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간 사람을 모으다 - 찾아가고 머무르고 싶게 만드는 공간의 비밀
정승범 지음 / 라온북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효율성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특징없는, 혹은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고 너무나도 튀는,
도시의 건물들이 사람들을 많이 수용하고 업무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최적화 된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였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점점 과거의 일이 되고 있다.
이젠 스토리와 의미를 부여한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도록,
판을 깔아두는 건축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간 사람을 모으다>는
한국 기독교 문화를 이끌어가는 정승범 공간 디자이너의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본인의 종교적 색채를 적극적으로 뿜어내며
자신의 '달란트'를 십분 활용하여 공간에 스토리를 입히고,
공간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참여했던 공간 프로젝트를 보여주는 일종의 포트폴리오이자,
스스로 지향하고 느끼고 있는 '가치있는 공간'의 중요성을 before & after로 전시한다.
공간의 목적을 확고히 정하고,
그 공간에서 사람들이 얻어가길 원하는 '스토리'를 꼼꼼히 구축한 뒤
마침내 바뀐 공간에 모이는 사람들의 표정과 감정, 기억이 달라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PART 1 스토리를 담다

PART 2 희망을 선물하다

PART 3 과거, 현재, 미래를 한곳에

그에게 공간 디자인을 의뢰하는 단체가
주로 교회나 기독교 관련 단체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은 교회와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특히 아동을 위한 공간, 사람들이 모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예배의 공간이 '신앙'이라는 큰 주제를 공유하며 조금씩 스타일을 달리하여 표현된다.

사실, 공간 디자이너로서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궁금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교회 이외의 프로젝트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래의 야마하 피아노 전시장과 전현무 아나운서, 신원호 PD의 집 정도라,
다채로움, 창의성, 의뢰인의 개성을 살린 공간 디자인을
좀 더 보고 싶은 아쉬움이 들었다.



매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는 '사람이 모이는 공간의 특징'이란 코너를 두어
저자가 생각하는, 혹은 좋은 인상을 받은 공간들을 소개하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에 대한 관찰과 애정에서 출발한 디자인,
사용자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을 넘어, 에너지를 부여하는 공간의 힘에 대한
저자의 굳은 신념과 철학을 볼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