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김 부장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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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여성/남성을 구분짓는 것 만큼 시대착오적인 일도 없지만, 그건 표면상일 뿐.

슬프게도 어느 조직/사회에나 '차별'과 '구분'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성별이든, 출신지역이든, 학벌이든, 사는 곳이든, 자동차의 종류이든

사람들은 무리를 짓고, 자기 무리가 가진 것들을 쉽사리 내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세상이 공평하게 돌아가며 정의가 곳곳에서 구현되고 평화로운 삶을 살고 싶지만

그런 것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얌전히 시키는 대로 하면서 기다리면 

결코 얻지 못한다. -ㅁ-

결국, 그 불편부당함을 인지하고, 여러 번 통수를 맞은 뒤, 

더 이상은 안 당한다! 바꾸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면 

얼마 전, 굉장한 인기를 끌다 막을 내린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해 왔던 일을 하면서 하지 않았던 일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과 어떻게? 가 아닐까?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은 

이것을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어, 적용하기 쉽게 알려준다.

다른 자기계발서처럼 "자기 PR"을 하라- 라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뻔하게 하지 않고,

자기 PR을 제대로, 즉, 남들에게 밉보이지 않고 과장스러워 보이지 않으면서도

PR의 노력이 인사고과 및 연봉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확실히 효과를 발휘하는, 노하우와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래서 이 책은 그저 '여자'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기의 업적을 세상 모든 사람에게 뻔뻔하게 알리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모범생처럼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것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은 학교 밖 사회에서 헤매며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들을 싹 다- 재개발 하고 싶은 사회인들이 읽는다면 

혜안을 얻을 책이다.


물론, 조직생활 중에는 '얌체'가 늘 존재한다. 

일터에 와서 자기 몫을 다하지 않고, 어려운 일은 갖가지 핑계로 쏙- 빠지고 

권리를 주장하며 희생하는 사람들의 노고에는 동참하지 않다가 

그 열매만 냉큼 챙기는 사람들.

남들이 '배려'해줘야 한다고 혹은 '배려'의 편안함에 빠져서 

편안한 일만 하려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일침을 놓는 사례들도 있어, 

누군가를 떠올려보기도, 스스로를 되돌아보게도 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외치려면, 진정 동일노동을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하고 사람이 바뀌어가면서 그 어려운 일을 해왔다면 

이번에는 내 차례라고 당당히 받아들이면 될 일이다. 

그래야 부당한 일을 '관행'이라 우기며 강요하거나 '남자들은 이렇게 일한다'는 궤변에 

당당하게 '잘못'이다, '일에는 성별이 없다'라고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


험한 일 뿐 아니라, 특정 집단의 카르텔에 특정 업무가 계속 부여되지 않도록 하려면

아직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회사생활을 하는 여자들이 

차별을 자각하고, 배려를 거부하며, 자기가 맡은 일을 매듭짓기 위해 

더 많은 노력으로 능력과 실력을 증명해내야 하는 것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여자 직장인들의 과업이다.

특히 직장에서는 마법처럼 가려져 있으나 

언제나 활성화 될 수 밖에 없는 '가정'의 상당 업무가

여자들에게 암묵적으로 높은 비중으로 책정되어 있을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여자들도 조직이 있어야 한다.

조직적으로 대항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서로의 처지를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여직원'이 아니라 '조직원'으로 인식되고 싶어도

아직도 직장의 꽃,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운운하면서

'여성성'을 발휘하라는 은연중의 압박을 어떻게 막아내며 

한편으론 여성으로서 태어난 나의 개성을 무색무취하게 없애버리지 않는 법을

이미 해봤고, 겪었던 선배와 동료, 후배가 지혜를 모아내고 공유하는 조직이 

얼마나 소중한지! 



사회생활은 어렵다.

그 누구라도, 사회생활을 하며 얻게 된 팁과 노하우를 공유해준다면 

마다하지 않을 일이다.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언슬조- 팟캐도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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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리커버 에디션) - 신호를 차단하고 깊이 몰입하라
정주영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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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수재들의 대명사처럼 사용되는 하버드.

그 하버드에서도 상위 1%는 도대체 어떤 능력, 아니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걸까?

학부모나 교육, 자기계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끌렸을 것이다.


그 영재들의 비밀을 알아내어

나는 좀 늦었어도 내 자식만큼은 sky 정도는 보내고 싶다!

공부방법,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 영재로 만드는 방법이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쳤다면,

아마 동공지진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 

어쩌면, 교육자나 부모의 그런 잘못된 '신호'가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아이들의 

성공과 꿈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책의 주제이기 때문이다.


저자 정주영은 10억분의 1의 성공을 만드는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근사한 네이밍을

아래와 같이 설명해 두었다.

잘못된 신호를 차단하고, 

깊은 이해 혹은 몰입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사용하는 것.

그 스스로도 난독증으로 한때 삶을 포기하려고 했었던 아픈 과거가 있었고,

자신이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며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 

인사이트의 발견으로 삶과 가치관이 바뀌게 되고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 뿐 아니라 스스로의 성취도 이뤘다는 것을

다양한 예시를 들어 설득하고 망설이는 독자들도 할 수 있다고 격려하고 있다. 


책의 시작부터, 우리가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혹은 그로 인해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평균의 오류와 그것을 그럴싸하게 보이게 만드는 수식, 그래프, 시스템, 교육과정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아이들, 사람들이 조명을 받지 못하고 별 볼 일 없는 존재로 스스로의 한계를 짓는지

'매끄러운 성공 곡선의 거짓말'을 활용하여 알려준다.


하버드 학자라는 '권위' 있는 지식인의 역할이 필요하긴 하였으나 ^^;

똑같은 하버드 학자의 '신호'에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내는 두 학생의 케이스를 비교하여

가난 같은 사회환경적 조건이나, 유전자나 지능같은 생물학적 조건을 뛰어넘는

'신호'를 받아들이거나 차단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꿀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진정으로 그 사람의 가능성을 올바른 방향으로 끝까지 발휘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열쇠 1이다.


열쇠2는 깊은 이해이다.

미국에서 중간 정도의 대학으로 평가받는 남일리노이 주립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버드대 학생처럼 사고하는 법을 가르친 교육학자가 있다. 

일종의 실험이었던 이 시도는, 인위적인 실험공간이 아닌 학교에서 장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남일리노이 주립대학 학생들은 자기들이 뛰어난 학문적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실험의 진행자이자 교육학자인 론다 레더스 디블리는 학생들의 '끝점'을 늘리는 방식을 채택했다.


즉, 십 여 개에 달하는 과학 분야에서 선정한 백여 가지 서로 다른 사례를 훑는 것보다

한 분야를 깊게 탐구함으로써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법'을 익히도록 한 것이다.

긴 한 학기 동안, 단 하나의 주제에, 단 하나의 논문식 과제를 맡긴 것도 포인트이지만,

교수는 한 학기 동안 각자의 주제에 관해 관찰일지를 쓰도록 하며 자신의 기준을 밝혔다.


1. 확인한 출처의 교수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논리적으로 타당한가?

2. 출처의 내용에 본인은 동의하는가?

3. 그렇다면 출처의 내용의 일관성은 어떤가?


간단한 세 가지의 질문에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대답하면서,

수동적으로 권위있는 학술지의 교수들 논문을 베끼던 학생들에게서 변화가 일어난다.


학생들은 한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록 더 많은 연구 자료를 찾게 되고,

그 주제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의심->확신->판단->채택->이해의 과정을

능동적으로 내면화하기 시작했다.

그 성과는 놀라웠다. 

다른 권위자들, 그리고 자기보다 우월하다고 믿었던 사람들의 의견을 겸손하게 따르지 않게 되고,

오히려 스스로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해 나서게 되었다.

한 분야에 대한 끝점이 길어질 수록, 즉 몰입과 깊은 이해가 가능할 수록 발전과 성취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탓'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되었다.

남 탓, 환경탓, 재능탓, 노력탓, 의지탓...

탓을 하다보면 끝이 없다.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만들어서 그 안에 머물며 나쁜 신호를 재생산하고

그 재생산으로 바쁜 나머지, 정작 무언가를 오래도록 깊숙하게 파고들 열정과 의지를 깎아 먹는다.


노력이 곧바로 성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조바심을 버리고,

다른 사람이 세워놓은 시간표와 기준을 빠르고 정확하게 충족시켜야 한다는 

잘못되고 나쁜 신호를 차단하며, 몰입과 깊은 이해의 시간을 나에게 또 남에게 허용해야겠다.


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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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영작문 수업 - 미국 대학생의 글쓰기를 지도한 한국인의, 토종 한국인을 위한 가장 체계적인 영작문 공부법 미국식 영작문 수업
최정숙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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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의 4가지 영역, 즉,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중에서 최고난이도인 '쓰기'.

말하기도 어렵지만, 내가 쓴 문장이 고스란히 남아버리는 쓰기는 

익히기 어려운 부분이다.

모국어인 한글로도 글짓기를 하기 어려운데, 영어로는 어떻게 해야할까?


올해의 계획에도 어김없이 '영어공부' 혹은 '공인어학시험 000점 달성' 이 있다면

이 책은 필수적으로 옆에 끼고 공부해야할 것 같다.


<미국식영작문수업>은 문장 만들기, 단락 쓰기부터 시작하여 에세이 완성하기 

까지의 과정을 꼼꼼하고 자비리스한 실력좋은 엄한 선생님이 

하나하나 짚어가며 가르쳐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놀랍게도 '토종'한국인이라고 소개하는 최정숙님.

그러나 무려 미국 대학생의 글쓰기를 지도한 한국인이다.

따라서, 한국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고

구분하기 어려운 뉘앙스, 미처 그 중요성을 모르고 넘어가기 쉬운 

구두점 같은 고급 정보들을 핵심을 딱딱 짚어내어 가며 

잘 가르쳐주는 실력있는 노력파 선생님이다.


저자의 말에서도 느껴지는 '기세'!!!

제대로 공부하게 만들어주겠다!!! 하고 화르륵- 불타오르는 샘의 모습이 보인다.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차례를 보라!

하지만 독특한 점은, 다른 영작문 책에서는 뒤에서나 다루거나 부록으로 실어버리는

'구두점'을 제일 서두에 두었다는 것이다.

왜? 이 책의 목적은 하나다.

"고급 영문에 대한 감각을 익혀 간결하고 명료한 영어문장 작문하기'


영어 실력의 차이는 

단어를 정확히 배치해서 문장을 신속하게 만들어 내는 데서 나타난다.

그래서 영문 패턴을 머릿속에 저장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그 방법으로 스스로 문장을 많이 만들어 보는 영어 공부법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예시가 많다.

동일한 의미를 표현하려는 문장을 2~3개 정도 나열하여 

어떤 문장이 간결하고 세련된 것인지,

어떤 문장이 정확하여 의미의 오류가 없는지를 독자들이 스스로 배우고 익히게 한다.

각 영어 문장의 차이점, 그 차이점으로 인한 뉘앙스나 어조의 변화도 

매우 세세하게 서술하였다.

이 책을 초급자가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겠지만, 

영작문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보려는 사람들은 

아마, 어느 정도의 기본기는 익혔을테니 이 책의 허들이 높기는 하지만, 

오히려 지금까지 자신이 만들어 온 문장의 허점을 제대로 파헤칠

좋은 학습 도구로 충분히 활용할 만한 책이다.


표현에만 치중하지 않고, 글쓰기 맞춤형 문법, 고급 문형을 구사하기 위한 어휘도

꼼꼼히 수록되어 있고, 가장 중요한 글쓰기의 짜임새, 방법론을 알려준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특히, 글쓰기에 필요한 기술력, 구성력, 정보력을 살펴보고 

글쓰기 유형을 근거제시형, 세부분석형, 비판공격형으로 나누어서 

각 유형에 맞는 글쓰기 전략을 공부할 수 있도록 설명한 부분은 

저자의 노하우가 잘 드러난 곳이다.


한국 사람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 및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바람직한 영문 글쓰기를 위한 5가지 원칙,


1. 불필요한 단어는 쓰지 마라

2. 사물 주어에 익숙해져라

3. 대등한 개념은 동일한 형태로 나타내라

4. 구체적인 어휘를 써라

5. 같은 주제의 영문을 폭넓게 읽어라.

는 풍부한 예시와 설명으로 독자의 이해를 훌륭하게 도와준다.


부록으로 실린 영어 글쓰기 맞춤 문법은,

학교에서 배워서 용어만 기억나는 문법들이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

영작을 할 때 언제,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 필요한 부분만 싹싹 골라 실려 있다.


마지막으로, 한글을 영어로 옮기는 writing test은,

나의 무지함과 부족함 및 반복학습의 중요성을 깨우쳐주는; 부분이다.


영어 공부에 지치고 주눅이 들 때, 저자의 에필로그를 읽으면 마음을 다잡게 된다.

영어 공부에 훌륭한 성과를 이룬 저자도 매일 영어 문장을 -여전히- 외운다고 한다.


영어공부를 꾸준히 잘 하고 싶은 학습자에게

1. 잘하고 싶은 분야 혹은 잘 해야 하는 분야를 정해

2. 해당 분야를 다룬 '검증받은' 영문 텍스트를 찾아보고

3. 그 영문 텍스트를 우리말로 바꾸고- 다시 영작한 뒤- 원문과 비교하여

4. 해당 영문 텍스트를 암기하라 

는 마지막 팁을 안겨주는 저자는, 

어떠한 공부에도 왕도와 빠른 길은 없으며, 꾸준한 노력이 보상을 안겨주지만

모래성 쌓듯 아슬아슬 임시방편으로 공부하지 말고, 

제대로 된 길을 뚝심있게 걸어간다면

분명히, 외국어 공부의 최고 단계인 '글쓰기'도 정복할 수 있다는 

경험에 근거한 확신을 준다.

지금, 당장 시작해보자는 격려와 함께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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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 - 기숙사에 사는 비혼 교수의 자기 탐색 에세이
윤지영 지음 / 끌레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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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다 흥미로운 것은, 제목 위 부제이다.

'기숙사에 사는 비혼 교수의 자기 탐색 에세이'

단어마다 호기심이 차오른다.

그래서 <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라는 

상당히 흔해진 '나이 에세이'의 심드렁함을 확실하게 상쇄하며 

독자의 손길을 재촉한다.


나도 그 마케팅에 고스란히 넘어간 독자 1인으로,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비혼이나 교수는 딱히 놀랍거나 궁금하진 않았으나) 

마흔이 되어서 기숙사에 살고 있을까?  

자기 탐색 에세이라는데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노력과 성공기이려나?

같은 궁금증을 안고 책을 펼쳤다.


<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의 저자 윤지영 교수의 프로필은 대단했다.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대학교 3학년에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당선했고,

서른살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여기부터 넘사벽의 기운이 물씬....)

5년간의 시간강사 생활 끝에 부산의 한 사립대학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40대 초반에 집을 통째로 정리하고, 

1년여 동안 모로코, 터키, 유럽의 여러 도시를 떠돌았다.

대학 기숙사(게스트룸)에서 혼자 생활한 지는 2년 전 부터이고

마흔 즈음에 자기 탐색의 재미에 빠져, 

(책에 나온 정보로 추측컨대) 마흔의 중반을 지나고 있다. 


집안도 좋다.

한국 문학계 종합세트를 달성하는 

문학계의 로열 패밀리를 꿈꾸는 교수 아버지의 꿈이

그녀와 그녀의 동생이 박사학위를 받고, 그리고 제부가 교수가 됨으로써

현대소설 전공자의 슬롯만 채우면 얼추 이루어지겠지만

여기서 윤지영 교수의 발랄함과 페이소스가 묻어난다. ㅎ

아버지의 영향으로 문학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 길이 진짜 자신이 원하던 것인지 뒤늦게 생각해보고,

어린 나이에 등단했을 때의 스스로를 돌아보며 부끄러워 이불킥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 누군가, 무엇인가에 영향을 받아 자신의 꿈과 진로, 인생이 결정되는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과

'비혼'으로 마음이 굳어져가는 자신 때문에 아버지의 꿈은 미완성으로 남을 것 같다는

'역시 사람은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나 보다.'라는 가벼운 문장의 마침표가

독자와 저자와의 간격이나 벽을 없애버린다.


현대를 함께 살아가는, 나이는 어른이지만 여전히 갈팡질팡하는 사람으로서

저자의 여러 에피소드를 읽으며 동질감을 많이 느끼고 공감하였다.


열심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을 줄 알았고 그렇게 살아왔지만

세상 일이라는 허망한 것이 예상치 못한 큰 파도에 덮쳐져 

'나는 누구, 여긴 어디?'의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하고

그래서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 이해하기 싫었던 것들, 

지레짐작 했었던 것들과 내 기준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애잔함과 '그럴 수 있지' 하는 포용이 늘어간다.


그 포용과 애잔해 하는 마음씀이 결국 스스로에게까지 닿게 되어 

더이상 나를 들볶지 않고 있는 존재 자체로 수용하게 되면서도,

난 도전과 모험, 호기심과 무모함, 창의성을 모두 버리고 

안주하게 되버리고 만걸까? 하며 쉴새없이 흔들리는 자기의 모습이 

탐탁치 않음도 솔직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대학 기숙사에 산다.

청춘의 푸르름과 성인이 된 해방감,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자부심과 기대감에 충만한 대학생들을 (특히 신입생들이라면 더더욱) 

만나고 가르치고, 기숙사의 삶을 공유하며

그 시절을 지나온 사람의 부러움, 회한이라는 말이나 인생 선배라는 말 보다는

앞선 경험으로 얻게 된 지혜(?)나 

어차피 말 해봐야 스스로 경험하기 전에는 모른다는 내려놓음,

'내가 해봐서 알지만 ^^', 이리저리 비틀대도 인생에 큰 탈은 안 난다는 

해탈의 이야기 다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달복달 못하고 있거나, 

나이 숫자에 맞지 않는 어수룩함을 꺼이 보인다. 

분명 이 책을 읽을 수도 있는 자기 학생을 다음 날 마주쳐야 하는 교수님이. ^^



그래서, 작가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런 것까지 쓴다고? 할 정도의 

내밀한 이야기부터, 솔직담백한 감정, 부족한 모습까지.

숨김이나 꾸밈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깊어짐의 시기에 자기 탐색을 시작했음이 다행이라는 고백과

탐색이 시작된 것이지 달관은 멀었다는, 그렇지만 상관없이 계속 해볼거라는 태도에

책으로 처음 만난 사람임에도 

왠지 여러 해 알고 지내, 분기마다 카페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단어를 영민하게 다루고, 일상의 사소함에 감성이 폭발하기도 하지만, 

생활인의 냄새가 나는 그런 사람을 알게 되었다는 유쾌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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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6 1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16 1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간 사람을 모으다 - 찾아가고 머무르고 싶게 만드는 공간의 비밀
정승범 지음 / 라온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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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특징없는, 혹은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고 너무나도 튀는,

도시의 건물들이 사람들을 많이 수용하고 업무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최적화 된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였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점점 과거의 일이 되고 있다.

이젠 스토리와 의미를 부여한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도록, 

판을 깔아두는 건축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간 사람을 모으다>는 

한국 기독교 문화를 이끌어가는 정승범 공간 디자이너의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본인의 종교적 색채를 적극적으로 뿜어내며

자신의 '달란트'를 십분 활용하여 공간에 스토리를 입히고,

공간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참여했던 공간 프로젝트를 보여주는 일종의 포트폴리오이자,

스스로 지향하고 느끼고 있는 '가치있는 공간'의 중요성을 before & after로 전시한다.

공간의 목적을 확고히 정하고, 

그 공간에서 사람들이 얻어가길 원하는 '스토리'를 꼼꼼히 구축한 뒤

마침내 바뀐 공간에 모이는 사람들의 표정과 감정, 기억이 달라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PART 1 스토리를 담다


PART 2 희망을 선물하다 


PART 3 과거, 현재, 미래를 한곳에


그에게 공간 디자인을 의뢰하는 단체가 

주로 교회나 기독교 관련 단체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은 교회와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특히 아동을 위한 공간, 사람들이 모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예배의 공간이 '신앙'이라는 큰 주제를 공유하며 조금씩 스타일을 달리하여 표현된다.

 


사실, 공간 디자이너로서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궁금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교회 이외의 프로젝트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래의 야마하 피아노 전시장과 전현무 아나운서, 신원호 PD의 집 정도라, 

다채로움, 창의성, 의뢰인의 개성을 살린 공간 디자인을 

좀 더 보고 싶은 아쉬움이 들었다. 


매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는 '사람이 모이는 공간의 특징'이란 코너를 두어

저자가 생각하는, 혹은 좋은 인상을 받은 공간들을 소개하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에 대한 관찰과 애정에서 출발한 디자인, 

사용자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을 넘어, 에너지를 부여하는 공간의 힘에 대한 

저자의 굳은 신념과 철학을 볼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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