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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자취엔스
노수봉 지음 / 팜파스 / 2017년 1월
평점 :
-> 디자이너인 저자가 꿈과 희망에 부풀어 독립하기로 결정하고 난 다음의 자취 생활을 책으로 냈다.

내 마음을 낚아 챈 "수박 한 통 사는 것이 사치인 신인류" ..... 여러가지 이유로 극히 공감하는 나도 이 신인류 ㅠㅠㅠ
최초의 자취 시도 : 대학 입학 + 그러나 현실은 와장창!

이런 남과의 공동생활을 끝내고 난 뒤 한번 더, 집과 직장이 멀었을 때 (즉, 학생보다는 돈이 좀 생겼을 때) 오는 2번째 기회!
꿈 : 스칸디나비아 풍으로 꾸민 나만의 공간,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자유롭고 개성적인 삶을 구축하리라!!!
현실 : 나만의 공간, 내가 꾸민 공간을 오롯이 나만 쓴다! 완전 좋아!!!
그러나 + 북유럽비용은 든다, 매달.
+ 방이 기능하기 위한 모든 것들 : 수도세, 전기세도 든다. 매달.
+ 삶이 가능하기 위한 모든 것들 : 밥값, 세탁비용, 고지서들 + 센치한 기분이 들 때마다의 센치비용 든다. 매달.
그래도 황량한 나의 공간을 채워주는 나만의 힐링 아이템들을 소소하게 구입하며 느끼는 즐거움!

물론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인이고, 제1언어로 아무런 장애없이 한국어를 사용하며 n0년을 살아왔는데
갑자기 나의 언어이해력이 바닥을 치는 순간이 온다.
어마어마한 돈(보증금, 월세, 전세. 그 무엇이든, 코묻은 돈이 아니고 내가 번 돈이므로 더 금쪽같은!!!)이 걸려 있는데다가
종이에 사인/도장을 수도 없이 찍으며 "과연 내가 제대로 알고 이러고 있나..." 긴가민가하며
"네. 네" 대답은 하지만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 계약의 과정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순식간에 잠재적 사기꾼으로 보이는 순간...... (혹은 법공부 좀 해볼걸.. 하며 후회하는 순간..)
집을 계약하는 순간. 번역기를 돌리면 좋아요! 맥락을 이해하는 작가의 번역기입니다! ^-^

새로운 상황에 처하면 더럭 겁부터 나지만, 꼭 겁내지 않아도 된다고 차근차근 알려주는 금쪽같은 페이지들!


겉표지의 앞, 뒷장을 분명 먼저 읽고 시작했던 독서이지만, 책을 다 읽은 뒤 포스트잇처럼 정리해주는 뒷장을 다시 읽으면
"맞아, 맞아! 이게 중요해!" 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겁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른으로 기능/생활하는 고단함과 소소한 즐거움.
혼자 살면서 외롭지만 또 그만큼 자기를 발견하는 기회와 시간/공간을 갖는 소중함.
결코 기분이나 감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법률적인 지식과 대충 뭉갤 수 없는 절차와 형식들
이 책으로 착착 정리할 수 있어요.
자취를 막연히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현실감을
자취를 해 보았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같은 종족(호모 자취엔스)의 꿀팁을 얻을 수 있는 책.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