여주는 

13개의 삶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유명한 그림과 화가를 매끈한 종이로 만나는 즐거움이 가장 크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작가나, 유명한 작가의 숨겨진 일화 -혹은 심경- 가 주는

신선함과 재미는 하고많은 예술관련 책 중에서 이 책을 골라 읽은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한다.



여러 작품이 함께 어깨를 걸고 있는 미술관을 걷다가 

평소 좋아하던 작품을 -기대하지 않은 상태에서- 딱 마주쳤을 때의 기분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목록에 없어 책에서 볼 거라 생각지도 못했던, 얼마 전 영화로도 만난 고흐의 '그' 들판.

바람에 쉴새없이 몸을 맡기고 흔들리던 수레국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났던 그 들판이

피카소의 일곱 번째 여인이자 두 번째로 피카소의 성을 사용한 아내이며

화가의 마지막 뮤즈인 자클린 피카소의 에피소드에 나올 줄이야!



각 화가의 유명한 작품은 물론이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들까지 실려있어

화가의 시작과 성장, 변화의 지점을 알 수 있는 점도 무척 흥미롭다.

금색과 관능적인 여인, 퇴폐미로 유명한 클림트가 아래와 같은 초상을 그렸다니...

정신적인 사랑 에밀리 플뢰게의 다른 유명한 초상 -바로 다음 페이지에 실려있다.

푸른 드레스를 입고 허리에 손을 얹은 채 사람들을 살짝 내려다보는 시선을 던지는

그 초상화- 과는 다른 기분, 느낌을 전해준다.


어제의 화가가 오늘의 화가의 손을 잡고 우리 앞으로 나와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짧은 에피소드 형식의 드라마로 보여주는 책.

<오늘의 화가 어제의 화가>


미술관에 가지 않고서도, 작품을 보며 오디오북을 듣는 것 같은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미술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만큼 보인다는 작가의 말을

조금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그러나 여전히 모르면, 모른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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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100문장 암기하고 왕초보 탈출하기 - 100문장만 말할 수 있게 익히면 일본어 기초회화 끝!
쟈링센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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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리스트가 또 작성이 될 것이다. 

외국어 삼대장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시작만 하다가 멈춰버리는 사람들을 위해

'탈출하기' 책을 권하고 싶다. ^^


이 책 저자는 쟈링센세.

이미 유튜브, 블로그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일본어 선생님이다.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외우는 단계에서 포기하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쟈링센세.

우선, 입을 트이게 해서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듣다보면

더더 공부할 힘과 동기를 얻게 되지 않을까? 


구독자들의 간증이 이어진다. ㅎㅎㅎ

일본인 동료가 갑자기 일본어가 늘었다고 칭찬한다는 얘기.

놀면서 공부하는 일본어, 발음이 좋아졌다는 간증.

표현 하나를 배워도 재밌게, 다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부담감이 없다는 후기는

비장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품게 한다. ^-^


일본인이 가장 많이 쓰는 일상생활 표현을 100문장으로 뽑아서

인사, 입버릇, 식사, 쇼핑, 연애, 여행, 그리고 SNS(!!!!) 까지 상황을 설정해서

왕초보 단계의 기초가 약한 학습자도 쉽게 활용하고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을 알려준다.

핵심표현만 있는 것이 아니라, 5개의 확장표현을 함께 수록하여

'이것으로는 좀 약한데...' 싶은 학습자들이 추가/심화 학습을 할 수 있는 배려까지. 

ㅎㅎㅎ

(삘 받으면 진도 쭉쭉-나가고, 

오늘은 좀 힘들다 싶으면 핵심표현만 간단히 공부하면 될 듯!)



무료학습자료로 mp3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아쉽게도 휴대폰에서 재생은....

mp3 플레이어를 다시 소환하기는 좀 그렇지만, 유튜브가 있으니 큰 문제는 안 된다.



바로, 표현이 우다다다- 나오는 것은 아니고

히라가나, 가타카나 오십음도와 일본어 동사(1그룹, 2그룹, 3그룹) 분류와 활용은

앞에 아주- 간단하게 실려 있다.

왕초보라곤 해도, 일본어를 조금이나마 배워본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좀 힘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회화로 진입하는 문턱에서 항상 포기했던 사람들에겐

학습에 대한 부담감은 거의 없는 상태로 

가벼운 마음으로 입을 열 수 있게 구성된 점이 이 책의 매력포인트다.


생활에서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표현으로 

일본어 자신감을 쑥쑥 올리고픈 사람들에게 강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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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카페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다카하시 유타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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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도 여건상 못하는 사람들은 이 책은 그야말로 판타지 소설!

멋진 검은 고양이가 해 질 무렵에 멋진 미남으로 변하며(!) 나랑 말도 한다고!!!


고양이 사랑-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일본인 저자 다카하시 유타는 

고양이를 소재로 삼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서 사랑받고 있는 작가이다.

고양이, 원령, 에도, 사건수첩 처럼 '일본' 특유의 미스터리하면서 고풍스럽고

귀여움과 섬세함 그리고 왠지 하염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이야기로

페이지를 넘기는 독자들을 감질나게 하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


당장 이 책의 리뷰들만 봐도, 후속작을 어서 내놓으라는 울부짖음이 다수! ㅎㅎ

이 책의 재미난 세계관을 먼저 읽고, 판타지로 빠질 준비를 해보자.

(마지막 줄, '대부분 잘생겼다' 이 부분이 가장 판타지가 아닐까 ㅋ)


사람들이 편하게 지내도록 고안된 카페.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가 있는 햇살이 잘 들어오며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

고양이가 한가로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하루의 피로가 가신다.



책의 주인공 구루미는 출판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해고당한 사람이다.

취업수당도 이번 달이 마지막인데, 모아둔 돈도 없어 숙주와 낫또로 연명하는 처지.


비참한 현실에 비장미를 더하기 위함인지, 미스터리함의 근거를 삼기 위해선지

기분전환 삼아 신사에 들러 현 상황을 타개해주십사 기도를 드리던 구루미는

야속하게도 비를 만나고, 자기보다 더 큰 위험에 처한 고양이를 구하다

우산도 잃어버리고, 진흙투성이가 되어 버린다.


착한 일을 한 주인공에게 -소설이니까- 당연히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너덜너덜해진 그녀에게 도움을 준 구로키 카페의 주인 구로키씨는

유럽풍의 멋진 카페에서 숙식을 제공받으며 점장으로 일할 기회까지 준다.


다음 날 찾아가니 구로키씨 대신 멋진 검은색 기모노를 입은 남자가 나온다.

그의 이름은 포.

자신이 점장이라고 얘기하는 그는 바로 구루미가 전날 구해준 검은 고양이.

사람과 신체가 닿으면 고양이가 되는 그는 구루미에게 자신의 집사가 되기를 요구하고,

그때부터 카페 구로키에는 고양이 손님이 계속 들어오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줄을 잇는다.



번역가가 이 글을 번역하면서 얼마나 큭큭- 웃었을까?

독자로서 책을 읽으면서도 '-냥'과 '-옹'으로 끝나는 고양이들의 대사는 

왠지 눈으로만 읽어도 소리가 자동적으로 들리는 판타지적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귀여운 고양이들이 자기의 사연을 얘기하며 매력을 더하고

주인공 고양이 '포'의 이야기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그야말로 신비롭고 호기심 넘치는 고양이의 매력이 가득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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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편집장 - 말랑말랑한 글을 쓰기는 글렀다
박현민 지음 / 우주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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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편집장>이란 책 제목을 보니, 한 영화가 떠오른다.

화려한 패션의 세계에서 자기의 성채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악마' 소리를 들을지언정, 프로페셔널하고 강단있게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은 선망의 패션잡지회사의 간판인 편집장과

그녀의 수족이 되어, (비록 지옥 속에 있을지언정) 자신의 일에 긍지를 갖고 있는 직원들.


이번 <나쁜 편집장>은 그러나, 영화와는 좀 결이 다르다.

우선 편집장이자 저자 박현민은 스스로를 잡지 마감노동자라고 소개한다.

거창하게 '편집장'이라고 붙어 있을 뿐, 하는 일은 결국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음을

아니, 오히려 '장'이라는 이름 때문에 더 감당하고 신경쓰고 책임져야 하는 것이 많음을

그는 책 한권을 걸쳐서 간간히 토로한다. 고단한 노동자의 삶이여....

 


남들은 이렇게 바라보고 있지만 (그리고 가끔은 이렇게 있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이러고 있다는 것.

직장인이라면, 아니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남들 눈에는 쉽거나 폼나거나 멋진 일들이

색과 농도가 다른 노동의 한 모습임을 바로 알아볼 수 있게 그린 재미난 일러스트다. ㅎ


저자가 담당한 잡지는 '빅이슈'이다.

영국에서 노숙자들의 자활을 위한 잡지로, 판매 수익의 일부가 판매원인 노숙자에게 돌아간다.

우리나라에서도 지하철역, 길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빅이슈'

그 잡지 하나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나와야 하는 이유, 계속 나오도록 하는 노력만을

책 한권에 우겨 넣었다면 금방 흥미가 떨어졌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책에는 편집장이자,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이 지나온 굵직한 사건들, 혹은 잊혀져가는 것들, 

거기에 더해 잊기를 강요당하는 것들에 대한 저자의 사유와 곱씹음이 실려 있다.

자신과 관계가 없고 시끄러우며 취향이 아니거나 '지겨워'져서 생각하기를 멈춘 일들을

끈질기게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을 한 축으로 하여

다른 잡지가 아닌 '빅이슈' 편집장으로서의 색채를 보여준다.


또한 여행, 문화콘텐츠 등 본인의 관심사와 한결같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찰나라도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으려 노력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한 축으로 하여

숨가쁘게 돌아가는 마감 (뒤의 또 마감) 속에서도 스스로를 챙기는 청년의 모습도 있다.


'빅이슈'라는 취지를 듣고 "좋은 일 하시네요." 하는 찬사(?) 혹은 인사치레(?)에 취해

맡은 일의 성과에 대한 판단이 흐려지거나, 

잡지를 사는 사람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무책임하거나 무능력하지 않으며 예민함을 간직한 '나쁜 편집장'인 현재의 모습을 담고

웃으면서도 부끄럽지 않은 책을 만들어내는 내일을 꿈꾸는 저자의 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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