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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로버트 레피노 지음, 권도희 옮김 / 제우미디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앙칼미가 있는 독립적인 고양이네! 하고 책을 펼쳤다가,
어.... 이게 뭐야;;; 하며 점점 빠져들어 읽어버렸다.
이야기의 구성은 다소 뻔하다.
중간에 반전이 있는데, 그 반전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점에서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드러난다.
그래도 반전이니 리뷰에 쓰는 것은 읽는 재미를 해칠 수 있으니 여기까지 하고!
전반적인 책소개에 나와있듯이
인간 곁에서 "애완동물"로 살아가고, 특히나 그 속이 궁금했던 고양이 세바스찬 a.k.a. 모트가
갑작스런 호르몬의 변화로 인간처럼 걷고, 말을 하게 된다.
(뛰어난 지능도 갑자기 얻은 것처럼 책에서 묘사되지만,
사실 난, 인간보다 더 뛰어난 감각, 집중력, 기억력, 공감력을 가지고 있는
동물들의 지능이 인간보다 낮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동안 인간의 방식으로 표현하지 못하여 당해왔던,
"애완동물"로서의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부당하게 받았던 학대, 고통에 대한 복수를 펼친다.
복수의 여정과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헤어지게 된 개 시바를 찾는 모트의 목표가
씨줄과 날줄로 얽히며 이 책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인간같은 능력을 갖게 된 우리가 하는 행태는 인간보다 나은가."
적을 한없이 미워하다 결국 적과 똑같이 되어버리는 모습들.
책에서 개미, 고양이, 개로 동물의 격을 씌워 묘사하지만
그들이 "인간처럼" 행동하고 조직을 구성하고, 지배구조를 만들고 또다른 피해와 학대를 생산하는 또다른 "인간"이 되어버린 것을 냉정하게 보여주는 지점에서
독자들은 <동물농장> <개미>등의 책을 연상하게 된다.
신념을 가진 자가, 자신에 대해 회의적 사고를 하지 못할 때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이미 이 땅에서 충분히 보고 겪고 앓고 있는 지금
이 책의 모트처럼, 질문하게 된다. 스스로에게.
나는, 지금, 이 사고와 행위를, 왜 하고 있는가. 누구를 위해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