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가장 솔직한 내 마음, 낙서가 말해주는 심리 이야기
박규상 지음 / 팜파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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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중에서 내담자에게 몇가지 키워드 (나무, 집, 사람 등)를 주고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거나, 자유롭게 그림을 그려보라고 한 다음 그것을 해석하며 내담자의 마음 상태를 읽어보는 것들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어쩌면 가장 솔직한 내 마음, 낙서가 말해주는 심리이야기>을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의 궁금증에 대해 단호박처럼 수정작업 해주는 저자님....


그림 심리검사에서 빌려오는 내용도 있긴 하지만 심리검사를 위한 낙서 분석은 아니라는 걸 분명히 알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

~ 그런데 그럼 제가 아까 말씀드린 '난화 그리기'도 검사 기법 중 하나인가요?


*난화 : 뭐가뭔지 모를 그림. 보통은 선과 원으로 이루어지고. (문구점에서 펜이 잘 나오는지 그어볼 때 나오는 형태가 다수 ^^ )혹은 컬러링북에서 하는 것처럼 색을 칠하기도 함.


p.12 


표지는 쉬워놓고(!) 배신감!!!!


이 책은 낙서를 꿈과 같은 것으로, 즉 무의식이 만들어 내고 손 근육이 사용된 행위로,

프로이트 스타일과 융의 방식으로 개인의 심리/무의식과, 신화, 설화, 민화, 그림이나 상징같이 집단이나 인류 전체가 표현하는 무의식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책이었다. 

(어려워진다..... 이맘치서 나의 낙서는 화살과녁 모양과 회오리바람같이 강렬하게 표현되었다;;)


낙서는 그저 의미 없는 그적임이 아니라 마음의 표현이다.

낙서 심리를 분석하기 위해 낙서의 기본 요소를 추출해서 패턴으로 나누려고 해.

한 사람 한 사람의 낙서보다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많이 하는 낙서를 크게 패턴으로 묶어서 접근하려는 것이 이 책의 방식이야.


p.22


당신의 낙서 패턴이 궁금하지 않은가?

의식하지 말고,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지루한 회의 또는 수업시간을 노려보아 낙서를 해두고 그것들을 모아두시길! 그리고 확인해보기. 어디에 속하는지!


책은 각각의 도형이 연상시키는 마음이 5파트와 낙서를 읽는 눈과 해석하는 팁을 주는 마지막 6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p.22에서 약속한 대로, 내가 그리는 낙서에서 나의 심리, 내가 연상하는 것들을 해석해주고 알려주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인류 문화 전반에 걸친 도형, 만화, 신화,그림, 예술작품 (조각, 건축 등등)을 수록하고 있다. 


각 작품의 배경과 얽힌 이야기, 연상시키는 것들을 소개해주며 이것은 인류가 가지고 있는 어떤 욕망과 무의식의 표출인 것인지 제자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어 차근차근 해석해준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넘겼던 다양한 표지판, 상징들이 왜 그런 형태를 취하게 되었는지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매사 '왜?'를 달고 사는 호기심 천국인 사람들이 읽으면 아마 무릎을 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어나가지 않을까? ^-^


한 줄 요약 + 추천 : 심리학책과 인문학책을 함께 읽은 것 같은 1+1, 알쓸신잡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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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 운동법 홈트레이닝 플랜북
폴 웨이드 지음, 정미화 옮김 / 비타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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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운동법] 제목부터 화끈한 이 책의 저자 폴 웨이드는 실제로(!) 미국의 악명높은 교도소 몇몇 곳에서 19년을 보낸 사람이다.


아무것도 안하고 마냥 퍼져있을 수도 있는 공간과 시간 속에서, 폴 웨이드는 늘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며, 트레이닝 박사로 통하다 결국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녹여낸 책으로 인기를 누리는 저자이자 멘토가 되었다. 

진짜 인생 역전이다!!! ^^;;;


폴 웨이드의 오로지 자신의 '몸'과 '의지'만으로 하는 [죄수운동법]은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딱! 인 책이다.


이 책에 없는 것 :  오늘 들어 올린 중량의 합계, 사용한 운동 기구의 종류, 심지어 복용한 비타민 종류 등등



이 책에 있는 것 : 운동일지 (매우 심플한 폼!) 


스프링북으로 되어 있어서 이 운동일지를 쓰는 것은 매우 쉽지만, 

운동할 때마다 책을 가지고 다니기가 귀찮고  

짬이 날 때나, 운동 하자마자 바로 적으려고 여기저기 만들었던 나의 운동일지 중 최근 것 ^^

이렇게 여기저기 적어놓은 것들을 주 혹은 월 단위로 옮겨적으면 매달 나의 몸이 변화하는 것을

수치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죄수운동법]과의 차이점이라면, 이번 책은 홈트레이닝을 강조하였다.

맨몸 트레이닝 운동법을 세세하게 설명하기 보다는, (6가지 기본동작과 운동 효과는 언급한다)

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필요성과, 목표달성을 위한 기록으로서의 운동일지. 

그런 기록들이 쌓여 서서히 변화되는 몸을 실감하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훈련일지를 이용한다면 자신의 운동 단계를 기억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도 간단한 훈련일지를 사용하면,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운동 프로그램을 실시하느라 몇 개월 혹은 몇 년씩 허튼 힘을 쏟는 것을 막을 수 있다.『죄수 운동법 홈트레이닝 플랜북』이 있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기재할 내용을 구성할 필요조차 없다. 운동하면서 비어 있는 칸을 채우면 그만이다. 


장점 1 : 실제로, 운동 중에는, 몇 번째 세트인지 그 세트 중 몇 번을 했는지 머리속으로 기억해두기가 어렵다. 그러나 [죄수운동법]의 운동일지는 한 세트를 끝낼 때마다 숫자만 적어넣으면 되도록 되어 있다. 완전 간단!! ^^b


장점 2 : 내 수준에 맞지 않은 운동을 억지로 애써서 무리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 [죄수운동법]은 기본적인 6가지 운동법을 보여주고, 자신의 단계를 스스로 설정하게 한 다음 2day /3day 버전으로 실행하도록 되어 있다. 2 Day라니. 부담없이 도전할 수 있지 않은가!!


Tip : 진행단계차트를 활용할 것! (책의 맨 마지막 p258에 있다!)


장점 3 : 기본 운동법 6가지에 옵션을 더 넣어서 운동 강도를 강화할 수 있다.

         솔직히, 이 단계까진 아직 해보지 못했다.


처음에는 일지를 적는 것이 재미있어서, 꾸준히 운동했지만.....

어느새 날이 덥거나, 주말이거나 약속이 있거나 야근이 있어서 비어있는 칸들이 많아졌다. ㅜㅜ


예전같으면 그려려니... 하고 흐지부지 되었을 텐데

벽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의 운동일지와, 날짜가 듬성듬성한 것들이 신경쓰인다.

100일 동안 꾸준히 운동해서 빈 칸들을 채우고 싶은 부채감(?)과 의욕이 함께 생기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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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언제나 사랑
니콜라 바로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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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분홍분홍한 표지의 상큼한 로맨스 소설 <파리는 언제나 사랑>을 읽었다.


낭만적 소원, 예기치 않은 만남, 필연적 끌림.

하하하하,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이로구나.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이 갖춰야할 낭만, 긍정적 마음, 순수함과 밝음을 고루 겸비한 주인공 로잘리. 그녀는 아름다운 도시 파리에서 <루나루나>라는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 화가 지망생이다. 

로잘리가 포장지, 편지지, 펜, 엽서, 카드와 예쁜 선물을 파는 가게를 내겠다고 할 때 

부모님들은 황당하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한다. 


"세상에, 얘야! 요즘 누가 엽서나 카드를 쓰니?"


마치, 작가가 독자에게 말하는 것 같다.


"세상에, 여러분! 요즘 누가 로맨스 소설을 읽나요?"


하지만, 책의 맨 앞장에 소개한 마르틴 부버의 짧은 글을 괜히 써놓은 것이 아니다.


모든 여행에는 

여행자가 알지 못하는

비밀의 도착지가 있다.

-마르틴 부버


파란색을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저지를 용기가 충만한 로잘리.

부모님의 우려와 디지털 시대가 무색하게, 손님들에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쁘고 독특한 소원카드를 그려주는 그녀의 가게 '루나루나'는 인기를 끌고 수 년동안 드라공 거리의 한 켠을 지키고 있다.

로잘리 자신도 매 해 생일마다 자기가 만든 소원카드를 들고 에펠탑에 올라 소원을 빌지만

어째, 자기를 위한 소원은 이뤄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한 해만 더 소원을 빌겠다고 마음을 접으려는 즈음, 그녀의 가게에 등장한 인상 좋은 남자와 잘 생긴 남자. 막스 마르셰와 로버트 셔먼.


이 두 남자로 인해 로잘리의 아기자기 평범한 삶이 재미나고도 격한 ^^ 격랑에 휘말리게 된다.


막스 마르셰는 70대가 된 아이 없는 동화작가로, 화가 지망생인 로잘리의 어린 시절 영웅이었다.

그런 그가 우연히 로잘리의 가게에 방문하면서 새로 출간될 자기 동화책<파란 호랑이>에 그림을 넣겠냐고 제안한다. 그렇게 그녀의 삶을 바꾼 <파란 호랑이>는 로버트 셔먼을 그녀에게 끌어당긴다.


법학 유전자가 흐르고 있는 집안 출신의 희곡 전공자 로버트 셔먼.

함께 에펠탑에 가기로 했던 어머니를 갑작스럽게 병으로 잃고 "파리는 항상 굿 아이디어"란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혼자서라도 파리에 가기로 한다. 로펌에 돌아갈 아주 좋은 기회, 연인을 뒤로 하고.  

낭만을 생각하며 온 파리에서 온갖 불운한 일을 겪은 뒤 들어간 '루나루나'에서 로버트는 어머니와 자신만의 이야기인 <파란 호랑이>책이 떡 허니 쇼윈도 위에 있는 것을 보고 격분하고, 로잘리에게 표절을 책임을 따져묻는다.


과연 <파란 호랑이>의 헌사 'R'이 지칭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파란 호랑이> 이야기는 미국에서 프랑스까지 어떻게 흘러흘러 간걸까.


이 미스터리를 로잘리와 로버트가 풀어내려는 과정은 흥미진진하고 두 남녀의 사랑이 싹 터가는 모습은 미소를 부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 더 좋았던 것은 바로 <파란 호랑이> 동화 내용이다.


단순한 남녀간의 로맨스 소설로 <파리는 언제나 사랑>을 머무르게 하지 않은 얘기.

어쩌면 <파란 호랑이>의 내용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로잘리와 로버트를 등장시키고

그것이 <파리는 언제나 사랑>이라는 소설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얼룩이 가장 중요한 것, 좋아하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것.

이 모든 것을 잊지 않는 것.


이성이 끊임없이 '그런 일은 소설이나 동화 속에서나 일어날 일이야'라고 찬물을 끼얹을 때, 

동화 <파란 호랑이>를 살아내는 소설 <파리는 언제나 사랑>의 주인공들을 통해, 

현재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 나도 동화의 내용처럼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로맨틱한 기분을 안겨준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로맨스 소설을 표방한 어른을 위한 동화랄까!


과연, 책의 첫 페이지 말대로

모든 여행/책에는 여행자/독자가 알지 못하는 비밀의 도착지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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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우리 헤어질까
조성일 지음, 사모 그림 / 팩토리나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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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우리 헤어질까?"


이 말을 하기까지, 그 말을 한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노력했을까.

습관처럼 "이럴거면 헤어져!"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말 마저도 아마 대부분은 "저 사람과 헤어지고 싶지 않아"라는 마음을 투정처럼 표현한 것일테고

"차라리"라는 말이 붙는 순간까지 가는 그 여정은 누구에게도 참으로 아프고 고단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그 사람이 좋다는 그 마음 하나로 시작한 사랑이

자기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람으로 인해서 고통받아 남루해지고

그 사람도, 내 사랑도, 그리고 나도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뒤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건네는 한 마디.


"차라리 우리 헤어질까?"


혹은 


"우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얼음이 가득한 바다에 뾰족하게 둥둥 떠 있는 빙각들.

무심히 별은 뜨고 구름도 유유자적 가고 있는 밤하늘에 찢겨진 종이조각 위의 가슴 아픈 말.


"우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이 책이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책에 나와 있는 그 수많은 헤어짐과 아픈 가슴, 사랑이라는 또 청춘이라는 우주의 무너짐들이

'헤어짐이라는 게 다 아프고, 괴롭지' 라며 애써 덤덤하게 넘어가려고 해도

내 뒤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내가 헤어짐을 고한 사람들, 나에게 헤어짐을 고한 사람들

그때는 내 마음이 너무 아프고, 내 사랑이 너무 애달퍼서 미워하기까지 했던 사람들이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싶어서 참, 미안하고 눈물도 맺혔다.



두 사람만이 아는, 두 사람만의 사정.

하지만 그 두 사람 사이에서도 아는 시점이 달라서 오는 외로움과 쓸쓸함....



이미 그 사람은 손을 놓아버렸는데, 혼자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새 허공을 짚어내는 빈 손에 당황하고 의아해하고 화를 내기도 했던 일들.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의 손을 먼저 스르륵- 놓아버리고 그 사람이 스스로 이별을 깨닫길 바랬던

"나 보다 더 널 사랑할 사람은 없을껄! 넌 내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 네가 이러니까 널 놓는거야"라고 이별의 원인을 고스란히 떠넘겼던 옹졸했던 마음, 덜 여물었던 마음들이 새록새록 생각도 났다.



하지만, 속상하고 슬펐던 것만 있었던 사랑은 아니었겠지.

생각해보면 진짜 별것도 아닌 일들로 행복하고 웃음짓고 설레며 가슴 벅차

이 세상이 모두 우리 것만 같았던 날들도 참 많았었다.

너의 그 멋진 모습, 넉넉한 마음, 아름다운 미소, 씩씩한 마음, 자상한 몸짓까지 

내가 전생에 무슨 복을 지었길래 이런 행운을 차지하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충만했던 날들이

훨씬 훨씬 더 많았었다....



가득한 이별때문에 슬퍼졌지만, 또 넘치는 사랑때문에 다시 용기를 내어 새로운 사랑으로

한 걸음 내딛게 만든 고마운 책.


헤어지고 난 다음에 읽을 책이 아니라

헤어지려는 마음이 들 때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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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야마자키 마리 지음, 김윤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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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정말 도발적이었다. <시시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사실, 난 요즘 내 일상이 좀 시시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좋게 말하면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나름 열심히 꾸려가고 있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예상가능해서 안전이 (얼마 동안일진 모르겠지만) 보장되는 궤도에서 벗어날 새라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을 정도로는 쳇바퀴를 돌리고 있다. 그것도 내 쳇바퀴 돌리는 모양새가 어찌 보일 지 가끔씩 의식하고 신경 써 가면서...


시시한 어른으로 살고 있다. ...고 생각한다. ㅠ


저자 야마자키 마리는 영화 <테르마이 로마이>로 먼저 알게 되었다. 

일본영화의 꽤나 황당한 설정에 다소 과장된 이야기 진행이나 연기의 앙상블이 썩 취향은 아니었지만, ^^;;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는 유쾌한 변태(?)가 누구일지 궁금했었다.

이번에 알게 된 그의 이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드라마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작가의 어머니가 제일 처음 건네준 책 <닐스의 모험>과 자유로운 삶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격려한 가정환경 덕에, 작가는 14살에 '홀로' 유럽 여행을 떠난다.

이탈리아에서 도예가를 만나고, 3년 뒤 그의 초청으로 이탈리아로 건너가 유화와 미술사를 11년동안 배우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아이를 낳고, 새로운 인생을 만들고....


야마자키 마리는 이렇듯 절체절명의 타이밍에 천사처럼 만나는 사람과 사건들에 얽매이지 않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인생에 입장시킨다.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어떤 선택을 하든, 세상이나 남의 탓도 하지 않고 

혜택을 얻으려 억지로 관계를 이어가거나 순응하지 않고

이 생은 오로지 그녀만의 유일한 삶이라는 점을 늘 분명히 알고 살아가는 점이 진정으로 멋졌다.


작가 스스로도 '인간이 만든 경계선을 무시하고 드넓은 하늘을 날아가는 새도 아니고,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도 아니'지만 선물로 받은 생명을 충분히 만끽하며 지구를 살아가는 하나의 생명체로 사는 그의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세속적인 성공이나 실패를 인생에서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것, 나아가거나 후퇴할 포인트로 담담히 생각하는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남들과는 다른 것에서 오는 손해나 질시 혹은 '나답다'라는 칭찬의 말에 은근슬쩍 걸쳐져있는 굴레를 당당히 발로 차버리는 모습에 대리만족도 느꼈다.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솔직히 아직은 용기가 나진 않는다. '난 유목민보다는 농민형 인간으로 길들여진 걸까' 싶어 서글픈 기분도 든다. 요즘 난 쓸데없는 고민으로 머리속을 복잡하게 하고 사소한 지적에도 움찔거리며 미모사처럼 움츠러드는 마음으로 살았었다. 

야마자키 마리가 기꺼이 공유하고자 책으로 보여준 삶의 모습과 선택들을 읽으며 2차원에서 3차원으로 시선을 이동하게 되었고 '움직임'이란 키워드를 얻었다. 


남들의 틀에 갇히지 말자.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틀에 갇히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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