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당의 표정
정민 엮고 지음 / 열림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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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이나 옛 건물에 가면 기와랑 지붕 장식물이 있지만

하나하나 염원과 뜻을 담아 세운 것을 모르고 지나쳐서 아쉬움이 많았는데

정민 선생님의 "와당의 표정"을 보고 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부가 어렵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림책을 보듯 즐겁고, 가끔은 옆에 주석을 달아 놓으신 것에 웃음이 빵! 터지기도 했고

곰곰히 생각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어요.

작가의 말에서와 같이

이천 년도 더 된 아마득한 옛사람들의 마음이 와당 문양 위에 남아 오늘까지 전해질 수 있다는 감사함, 신기함, 그리고 지금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미래에 어떤 글과 마음을 남길 지에 대한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용무늬!

역시 용맹한 청룡! (탁본도 파란색이라 그 기세가 더욱 우렁차 보이지요!)


"벽력같은 모습으로, 질풍노도와 같이 그대의 가슴속으로 가서 박히리라!"


그러나, 다른 귀여운 용도 있어요.


이 용은 잠룡입니다. 저리 귀여운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어도, 여의주를 무는 날 "단숨에 하늘로 벋드쳐 오르리라" 고 있어요. 지금만 보아서는 모를, 용의 잠재력을 품고 기다리는 저 모습에 웃음도 나지만, 응원하는 마음이 불끈불끈 드네요!


이 책의 구성은 와당의 모양을 다음과 같은 총 4종류로 분류하고, 각각의 문양에 담긴 의미와 뜻, 저자의 느낌도 오른편에 적어두었습니다.


1. 반원형

2. 동물과 인간

3. 구름, 꽃무늬

4. 길상문


2000년 전 문양들이 지금 시대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녹아들어 신기하기도 했답니다.



보면 웃음이 나는 귀여운 문양과 용맹함이 종이를 뚫을 것 같은 문양들도 많아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 2017년 "장락무극상안거" 기운을 담뿍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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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로버트 레피노 지음, 권도희 옮김 / 제우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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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앙칼미가 있는 독립적인 고양이네! 하고 책을 펼쳤다가,

어.... 이게 뭐야;;; 하며 점점 빠져들어 읽어버렸다.

이야기의 구성은 다소 뻔하다. 

중간에 반전이 있는데, 그 반전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점에서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드러난다. 

그래도 반전이니 리뷰에 쓰는 것은 읽는 재미를 해칠 수 있으니 여기까지 하고!


전반적인 책소개에 나와있듯이

인간 곁에서 "애완동물"로 살아가고, 특히나 그 속이 궁금했던 고양이 세바스찬 a.k.a. 모트가 

갑작스런 호르몬의 변화로 인간처럼 걷고, 말을 하게 된다.

(뛰어난 지능도 갑자기 얻은 것처럼 책에서 묘사되지만, 

 사실 난, 인간보다 더 뛰어난 감각, 집중력, 기억력, 공감력을 가지고 있는

 동물들의 지능이 인간보다 낮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동안 인간의 방식으로 표현하지 못하여 당해왔던,

"애완동물"로서의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부당하게 받았던 학대, 고통에 대한 복수를 펼친다.

복수의 여정과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헤어지게 된 개 시바를 찾는 모트의 목표가 

씨줄과 날줄로 얽히며 이 책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인간같은 능력을 갖게 된 우리가 하는 행태는 인간보다 나은가."


적을 한없이 미워하다 결국 적과 똑같이 되어버리는 모습들.

책에서 개미, 고양이, 개로 동물의 격을 씌워 묘사하지만

그들이 "인간처럼" 행동하고 조직을 구성하고, 지배구조를 만들고 또다른 피해와 학대를 생산하는 또다른 "인간"이 되어버린 것을 냉정하게 보여주는 지점에서 

독자들은 <동물농장> <개미>등의 책을 연상하게 된다.


신념을 가진 자가, 자신에 대해 회의적 사고를 하지 못할 때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이미 이 땅에서 충분히 보고 겪고 앓고 있는 지금

이 책의 모트처럼, 질문하게 된다. 스스로에게.


나는, 지금, 이 사고와 행위를, 왜 하고 있는가. 누구를 위해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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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 너에게 보내는 편지, 완글
하태완 지음 / 넥서스BOOKS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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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금방이라도 물기가 또르륵- 하고 흘러내릴 것 같은 

표지가 "나 매우 감성적인 책이야"라는 기운을 흠뻑 뿜어내는 책이다.


사실 해시태그 #에는 아직도 어색하다. 

동네방네 알리고 싶지 않은, 사소한 것을 떠벌리고 싶지 않은, 

그냥 혼자 조용히 있다 있던 것처럼 조용히 사그라들고도 싶은 많은 것들이 

해시태그를 타고 태평양 너머까지 멀리멀리 길게 꼬리를 남기며 떠도는 것이 싫어서 그렇다.


하지만 편지는 좋다.

언제 받아도 좋다.

이메일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역시나 손편지이다.

손편지를 적거나, 받으면 글자를 손으로 썼을 때 그 사람의 호흡이 전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이 좋았던 것은, SNS와 해시태그로 자신의 감성을 널리널리 공유했지만, 

사실 그 사람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들을 꾹꾹 마음과 종이에 적어놓은 사람의 마음이

스며들어와서이다.


내가 하기 전에도 사랑이라는 것은 있었고, 

내가 하고 있었을 때는 그처럼 찬란하고 행복했던 것이 없다가

나에게 끝나버렸을 때는 갑작스런 허망함과 분노, 아픔과 되돌이켜보려는 헛된 마음씀에

혼자만든 지옥에서 허우적대며, 차라리 사랑을 하지 않았어야했다고 얼음처럼 굳었다가


그 모든 여정이, 심지어 나를 가장 괴롭고 슬프게 했던 그 마지막 길이

비로소 사랑의 모든 속성임을.

이제는 그 과정의 고단함과 아름다움과 지난함과 반짝거림을 모두 알고

새로운 사랑을 그/그녀에게도, 나에게도 빌어줄 수 있음을

깨닫게 되는 책이다.


모두의 마음 속에 몽글몽글 자리하고 있었지만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하태완 작가가 

때론 과하도록 넘치게, 

바삭거릴정도로 건조하게,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달콤하게

편지로 써주었다.

독자인 

#나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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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자취엔스
노수봉 지음 / 팜파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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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인 저자가 꿈과 희망에 부풀어 독립하기로 결정하고 난 다음의 자취 생활을 책으로 냈다.



내 마음을 낚아 챈 "수박 한 통 사는 것이 사치인 신인류" ..... 여러가지 이유로 극히 공감하는 나도 이 신인류 ㅠㅠㅠ

 

최초의 자취 시도 : 대학 입학 + 그러나 현실은 와장창!

 

이런 남과의 공동생활을 끝내고 난 뒤 한번 더, 집과 직장이 멀었을 때 (, 학생보다는 돈이 좀 생겼을 때) 오는 2번째 기회!

 

: 스칸디나비아 풍으로 꾸민 나만의 공간,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자유롭고 개성적인 삶을 구축하리라!!!

현실 : 나만의 공간, 내가 꾸민 공간을 오롯이 나만 쓴다! 완전 좋아!!!

       그러나 + 북유럽비용은 든다, 매달

               + 방이 기능하기 위한 모든 것들 : 수도세, 전기세도 든다. 매달.

               + 삶이 가능하기 위한 모든 것들 : 밥값, 세탁비용, 고지서들 + 센치한 기분이 들 때마다의 센치비용 든다. 매달.

 

그래도 황량한 나의 공간을 채워주는 나만의 힐링 아이템들을 소소하게 구입하며 느끼는 즐거움!

 


물론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인이고, 1언어로 아무런 장애없이 한국어를 사용하며 n0년을 살아왔는데

갑자기 나의 언어이해력이 바닥을 치는 순간이 온다.

어마어마한 돈(보증금, 월세, 전세. 그 무엇이든, 코묻은 돈이 아니고 내가 번 돈이므로 더 금쪽같은!!!)이 걸려 있는데다가

종이에 사인/도장을 수도 없이 찍으며 "과연 내가 제대로 알고 이러고 있나..." 긴가민가하며

". " 대답은 하지만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 계약의 과정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순식간에 잠재적 사기꾼으로 보이는 순간...... (혹은 법공부 좀 해볼걸.. 하며 후회하는 순간..)

 

집을 계약하는 순간. 번역기를 돌리면 좋아요! 맥락을 이해하는 작가의 번역기입니다! ^-^


 

새로운 상황에 처하면 더럭 겁부터 나지만, 꼭 겁내지 않아도 된다고 차근차근 알려주는 금쪽같은 페이지들!

 

 

겉표지의 앞, 뒷장을 분명 먼저 읽고 시작했던 독서이지만, 책을 다 읽은 뒤 포스트잇처럼 정리해주는 뒷장을 다시 읽으면

"맞아, 맞아! 이게 중요해!" 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겁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른으로 기능/생활하는 고단함과 소소한 즐거움.

혼자 살면서 외롭지만 또 그만큼 자기를 발견하는 기회와 시간/공간을 갖는 소중함.

결코 기분이나 감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법률적인 지식과 대충 뭉갤 수 없는 절차와 형식들

 

이 책으로 착착 정리할 수 있어요.

자취를 막연히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현실감을

자취를 해 보았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같은 종족(호모 자취엔스)의 꿀팁을 얻을 수 있는 책.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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