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언제나 사랑
니콜라 바로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분홍분홍한 표지의 상큼한 로맨스 소설 <파리는 언제나 사랑>을 읽었다.


낭만적 소원, 예기치 않은 만남, 필연적 끌림.

하하하하,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이로구나.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이 갖춰야할 낭만, 긍정적 마음, 순수함과 밝음을 고루 겸비한 주인공 로잘리. 그녀는 아름다운 도시 파리에서 <루나루나>라는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 화가 지망생이다. 

로잘리가 포장지, 편지지, 펜, 엽서, 카드와 예쁜 선물을 파는 가게를 내겠다고 할 때 

부모님들은 황당하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한다. 


"세상에, 얘야! 요즘 누가 엽서나 카드를 쓰니?"


마치, 작가가 독자에게 말하는 것 같다.


"세상에, 여러분! 요즘 누가 로맨스 소설을 읽나요?"


하지만, 책의 맨 앞장에 소개한 마르틴 부버의 짧은 글을 괜히 써놓은 것이 아니다.


모든 여행에는 

여행자가 알지 못하는

비밀의 도착지가 있다.

-마르틴 부버


파란색을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저지를 용기가 충만한 로잘리.

부모님의 우려와 디지털 시대가 무색하게, 손님들에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쁘고 독특한 소원카드를 그려주는 그녀의 가게 '루나루나'는 인기를 끌고 수 년동안 드라공 거리의 한 켠을 지키고 있다.

로잘리 자신도 매 해 생일마다 자기가 만든 소원카드를 들고 에펠탑에 올라 소원을 빌지만

어째, 자기를 위한 소원은 이뤄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한 해만 더 소원을 빌겠다고 마음을 접으려는 즈음, 그녀의 가게에 등장한 인상 좋은 남자와 잘 생긴 남자. 막스 마르셰와 로버트 셔먼.


이 두 남자로 인해 로잘리의 아기자기 평범한 삶이 재미나고도 격한 ^^ 격랑에 휘말리게 된다.


막스 마르셰는 70대가 된 아이 없는 동화작가로, 화가 지망생인 로잘리의 어린 시절 영웅이었다.

그런 그가 우연히 로잘리의 가게에 방문하면서 새로 출간될 자기 동화책<파란 호랑이>에 그림을 넣겠냐고 제안한다. 그렇게 그녀의 삶을 바꾼 <파란 호랑이>는 로버트 셔먼을 그녀에게 끌어당긴다.


법학 유전자가 흐르고 있는 집안 출신의 희곡 전공자 로버트 셔먼.

함께 에펠탑에 가기로 했던 어머니를 갑작스럽게 병으로 잃고 "파리는 항상 굿 아이디어"란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혼자서라도 파리에 가기로 한다. 로펌에 돌아갈 아주 좋은 기회, 연인을 뒤로 하고.  

낭만을 생각하며 온 파리에서 온갖 불운한 일을 겪은 뒤 들어간 '루나루나'에서 로버트는 어머니와 자신만의 이야기인 <파란 호랑이>책이 떡 허니 쇼윈도 위에 있는 것을 보고 격분하고, 로잘리에게 표절을 책임을 따져묻는다.


과연 <파란 호랑이>의 헌사 'R'이 지칭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파란 호랑이> 이야기는 미국에서 프랑스까지 어떻게 흘러흘러 간걸까.


이 미스터리를 로잘리와 로버트가 풀어내려는 과정은 흥미진진하고 두 남녀의 사랑이 싹 터가는 모습은 미소를 부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 더 좋았던 것은 바로 <파란 호랑이> 동화 내용이다.


단순한 남녀간의 로맨스 소설로 <파리는 언제나 사랑>을 머무르게 하지 않은 얘기.

어쩌면 <파란 호랑이>의 내용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로잘리와 로버트를 등장시키고

그것이 <파리는 언제나 사랑>이라는 소설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얼룩이 가장 중요한 것, 좋아하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것.

이 모든 것을 잊지 않는 것.


이성이 끊임없이 '그런 일은 소설이나 동화 속에서나 일어날 일이야'라고 찬물을 끼얹을 때, 

동화 <파란 호랑이>를 살아내는 소설 <파리는 언제나 사랑>의 주인공들을 통해, 

현재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 나도 동화의 내용처럼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로맨틱한 기분을 안겨준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로맨스 소설을 표방한 어른을 위한 동화랄까!


과연, 책의 첫 페이지 말대로

모든 여행/책에는 여행자/독자가 알지 못하는 비밀의 도착지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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