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 생존 - 쫄지 말고 일단 GO! 이까짓 6
삼각커피 지음 / 봄름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쫄지 말고 일단 GO!"


<이까짓, 생존>이라는 호방한 기운과 오묘한 대비를 이루는

쿠키, 커피, 노트북, 고양이, 쥐, 그림 도구, 책이 표지를 가득 메운다.

불구덩이에 뛰어든 것인지 불구덩이를 뛰어넘는 것인지 

일단 '가보자'를 외치는 얼굴은 귀엽기도 하다.


삼각커피라는 필명으로 카페도 운영하고, 그림도 그리고, 책도 내며 

무려 N잡러 -그러나 일러스트레이터, 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로 살아가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가 재미있고 진솔해서 웃음이 나다가도 눈물도 맺힌다.


팔자가 좋아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싶은 욕심에 N잡러가 되는 사람이

지금 같은 시절에 얼마나 되려나.


쉽지 않은 현실에서 고군분투하며 주저앉고 물러서고 싶은 마음을 달래가며

오늘도 하루하루를 '이까짓' 쯤이야 하는 정신으로 살아내고 있는

평범한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모습들을 책의 이곳저곳에서 발견하다보면

쉬워 보이는 일(특히 남 일)은 있어도 쉬운 일은 없다는 진리를 깨우치게 된다.




커피향이 솔솔 나는, 나만의 감각으로 인테리어를 채운 공간에서

내 작업을 하다가 손님이 오면 응대하며 수입을 올리는,

낭만적인 일 같은 것은 임대료와 전기료, 나의 인건비는 걱정 안해도 되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것이다.




나의 시그니처, 예술에 대한 취향과 사유를 고스란히 담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사람들의 호응을 받고 돈과 유명세, 업계의 인정을 받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클라이언트의 모호한 요구를 어떻게든 구현해내는

나의 시간과 노력, 에너지와 능력은 종종 '하고 싶은 일을 하잖아'로 폄하되고

마땅히 받아야 하는 노동의 댓가도 떼이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주변에서 쉽게 만나지만 속사정은 잘 알 수 없었던 업계(!)의 

속사정을 알게 되는 것도, 

성격과 성향에 따라 하나의 일도 다르게 경험될 수 있다는 것도,

여전히 갑질을 일삼는 사람도 있지만 마음이 따스한 사람이 있다는 것도

책을 읽으며 또 한 번 느끼고 힘을 얻게 된다.


넘어져서 숨을 고르는 한이 있더라도

각자가 자신의 사정대로 생존의 길에서 '가보자고!'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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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 세대 생존법 - 40대 여성 직장인의 솔직 담백한 인생 이야기
서서히.변한다 지음 / 헤이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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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라는 사람들은, 영영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줄 알았다.

솔직히 말해 모두가 공평하게 한 살씩 적립하는 숫자라는 나이와

내가 기성세대가 될 거라는 생각을 병행하지 않은 것이 이제 와 생각하면 우습다.


그 '기성세대'가 태어나고 자라고 배우고 만들어가는 사회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그들이 겪게 되는 당혹스러움은 거의 언제나 비슷할 것이다.

바로 자신들의 가치관에 거세게 도전하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자신들의 경험과 지혜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기술과 변화의 속도.


그런 기성세대와 그런 기성세대를 답답해하는 신세대들 사이에 끼어서

이쪽도 이해가 되고 저쪽도 이해가 되지만 어느 쪽으로부터도 완벽히 지지를 못 얻는

낀 세대가 있다. <낀 세대 생존법>은 40대 여성 직장인 2명, '서서히'와 '변한다'의

직장, 사회, 가정에서의 분투기라고 할 수 있겠다.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면 

가뜩이나 얼마 안 되던 여성 선배들의 자취가 홀연히 사라지고,

일과 가정을 병행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커가는 아이들과 챙겨야 할 대소사가 점점 늘어가는 40대의 나이에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못할 것 같으면 하나를 그만두라는 (대개의 경우 일;) 압박에

여기저기 눌려 있지만 자신을 위해, 그리고 차곡차곡 올라오고 있는 다음 세대를 위해

81년생 회사원과 78년생 공무원, 엄마와 아내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적어간다.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면 의젓하고 의연하게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언뜻 보기에 사소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커지는 미묘한 일,

눈치도 생기고 굳은살도 제법 단단해졌지만 눈물을 훅 삼키게 되는 인간관계, 

호구가 되고 싶진 않지만 악독하게 굴고 싶지도 않은 딜레마,

청춘이라는 20대, 자신감 뿜뿜이던 30대를 지나 40대가 되었지만

정말 나이는 숫자일 뿐, 내 안에는 20, 30, 40 그리고 앞으로 오게 될 나이의 모습이

다채롭게 존재하는데도 '나잇값'과 '위치'를 생각하도록 눈치 주는 사회와 사람들.


이쯤 되면 이건 40대라는 특정 세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누구라도 조금씩 겪고 있고 겪게 될 넓은 스펙트럼의 일부 같다.

내 눈 앞에 닥친 어려움과 답답함에 파묻혀 있다보니 

내 옆에서 편하게 사는 것처럼 보였던 사람들에게도 고난이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책 제목을 다시 머리 속에 떠올리게 된다. 

이건 낀 세대만의 생존법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법이 될 것 같다.

주변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함께 울고 웃는 것 만으로도

숨통이 트이고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매섭게 날을 세우고 벽을 치기에 바빠, 자기 스스로 외로워졌던

각자도생과 각개전투의 상황을 지속하지 않고 끝낼 수 있는 힘도

지나왔고 겪고 있고 앞으로 만나게 될 우리의 모습 속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개구리와 올챙이가 모두 읽으면 좋을 책.

혼자가 아니라고 반딧불이처럼 희미하지만 어둠을 깨는 신호를 보내는 책.

<낀 세대 생존법>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낀세대생존법  #서서히 #변한다 #헤이북스 #40대직장인 

#사라지지않아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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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다시 살다 - 오래된 도시를 살리는 창의적인 생각들
최유진 지음 / 가나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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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람들이 살면서 만들어진 '마을'이나 '동네'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친척, 친구, 조상의 연고가 있는 곳은 확장하지 못할지언정 스러지지 않는다.

도시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일자리를 찾아 여러 지역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만든 곳이라

도시가 생성된 근원적 이유의 생명이 다하고 난 뒤 도시의 생명을 연장 혹은 부활시킬
또 다른 이유가 생기지 않는다면 쓰임을 다하고 남은 폐허만 흉물로 남을 뿐이다.
라고 하는데 정말일까?


'대'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 도시가 더 익숙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고향'을 '대'도시라고 생각하지 않을 확률이 더 크다.
태어나 보니 주변에 산/논/밭 대신 건물이, 바다 대신 n 차선 도로가 있을 뿐이다.

산/논/밭이 없다는 것은 먹고사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의 변화에 따라 도시의 흥망성쇠에 부침이 있을지언정, 

먹거리를 다시 한번 발굴하고 시간이 켜켜이 쌓여 도시에 사람이 머물게 되면

주춤했던 도시도 다시 활기를 찾지 않을까?


이런 의문과 결심에서 시작한 것이 오래된 소도시를 살리는 창의적 생각들이다.

"사람이 돌아오는 소도시들은 무엇이 다른가?"를 화두로 삼은 저자 최유진은 

미국 클리블랜드 주립대학에서 도시 재생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장 중심 연구를 지향하는 학자로, 사회적 경제를 전파하는 활동가로,

도시의 현재와 미래를 기록하는 작가로 살아가는 중이다.


저자가 2년 전 즈음, 동네 주민들과 함께 시민 학습 모임을 진행하면서

활동을 마무리 지으며 '좋은 도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을 했고 

살고 있는 곳에 '다음 세대'를 주목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얻었다는 이야기에

복잡하게 얽혀있던 생각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고향을 떠나는 사람에게는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모든 도시가 대학과 큰 일자리를 품을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요소들을 제외하면,

풍요와 경제적 요건보다는 환경과 안전, 혐오와 배제 없는 공동체의 구성이

떠나갔던 사람의 마음에 그리움을 심고, 다녀 갔던 사람의 마음에 정을 쌓는다.




소도시를 살리기 위해 벽화 사업, 카페 거리 등 테마를 잡아 여행객을 불러 모아도

일회성으로 그치거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피곤하게 해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이전의 시도와 경험으로 깨달은 저자는

미국의 사례와 대한민국의 현재를 연결지으며 공동체, 공간, 콘텐츠에 주목한다.



비슷비슷한 주제로 획일화 또는 경쟁이 되거나,

외부의 방문/지원에 더 크게 기대는 도시는 홀로 설 수 없어 불안하다.


특히 오염, 환경, 건강이 핵심 가치가 된 요즘을 생각하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꾸리고 환경을 가꾸려는 마음을 가지고

멀리 내다보며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도시 재생의 첫 걸음일 것이다.


비어있는 공간, 기피했던 시설도 콘텐츠와 사고의 전환이 얼마든지 살릴 수 있음을

실제 성공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부분도 매우 흥미로웠다.

방문했던 공간을 책에서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한번 더 찾아가 보고 싶기도 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프로젝트/기획은 목금토 크래프트였다.

인터넷 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에서 '목금토 크래프트'를 검색해도 된다.

안성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이라는 이름은 낯선데 (그리고 좀 길기도....)

이 풍물단의 본거지인 안성맞춤랜드에 있는 공방단지이다.


주차도 쉽고(정말 중요!!), 크래프트 그 자체가 하나의 주민사업체이며 

모두 일곱 개의 개별 사업체로 구성된 법인이라 '사업자 협동조합'의 구조와 비슷하다.


한지 공방, 가죽 공방, 도예 공방, 실 아트 공방, 염색 공방, 핸드페인팅 공방이

한 곳에 모여 있어서 한 지역을 방문했을 때 알차고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카페형이나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경우도 좋지만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작업 공간과 

상품 판매 공간이 같이 있고 체험 프로그램도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방문객들은 지속적으로 찾아가 볼 수도 있겠다.


한 번에 마법처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되겠어?' 라는 도움 안되는 발언에도

꾸준히 내가 사는 곳을 아끼고 다듬는 마음들이 도시 재생을 가능하게 하고

어디로 뻗어갈 지 궁금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도시다시살다 #최유진 #가나문화콘텐츠 #가나출판사 #도시재생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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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는 비건 집밥 -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드는 국, 찌개, 반찬 52
김보배 지음 / 길벗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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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때문에 혹은 신념(환경보호, 동물복지)으로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채식에 대해 처음 든 의구심은 고기 없이 단백질의 (충분한) 섭취가 가능해? 였다.

사실 '고기'만 안 먹는 것이 아니라 육수나 조미료 조차도 꼼꼼히 성분을 따질 때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먹는 입장에서는 함께 식사를 해야 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그저 육류, 생선류, 계란, 유제품 까지 다 빼고 도대체 뭘 먹나;;; 싶은 것도 사실이다.


채식을 이미 오래도록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에 대한 해답을 내고 있어 반갑다.

채식을 하지 않는 것을 윤리적으로 비난하지 않고 채식의 매력을 알려주는 요리책이

<오늘부터 우리는 비건 집밥>이다.


책은 상냥한 작가의 말로 시작한다.

"현재 이 책을 선택해 제 글을 읽고 있는 분이라면,

 채식을 매일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이미 지구를 위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비건과 논비건을 나누는 것보다 육류를 제외하면 맛이 없을 거라는 편견을 없애고

채소가 가지고 있는 맛을 살리고 즐겁게 채식을 할 수 있는 요리법을 알려주는,

그런데 재료를 구하거나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 않은 비건 레시피가 담겨 있다.




든든하고 맛있는 채식 한 끼.

국내 최초로 채식해장국(채식으로 해장을?!?!)을 개발한 사장님인 저자는

맛있게, 속 시원하게 먹는 '한식'을 만드는 비법으로 '채수'를 말한다.


고소하고 깊은 맛을 내는 육수에 비해

시원하긴 하지만 밍밍하고 싱거운 채수가 음식의 맛을 제대로 낼 수 있을까? 싶지만

각자에게 익숙한 맛을 맛있다고 하는 것 -그래서 집밥과 고향 음식이 인기겠지-과

고기 맛의 포인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맛을 메울 식물성 재료를 찾은 결과는

먹는 사람도 말하기 전에는 고기가 없는지 몰랐던 꽉 찬 채식의 맛이었다.


식당에서 판매했던 칼칼 채수 해장국 단일 메뉴가 시작이었지만

꾸준히 비건 한식을 연구하고 개발한 끝에 총 52개의 레시피를 탄생시킨

저자의 노력과 신념, 열정이 은근하고 뚝심있게 느껴진다.


집밥은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 먹어야 하기 때문에

만능 채수와 만능 비건 양념장이 책의 제일 처음에 수록되어 있다.

채식을 실천하고 싶지만 밖에서 음식을 먹거나 식재료를 사는 경우가 많으니

성분을 확인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세심함도 반할 만 하다.



순대 없는 순대볶음, 닭 없는 콜라 찜닭, 소고기 없는 뭇국, 콩물 곰탕.

레시피의 제목만 보면 음식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담긴 별 하나짜리 리뷰 같지만

놀랍게도 이 책에선 이것이 실현된다.

심지어 젓갈 없는 비건 김치 양념까지!!!! 




다양한 국, 찌개, 반찬과 한 그릇 집밥에 온갖 김치가

골고루 먹기 위해 다소 의무적으로 먹었던 식물/채소들의 몰랐던 맛을 끌어낸다.

모든 레시피는 한 장, 쫙 펼친 두 페이지에 담겨 있어 요리하며 보기에도 편하다.


채식에 관심있지만 완전히 채식으로 바꾸기는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집에서 조금씩 꾸준히 시도하고 실천하기에 좋은 레시피북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오늘부터우리는비건집밥 #제로비건 #김보배 #도서출판길벗 #채식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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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희망을 찾는 법
캐서린 메이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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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낭만적인 계절, 겨울이 왔다.

추운 것을 싫어하고 물놀이를 좋아해서, 

겨울이 오면 따뜻하고 이국적인 곳으로 날아가 하릴없이 놀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호사를 누리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때.


지구에서 사는 인간 대부분에게는 길고 긴 윈터링같은 팬데믹이 

언제 끝나려나...

끝나긴 하려나... 싶어 조금 우울해지다가도

인간이 위기의 지경까지 내몬 기후라 할지언정

더위가 가면 추위가 왔고, 추위가 가면 더위가 왔다는 것을 떠올리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해본다.


겨울. 12월.

바빠지는 사정과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 해와 계절이 마지막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한가롭게 여행 따위를 얘기했지만 발 등에 떨어진 불이 어깨까지 타오르고 있다.

일도, 건강도, 마음도 메마르고 앙상한 가지처럼 피곤함을 더할 뿐이다.

나의 노력이나 마음 챙김도 끊임없이 몰려오는 외부의 칼바람 앞에는 

점점 움츠러들 뿐이다.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의 저자 캐서린 메이도 

웅크리고 버텨내야 했던 시간을 보낸 사람이다. 


9월 인디어 서머 시즌부터 다음 해 3월까지 '겨울철'을 보내는 동안 

저자에게 일어난 일을 회고록처럼 담담하게 기술한다.

남편의 맹장염, 자신의 건강 이상, 실직, 아들의 등교 거부 같은,

딱히 이유 없는 시련의 연속은 평범한 사람에게 언제고 들이닥칠 수 있는 일이다.



무시해 왔던 작은 신호가 눈처럼 쌓이다가 그 무게를 못 이기고

몸과 마음이 털썩 주저앉고야 마는 인생의 그런 시기들을 '윈터링'라 했다.

겨울나기, 월동은 동물이나 식물 등이 겨울을 견디고 나는 일이다.


인간처럼 보일러, 냉장고, 에어프라이기, 인덕션, 패딩이 없는 그들이

춥고 먹을 것도 없는 혹독한 겨울이라는 계절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방법은,

겨울이 오기 전에 마련해 두었던 식량이나 체지방을 조금씩 꺼내어 먹으며

온기를 아껴가며 봄이 올 때까지 둥지에서 버티고 살아남는 것이다.


인간은 계절의 한계를 기술로 정복하였지만 인생의 혹한기는 다양한 형태로 온다.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어 거부당하거나, 대열에서 벗어나거나,

발전하는 데 실패하거나, 아웃사이더가 된 듯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 그것이다.


감정이나 건강의 문제는 정말이지 치명적인데,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해결되지 않고 

자신이 만든 생활의 습관, 생각의 패턴을 꾸준하고 오랫동안 고치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인생의 윈터링을 맞이 한 저자는 한탄하고 절망하기보다는

겨울을 이해하기 위해 온몸으로 겨울을 체득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를 선택했다.

'8월부터 월동 준비를 하는 핀란드 사람들,

11월부터 1월 사이에 햇빛을 보지 못하고 사는 노르웨이 트롬시 지역 사람들,

병과 실패, 고립과 절망을 겪으며 스스로를 쇄신한 사람들,

자연계의 무자비한 섭리에 가장 긴밀히 맞닿아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

겨울을 준비하는 법, 겨울을 견디는 법, 봄을 향해 도약하는 법을 알아본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감정이 깊어지며, 조용히 용기가 차오르는 기분이 든다.

나만 맞는 비, 나에게만 몰아치는 눈보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고 시야가 넓어지며 다른 사람의 겨울에도 응원의 마음이 들어온다.

굳어있던 마음과 뻣뻣하던 몸에 봄기운이 감돈다.

겨울을 서둘러 몰아내려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충실히 겪어 잘 보내고, 

다시 닥칠 겨울도 무서워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싹을 틔운다.


북유럽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함께 든다. 

역시 겨울은 책과 여행이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우리의인생이겨울을지날때 #캐서린메이 #이유진 #웅진지식하우스

#윈터링 #겨울나기 #문화충전200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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