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 너에게 보내는 편지, 완글
하태완 지음 / 넥서스BOOKS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금방이라도 물기가 또르륵- 하고 흘러내릴 것 같은 

표지가 "나 매우 감성적인 책이야"라는 기운을 흠뻑 뿜어내는 책이다.


사실 해시태그 #에는 아직도 어색하다. 

동네방네 알리고 싶지 않은, 사소한 것을 떠벌리고 싶지 않은, 

그냥 혼자 조용히 있다 있던 것처럼 조용히 사그라들고도 싶은 많은 것들이 

해시태그를 타고 태평양 너머까지 멀리멀리 길게 꼬리를 남기며 떠도는 것이 싫어서 그렇다.


하지만 편지는 좋다.

언제 받아도 좋다.

이메일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역시나 손편지이다.

손편지를 적거나, 받으면 글자를 손으로 썼을 때 그 사람의 호흡이 전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이 좋았던 것은, SNS와 해시태그로 자신의 감성을 널리널리 공유했지만, 

사실 그 사람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들을 꾹꾹 마음과 종이에 적어놓은 사람의 마음이

스며들어와서이다.


내가 하기 전에도 사랑이라는 것은 있었고, 

내가 하고 있었을 때는 그처럼 찬란하고 행복했던 것이 없다가

나에게 끝나버렸을 때는 갑작스런 허망함과 분노, 아픔과 되돌이켜보려는 헛된 마음씀에

혼자만든 지옥에서 허우적대며, 차라리 사랑을 하지 않았어야했다고 얼음처럼 굳었다가


그 모든 여정이, 심지어 나를 가장 괴롭고 슬프게 했던 그 마지막 길이

비로소 사랑의 모든 속성임을.

이제는 그 과정의 고단함과 아름다움과 지난함과 반짝거림을 모두 알고

새로운 사랑을 그/그녀에게도, 나에게도 빌어줄 수 있음을

깨닫게 되는 책이다.


모두의 마음 속에 몽글몽글 자리하고 있었지만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하태완 작가가 

때론 과하도록 넘치게, 

바삭거릴정도로 건조하게,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달콤하게

편지로 써주었다.

독자인 

#나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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