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우울한 동네 핀란드가 천국을 만드는 법 - 어느 저널리스트의 ‘핀란드 10년 관찰기’
정경화 지음 / 틈새책방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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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지극히 대비되도록 작성하여, 오히려 내용이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았다.


북유럽.

단정하고 차분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복지가 잘 되어있는 선진국.의 이미지로

'휘게' 같이 여유롭고 가정을 중시하는 삶의 스타일이 부럽고, 

도입하고 싶은 시스템들이 있어 호감으로 다가오는 국가들이다.

(특히 '핀란드의 교육'은 여러 차례 다큐멘터리나 특별 프로그램으로 다뤄졌었다)


반면, 우울감이 높아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고, 

살인적인 물가에다 각종 서비스의 속 터지는 속도, 긴 겨울로 고립되는 생활처럼

우리나라 사람이 막상 가서 살기에는 큰 결심이 필요한 -언어도 그렇고- 


특히, 핀란드의 주요 사업체였던 '노키아'의 몰락과 그 여파로 경기침체가 이어져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나라로 이동한다는 뉴스를 보며

"역시 돈만 있으면 우리나라가 가장 살기 편한 곳이다-" 하고 자조하기도 했다.


헬조선이라고 폄하하고

만날 싸움박질만 하는 정치인들이 지긋지긋하며

갑질, 금수저, 계층의 고착화에 희망을 찾을 수 없다고 좌절하면서도

어떻게든 지금 내가 살고 있고 앞으로의 세대가 살아가야 할 

우리나라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은 이율배반적이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 한 가지.

한 나라의 색깔과 캐릭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


국내의 '핀란드'에 대한 열망이 노키아의 몰락으로 사그라드는 관심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꽤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평가 척도는 '경제력' 인 것 같다.


'독립적인 시민'과 '사회적 신뢰'를 위해 사회의 자본을 아끼지 않고 쓰는

핀란드의 철학과 색깔의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했던 저자 정경화는

<조선일보>에서 교육과 경제를 담당했던 기자이다.


그는 2009년 핀란드로 1년간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2016년 11월부터 1년간 핀란드에 단기 특파원으로 머물어 

핀란드와의 인연이 시작된 지 10년이 넘었다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다소 고개를 갸웃-하게는 되지만 ^^;

기자로 벼려진 기술과 전문 분야에서의 경험으로 

핀란드의 정치인, 기업인, 공무원, 스타트업을 하는 청년, 실직한 가장 등

다채로운 '사람'들을 만나 궁금한 점을 묻고, 보고, 들은 것들을 적어 

책으로 묶어내었다는 점에서 내용이 궁금했다.




핀란드가 핀란드가 되기 위해서는 세팅값과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

대학까지의 무상교육, '기본 소득' 실험 같이 보편적인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핀란드의 조건과 상황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사실 우리가 핀란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OECD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1위를 했던 핀란드 교육 때문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1등을 좋아한다.

어느 분야든 1위 국가들의 예시를 보고 매뉴얼을 파악해서 단시간에 복제한다.

목표를 정하고 효율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빠른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

그러다보니 놓치거나 버리고, 무시하고 미뤄두었던 요소들을

-심지어 노키아가 망했을지라도- 최대한 부여잡고 있는 핀란드는 어떤 국가인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보여주는 페이지를 골라봤다.  





어느 집단이나 어느 시대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지금처럼 전 지구적으로 뾰족한 해결방안이나 끝날 시기를 짐작할 수 없을 때

그 나라의 대응방식에서 드러나는 민낯, 가치관, 생활방식, 욕망들을 보게 된다.


핀란드는 문제를 맞닥뜨리면 '핀란드만의 길'을 찾으려고 한다.

교육에까지 '경쟁'과 '성과'를 강조하는 시장주의가 지배적일 때

인구가 적은 핀란드는 '협력'과 '평등'을 최우선 가치로 교육 개혁을 추진했고

OECD의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1위를 빼앗겼어도 차분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과 AI시대에 맞는 교육에 인기가 몰릴 때에도

교육의 본질은 협동심과 의사소통능력에 있다는 철학을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유지하며 아이들이 실험하고 협업하고 실패하며 성장할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인내심을 가지고, 부화뇌동하지 않고 지켜가고 있다.

 


이런 '태도'가 사회 전반에 걸쳐 작용하면서

핀란드는 사회적 합의, 인재를 키우고 기술력을 쌓으며, 외부의 간섭을 조절하여

100여년에 걸쳐 경제 규모를 늘리고, 고난을 함께 극복하는 축적의 시간을 가졌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상적인 복지제도를 세웠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세금을 냈다.

복지제도가 비대해지면서 오히려 공공 시스템에 비효율성이 늘어나기도 하고 

엘리트와 기업의 해외유출이 많아지고 산업경쟁력이 떨어져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여 경제적 침체를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핀란드의 핵심가치는 두터운 상호 신뢰다.


모든 제도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인구 550만 명의 핀란드와 5170만명의 대한민국은 너무나 다른 국가이다.

마냥 부러워하고 따라잡으려고 성급하게 제도와 시스템을 건드리기보다는

핀란드의 방식처럼 우리만의 방식, 특히 긍정적인 중심가치를 지켜갔으면 좋겠다.


우리는 '1등'과 '돈만 있으면'을 핵심가치로 남겨야할까?


<세상에서 제일 우울한 동네- 핀란드가 천국을 만드는 법>은

'세상에서 제일 00한 동네- 000이 천국을 만드는 법'의 빈 칸에

무엇을 채워넣어야 할지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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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구하기 -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를 위한 개입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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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구하기>는 <시작의 기술>로

온갖 변명과 상황을 핑계대면서 주저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차가운 물 한 바가지를 끼얹는 것 같은 사이다 발언을 하여 지지를 받은

개리 비숍의 새 책이다.


저자는 전작에서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어 회피하며

스스로를 점점 더 깊은 구멍으로 끌고 내려가는

자신의 삶의 '습관'을 똑바로 바라보게 했었다.


SNS로 남과의 비교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시대에 사는 우리는,

자존감을 갖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요구받으면서도,

끊임없이 만족스럽지 못한 '나'를 이루는 모든 요소들에서

-선택할 수 없었던 가족, 성별, 신체, 태어난 국가,

부모의 교육철학, 친구, 공부, 돈, 인간관계 등등-

원인을 찾고 탓을 돌리며,

내 뜻대로 만들 수 없는 내 인생을 바꿔보려고 꿈틀대다가도

해결되지 않거나, 노력 대비 성과가 욕심껏 나지 않는다는

-당연한- 결과에 다시 주저앉곤 한다.



작가는 아직 목차도 나오지 않는 책을 여는 첫 페이지에

자신은 독자의 과거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당신의 인생이 꼬여있다고 생각하고 그 원인을 과거에서 찾는다면,

문제의 시작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풀리지 않아도 더 이상 노력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방관할 수 있는 구덩이 하나를 파 둔 것이기 때문이다. 파 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원제가 <Stop doing that sh*t> 인 만큼,

그가 얘기하는 '내 인생 구하기'는 강렬하다.


사람들은 자기의 인생을 TV의 드라마 마냥,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감정을 이입하여 짧은 결심을 했다고 해도

그것이 무슨 결과를 낳았는지 통렬하게 돌아보라고 말한다.


뭐라도 해보려고 했거나,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삶을 마냥 흘려보낸 것은 똑같이 나쁘다.

실질적으로 현실에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말이다.


정말로 자기의 인생이 꼬여있고,

다시는 이런 바보같은 루틴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우선, 확고한 결심과 강렬한 생각으로

자신을 방해하던 것이 지배하는 삶이 아닌

자기가 삶의 주도권을 갖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이 선언과 결심이 행동으로 나아가다,

왜 결과를 맺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는가?


모든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어려움과 정체기의 시기에

당신을 흔들고 약하게 만드는 '잠재의식'에 대해,

그리고 그 잠재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상황들에 대해

짧아서 더 가독성이 있는 11개의 챕터로 이야기 하며

내 삶을 방해하는 여러 측면들을 차근차근 짚어준다.

그리고 질문한다.


지금까지 당신이 해왔던 것에 만족하는 가?

인생이 정말로 무엇인지 아는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우주 속에서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은 확실한 일인데,

그 죽음이 당신에게 올 때까지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책의 추천사 중에

'수많은 물러터진 영혼들과 고집스러운 사람들'이라는 표현에 동감했다.

우리는 누구나 조금씩 물러터지기도 하고

쓸데없는 고집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한 사람 안에서 다채롭게 존재하는 여러 약점들이,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시기와 방식의 차이일 뿐,

누구나 자기 인생에 100% 만족하고 살아가기는 어렵다.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은 과감하게 내려놓고 흘려보내며,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막연하게 섞어가며

남 일처럼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변화시키고 헌신해야 '내' 인생이 된다.


알고 있다고?

그럼 '시작의 기술'을 발휘할 때다.

내가 문제이고 내가 답이니까.


"습관의 이유와 목적은 언제나 거짓말이다.

그것들은 누군가 그 습관을 공격하며

이유와 목적을 묻기 시작한 후에야 추가된다."

- 프리드리히 니체


"우리는 평생 갇힐 인생의 사슬을 스스로 만든다."

- 찰스 디킨스


처럼 훅- 치고 들어오며 깊은 여운을 남기는 명언을 만나는 것도

이 책이 주는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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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내 곁에 머문 것이었음을 -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모를 사랑에 대해
황지현 지음 / 레터프레스(letter-press)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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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표지가 낯설지 않다.

사랑을 했고, 이별을 해봤으며, 

툭- 잘린 인연을 이어보려고 손끝이 빨개지도록 부벼보았던 사람이라면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조엘(짐 캐리)의 선택에 고개를 끄덕였으리라.


'나에게 왜 이런 행운이!' 하며 감격에 겨워 사랑에 진입했을 때.

아니면 '아, 이게 사랑이구나' 하고 따스한 담요를 두른 듯 편안함을 느낄 때.

막장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들을 몸소 겪어내고 있을 때.

각자가 느끼는 감정이 어떠한 색깔이든 그것이 사랑임을 느낀다.


내가 알고, 이해하고, 조종하고, 매만지는 사랑의 단계가 지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도 아는 것이 없고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납득되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내 몸과 감정이 내 의지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내가 느꼈던 충만했던 사랑에 잡아먹혀 

어딘지 모르는 끝을 향해, 오로지 꾸역꾸역 버텨낼 때 이별은 시작된다. 


지극히 평범했던 모든 것들과 그저 스쳐지나갔던 주변의 풍경들이

그 사람이라는 존재로, 그 사람과 내가 사랑을 하고 있다는 감격으로 인해

하나하나 의미를 갖게 되고, 반짝반짝 빛나게 되던 그 기분이 

순식간에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듯 허무하게 변하는 이별을 맞으면

이 책과 같은 마음이 생기게 되는 걸까?


<그저 내 곁에 머문 것이었음을> 은

사랑에 대한 무려 367가지의 질문과 풀이과정을 담고 있는 에세이다.


저자 황지현님은 글쓰기가 하나의 삶이라고 믿으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사랑을 할수록 사랑의 형체가 사라지고

이쯤이면 알 것 같았던 사랑이 수많은 질문을 남겨놓고

도대체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모를 사랑에 대해

사랑 속을 헤매며 마주친 다채로운 이야기를 

일상의 평범한 단어를 사용하여 과장하지 않고 담백하게 써내려간다.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시간과 장소를 어긋나지 않고 생긴다는 것, 알아챈다는 것, 나눈다는 것은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혹은 태어나서 항상 함께 있었던 나 자신에게 '사랑'이란 감정이 움트는 것도

거의 기적같은 일이다. 





그저 스쳐 지나갔으면 영영 몰랐을 사랑이 시작되는 그 순간들을 잡아 챈

감성 넘치고, 기운 나는 글들도 다소 있었지만

대부분의 글들은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홀로 우두커니- 있던

기억과 경험들을 불러 일으킨다.



책을 차분히 읽을 수 있는 요즘이라,

소환되는 기억들이 더 많았던 걸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턱- 마주친 지난 사랑의 흔적들에

당황하고, 멍-하다가 허탈한 웃음도 났다.


잊었고 보냈다고 생각했던 감정들이 둥실- 떠오를 때가 많아

긴장하며 책장을 넘겼던 적도 있다.

소위 '과몰입' 상태가 되어 질척대고 있을 때

이 페이지를 만나 버렸다. 




작가.

나쁜 사람.

기어코 사람을 울려 버린다.



나의 모소 대나무는 지금 흙을 꽉- 쥐고 튼튼하게 다시 서려고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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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한 편의 시라면 좋겠지만 - 힘을 빼고 감동을 줍는 사계절 육아
전지민 지음 / 비타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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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한번 연이 닿으면 결코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아이의 경우라면 그것이 훨씬 짙게 그리고 오래도록 삶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육아가 한 편의 시라면 좋겠지만>은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땐,

아이를 키우면서 생각처럼 되지 않은 아이 키우기의 고단함과 부산스러움,

그럼에도 사랑스러워 어쩔 수 없게 만드는 일상들을 쓴 엄마의 육아에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저자 전지민씨는 육아를 한 편의 동화처럼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글과 사진은 전지민씨의 창작물이다.

자연스럽지만 볼 수록 정감이 가는 사진, 잡지책의 한 코너에서 볼 수 있을 색감, 

무심하게 보이지만 그저 스치고 지나갈 사물, 자연,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담담하게 드러내는 존재감.

사진 속에 등장하는 것들에 얇은 실들이 서로 묶여 있어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담고

글은 잘 골라내어 정갈하게, -때론 매우 교훈적으로- 다듬어 감성을 건드린다.


에코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는 독립잡지 '그린 마인드'를 만들었던 저자는

남편이 군인으로 복무하는 시골과 서울을 오가면서 살다가 

5년 전에 강원도 화천에 뿌리를 내리고 '가정보육'을 하며 지내고 있다.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남편과, 긍정적이면서도 뚝심있게 자기 철학을 다져가는 전지민씨는

다섯 살 딸아이 나은(a.k.a 희봄 ^^) 이를 키우는 이야기를 *스타그램에 올리며 살고 있다.


편히, 쉽게, 빠르게-를 지양하며 

엄마의 입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코마인드를 여성 잡지에 연재하기도 하고

패션지를 통해 엄마, 작가, 환경운동가의 시선으로 본 세상과 

나날이 커가며 새롭게 그 세상의 지평을 넓혀가는 나은이를 키우며

느낀 감정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모든 엄마들에게 시골살이와 가정보육, 가정육아의 장점을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책의 많은 장점 중 하나이다.


시골살이나 가정보육은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옵션이고,

그 옵션을 선택하며 얻거나 잃은 것들도 분명히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 

엎드리고 고개를 들고 기어가다 물건을 붙잡고 일어나는 성장,

오물오물 옹알이를 하다가 드디어 단어를 조합해서 의사소통이 되는 그 순간을

아이와 함께 누릴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그저 내뱉는 말인데도 어쩜 저런 생각을 다 할 수 있지? 하고 놀라게 만드는

-어른들이 듣기에는- 철학적이고 순수한 아이의 말들을, 

매일 성실하게도 흘러가는 시간에 무심하게 흩어지게 두고 싶지 않아

기억을 붙들어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이 책을 쓴 작가는, 

책의 제목처럼 '시'같은 육아를 하고 싶어하지만 

이미 충분히 '동화'같은 육아를 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은이가 꼬물꼬물한 아기때 사진부터 

어엿하게 엄마에게 '큰 소리로 화내는 것은 잔소리'라고 

자기 생각을 또박또박 말하는 어린이가 되기까지의 

여러 에피소드를 읽다보니, 저 멀리 있는 전지민씨 가족이 괜히 친척처럼 느껴진다. 


특별할 게 없는 나뭇잎이나 바람, 마루를 두드리는 빗방울도

여러 번 눈을 주고 관심을 가지며 그만큼 깊어지는 아이의 뒤에는

다양한 육아책, 육아팁, 육아트렌드, 교육열, 경쟁력의 폭풍우 속에서

휘말리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고 애쓰고 죄책감이나 조바심을 느끼지 않으려고 

서로를 믿고 지탱해주는 부부의 모습이 보여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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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 단순한 삶이 불러온 극적인 변화
에리카 라인 지음, 이미숙 옮김 / 갤리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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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용히 책을 읽을 시간이 많아서 좋다.

특히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는

외부 활동과 자극이 꽤나 줄어든 지금,

그리고 환절기를 맞아 겨울과 관련된 옷, 침구를 봄으로 전환해야하는 시기에

무엇을 남기고, 정리하고, 중요한 것으로 삼아야 할 지에 대해

생각만 했던 것을 실천하게 해줬다.

'미니멀리즘'으로 거의 무소유급으로 집의 사물을 정리해버린 결단력있는 지인이

결국은 자신의 생활과 습관에 따라 조금씩 짐에 늘어버리고 말았다, 며 웃었다.

자기의 색깔이 쫙- 빠져버린 것 같은 집에 편안함과 익숙함이 빠져 서운했다며

미니멀리즘은 인테리어나 트렌드가 아니라 수양의 측면이 크다고 경험을 나눠줬을 때

매우매우 공감이 되었다.


무언가를 정리하려고 시작하다가,

'추억의~' 시리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낸 경험,

과감하게 없애버렸다가 나중에 찾게 되었을 때 후회했던 경험,

결국 물건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기는 것에 그치고 말아 허무했던 기억과

개인의 성향과 습관으로 인해 ^^; 미니멀리즘은

너무 어려운 일이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과제로

새해 할 일 목록의 상위권에서 내려오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고 '잡동사니'를 없애는 방법이

곧 물건 정리로만 끝나지 않고, 인간관계, 업무까지 영향을 주고 밀도와 집중이 높아진

미니멀 라이프로 안내해준다는 표지 띠지의 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2장 세상의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법

3장 정말 필요한 물건과 좋아하는 것만 남은 공간

4장 짧은 시간에 최소한의 에너지로 일하는 방법

5장 생활이 단순해지면 가족이 화목해진다.

6장 돈이 모이는 사람은 심플하게 쓴다.

7장 미니멀 라이프가 준 뜻밖의 선물, 시간

8장 나에게 필요한 사람만 남기는 기술

9장 작은 변화로 시작된 일상의 기적

1,2장은 미니멀 라이프를 제대로 시작하게 된 계기로

-일본은 지진이었고 미국은 허리케인이었다-

엄청난 자연재해나 재난, 감정적이거나 정신적인 충격 등으로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그로 인해 내 인생의 중요도 우선순위가 뚜렷해졌음을 이야기한다.

종종 남들의 시선, 사회적 요구 등에 휘말리게 되는 위험이 있으나

그것들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고,

그것으로 사고와 판단이 지배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일상을 루틴으로 만들어 단순화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빼앗아 가는 사람들, 소비생활, 물건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다보면

나와 내가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위한 자리가 생긴다는 저자의 주장과 방법이

매우 세세하게 나와있어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편리함=돈 으로 교환하고, 2+1같은 행사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것을 하나 더 사거나

각종 혜택과 할인 소식, 오늘만 특가! 같은 말에 현혹되어

'생필품이니 어차피 살텐데 지금 사도 괜찮아' 나

'바꿀 때가 되었으니 기회를 놓치지 말자'라는

조바심과 자기변명으로 시간, 돈, 에너지를 낭비한 적이 많았다.

버리자니 아깝고, 두자니 안 쓰는 물건을 나눔, 기부, 교환하며

미니멀 라이프의 동지와 네트워크를 만들어두면 마음이 해이해질 때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기부만으로는 미니멀 라이프가 지속되지 않았다.

일방적인 한 쪽의 '기부'행위보다 나눔이나 교환을 할 때,

좀 더 적극적으로 물건이나 사람에 대해 고민하게 되어 만족도가 높았다.



잡동사니같고, 짜투리시간에 하려고 미뤄두었던 일들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파워 아워'와

해야 할 일 목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되,

매일 세 가지 핵심 과제에 초점을 맞추기 전략은

지금 매우 유용하게 생활에 적용하고 있는 좋은 팁이었다.

시간을 따로 떼어놓아, 리미트가 걸린 동안

자질구레했던 ^^ 일을 모아서 처리하면 성취감이 들고

할 일 리스트에 허덕이지 않고, 중요한 3가지를 처리하면

나머지는 보너스처럼 처리한다는 마음으로 나에게 여유와 제한을 두니,

에너지를 '흡혈귀'처럼 빨아먹는 요구에 '아니요' 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사정이 있겠지'와 괜히 갈등이 생기는 것이 싫어, 모나지 않게 두었던 인간관계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정말 내가 에너지와 감정을 전혀 쓰지 않는 관계라면 굳이 끊어낼 필요는 없지만

지속적으로 서운하고 섭섭한 감정이 들거나,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인간관계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물건이고 사람이고,

내 주변에 소중하고 좋은 것만 옆에 두고 아끼고 사는 것이

새로운 경험이나 관계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사소하고 꾸준한 것이 내 인생을 바꾸는 아주 작은 '1cm'의 기능을 한다는것을 생각한다면 의미를 더하지 못하고 그저 존재하게만 두었던 인간관계를

정리하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남이 가진 것을 (그것이 물건, 기회, 인간관계, 돈 등등 무엇이라도) 지나치게 부러워하고

자기를 다그치며 욕심과 불안, 불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불필요한 것들을 꾸역꾸역 옆에 끼고 그 무게에 짓눌려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꼭 나에게 좋은 것들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단순한 선택을 꾸준히 반복하며 자기만의 심플한 루틴을 단단히 다져가는

미니멀 라이프.

이런저런 것에 미련을 두지 않고,

중요순위를 제자리에 앉히는 삶을 살아가는 좋은 방법을 배웠다. 좋은 방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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