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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 세대 생존법 - 40대 여성 직장인의 솔직 담백한 인생 이야기
서서히.변한다 지음 / 헤이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기성세대라는 사람들은, 영영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줄 알았다.
솔직히 말해 모두가 공평하게 한 살씩 적립하는 숫자라는 나이와
내가 기성세대가 될 거라는 생각을 병행하지 않은 것이 이제 와 생각하면 우습다.
그 '기성세대'가 태어나고 자라고 배우고 만들어가는 사회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그들이 겪게 되는 당혹스러움은 거의 언제나 비슷할 것이다.
바로 자신들의 가치관에 거세게 도전하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자신들의 경험과 지혜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기술과 변화의 속도.
그런 기성세대와 그런 기성세대를 답답해하는 신세대들 사이에 끼어서
이쪽도 이해가 되고 저쪽도 이해가 되지만 어느 쪽으로부터도 완벽히 지지를 못 얻는
낀 세대가 있다. <낀 세대 생존법>은 40대 여성 직장인 2명, '서서히'와 '변한다'의
직장, 사회, 가정에서의 분투기라고 할 수 있겠다.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면
가뜩이나 얼마 안 되던 여성 선배들의 자취가 홀연히 사라지고,
일과 가정을 병행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커가는 아이들과 챙겨야 할 대소사가 점점 늘어가는 40대의 나이에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못할 것 같으면 하나를 그만두라는 (대개의 경우 일;) 압박에
여기저기 눌려 있지만 자신을 위해, 그리고 차곡차곡 올라오고 있는 다음 세대를 위해
81년생 회사원과 78년생 공무원, 엄마와 아내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적어간다.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면 의젓하고 의연하게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언뜻 보기에 사소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커지는 미묘한 일,
눈치도 생기고 굳은살도 제법 단단해졌지만 눈물을 훅 삼키게 되는 인간관계,
호구가 되고 싶진 않지만 악독하게 굴고 싶지도 않은 딜레마,
청춘이라는 20대, 자신감 뿜뿜이던 30대를 지나 40대가 되었지만
정말 나이는 숫자일 뿐, 내 안에는 20, 30, 40 그리고 앞으로 오게 될 나이의 모습이
다채롭게 존재하는데도 '나잇값'과 '위치'를 생각하도록 눈치 주는 사회와 사람들.
이쯤 되면 이건 40대라는 특정 세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누구라도 조금씩 겪고 있고 겪게 될 넓은 스펙트럼의 일부 같다.
내 눈 앞에 닥친 어려움과 답답함에 파묻혀 있다보니
내 옆에서 편하게 사는 것처럼 보였던 사람들에게도 고난이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책 제목을 다시 머리 속에 떠올리게 된다.
이건 낀 세대만의 생존법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법이 될 것 같다.
주변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함께 울고 웃는 것 만으로도
숨통이 트이고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매섭게 날을 세우고 벽을 치기에 바빠, 자기 스스로 외로워졌던
각자도생과 각개전투의 상황을 지속하지 않고 끝낼 수 있는 힘도
지나왔고 겪고 있고 앞으로 만나게 될 우리의 모습 속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개구리와 올챙이가 모두 읽으면 좋을 책.
혼자가 아니라고 반딧불이처럼 희미하지만 어둠을 깨는 신호를 보내는 책.
<낀 세대 생존법>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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