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잔혹한 100명 마을에 산다면?
에가미 오사무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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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유명한 책과 동영상을 보고

"아, 나는 컴퓨터도 있고, 깨끗한 물도 마실 수 있고, 학교 다니는 것...

 (일하는 것보단 나으니까)도 가능하고. 난 참 행복하다. (그러니 감사해야지)"

했던 적이 있다.


지금 나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지구 저편에서 나보다 못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끼며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불행포르노'라는 걸 알게 된 것은 그 다음 일이다.


불행한 사람은 나의 행복을 깨닫기 위해 존재하는 자가 아니다.

그 사람이 불행해진 것은 전적으로 그 사람만의 탓도, 사회만의 탓도 아니다.

따라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쉽다.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은 계속 불행과 빈곤과 외로움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나는 그 나락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데서 안도와 자조를,

나락에 떨어지면 끝장이라는 위협과 두려움을 느끼며

이미, 어느 정도 불행하고 불합리한 나의 처지를 '저 정도까지는 아니다'라며

위안하고 넘어가 버리는 '불행포르노'.


세상의 불합리한 일들에 대해 자기의 목소리를 내려는 사람들에게 

'그마저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복에 겨워 저런다.'고 

입을 틀어막아버리는 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자고 

<당신이 잔혹한 100명 마을에 산다면?>은 말을 건넨다.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으로 차별받고,

10명 중 1.6명이 빈곤으로 고통받는 마을.

열심히 일할수록 빚이 늘고, 가난이 대물림되는 사회

라는 말이 낯설지가 않은 것이 오히려 더 몸서리치게 무섭다.



이 책이 무서운 것은 이야기 작가의 상상에 근거한 것이 아닌

유명 스포츠선수부터 기업 CEO에 이르기까지 연봉 10억 원이 넘는 

최상급 클라이언트를 다수 집중 관리하는 부유층 전문 자산관리사인

저자 에가미 오사무가 일본사회를 '100명 마을'로 압축하여 만든 것으로

세부 통계 수치를 덧붙여 이것은 철저히 '현재 상황'임을 보여준다.


<당신이 잔혹한 100명 마을에 산다면>의 한국판은

일본의 사회와 10년의 갭을 두고 비슷한 궤를 그린다는 

우리나라의 통계자료까지 첨부되어있다.


굳이 이 자료로 '팩트확인'을 시켜주지 않아도 

지금 내가 겪고 있고 피부로 느끼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정이다.


작가는 잔혹한 현실을 직면하고,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앞으로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온 마을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을 때

마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그리고 여러분의 인생도.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뜻을 합치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에 옮길 때

어떤 일이 가능해지는지 우리는 보았다. 경험했다. 아니, 직접 만들어 보았다.


새해를 맞아 마음 속에 따스함을 가득 담고 시작하고 싶다.

새 희망이 빛을 반짝이고 있을때, 그 빛이 바래거나 어둠에 지지 않게 하려면 

우리는 어떤 고민과 행동을 해야할까를 묻는 책 <당신이 잔혹한 100명 마을에 산다면>을 읽으면 분명 삶의 방식을 바꾸어 보겠다는 다짐이 들 것이다.


나와 너의 보다 나은, 행복한 '내일'을 '오늘'로 당겨오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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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서문
버크.베카리아.니체 외 27인 지음, 장정일 엮음 / 열림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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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장정일이 독자로서 오래 마음에 남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한 서문을 모아 

<위대한 서문> 펴냈다.


'마감이라는 채찍을 맞으며 노역을 하는' 작가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내 힘으로 한 글자도 더하거나 뺄 필요가 없었던 일'에 

순수한 기쁨을 느꼈다는 솔직한 고백에 웃음이 살풋 나오기도 했다.


나는 활자중독(?)까지는 아니어도, 책에 실린 모든 글자들은 한번씩은 

눈에 담고 싶은 마음에 마치 영화의 예고편처럼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담은

서문도 즐겨 읽고 기대감과 설렘으로 본문을 펼친다. 


장정일 작가는 이처럼 서문에 탐닉하는 이유와 당위성을 

역시나, 작가다운 짜임새와 설득력을 갖춘 언어로 표현해내었다.


제목이 압축 파일이라면 서문은 그것을 푸는 암호다.

서문은 이 책이 쓰여진 동기와 방법론을 설명해주며,

저자가 다루고 있는 질문의 윤곽과 주제를 명료하게 해준다.

.....

내가 읽고 있는 책을 해설해주는 최고의 참고서는

비평가의 해설도 서평가의 독후감도 아닌,

서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p.12-13 /책표지 뒷면


서문은 마치 항해지도처럼, 

앞으로 내가 향하게 될 새로운 책의 바다에 대한 실마리를 주며

독자에게 던지는 도전장처럼,

작가가 만들어 낸 우주와 세계관에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 질문한다.

때론 안타깝게도 서문의 창대함을 본문이 따라잡지 못해

'속았다'란 분함이 들게 하기도 한다.

서문을 통해 작가의 가려진 면모나 의외의 인맥도 알게 된다.



내가 30개에 달하는 서문을 읽으면서 가장 빵- 터졌던 것은

5. 독자들은 만족을 얻을 것이다. - 조너선 스위프트 편이다.


저자 이름을 외우는 데는 영 서툰 나는 <걸리버 여행기>가

'레뮤엘 걸리버'라는 저자의 이름을 걸고 처음 출판되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


이쯤에서 똑똑하고 암기력이 뛰어난 독자는 

"어? <걸리버 여행기>는 조너선 스위프트 작 아니야?" 라고 할 테고

그 비밀은 이렇다.


조너선 스위프트는 아일랜드의 소설가이자 성직자이다.

풍자소설의 꽃이라고 불리는 <걸리버 여행기>는 민감한 내용 탓에

저자도 신분을 숨기고 출판을 의뢰했으며

당시 출판업자도 저자의 허락 없이 내용 일부를 변경하고 축소해 출간했다.

p.105


아래는 그가 자신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 쓴 서문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고

'->' 다음은 빵-터진 나만의 감상/해석이다. 


이 <걸리버 여행기>의 저자인 레뮤얼 걸리버는 나의 오래되고 친근한 벗이다.

-> 인터넷에 '이건 내 친구 이야기인데~'로 시작하는 것과 비슷 ㅎㅎ


... 그곳에서 걸리버는 은둔 생활을 하고 있으며, 주변에 살고 있는 이웃들에게서 존경을 받고 있다.

-> 자신의 바람을 집어넣음. 슬슬 이입이 시작됨.


...걸리버는 자신이 쓴 여행기의 원고를 나에게 주고 갔다. 그것들을 내가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말이다.

-> 저작권 문제와 각종 시비거리 해결! ㅎㅎ 똑똑한 조너선씨.


... 여행기의 문체는 매우 평이하면서도 간결하게 이루어져 있었다. 하나의 결점이 있다면 여행자들의 행동 뒤에 나오는 작가의 설명이 지나치도록 상세하다는 것이다.

-> 셀프디스를 통해 주작(?)논란에서 한걸음 벗어남


(윗 줄과 바로 이어서) 걸리버는 대단히 성실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 작품 전체에 조용하게 흐르는 분명한 진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숨길 수 없는 자기애와 자기 작품에 대한 자부심.


...걸리버가 약간 불만스러워할 것이라고 염려되나 독자들의 일반적인 능력에 어울리도록 작품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 와... 평소 생각을 남의 이름을 빌어서 이렇게 적나라하게 노출하다니.

익명성의 힘이 마구마구 느껴진다.


... 이제, 책의 첫 페이지에서부터 독자는 만족을 얻을 것이다.

-> 조너선씨. 뻔뻔한 사람이었네! 


'출처 및 주'와 책에 수록된 작가와 작품을 정리해주어

그 시대의 분위기나 문화를 모르는 독자(=나)의 이해를 도운 것도

사려깊은 '先독자' 장정일씨의 센스가 아닐까 한다.



누군가가 서문을 모아서 책으로 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위대한 서문>는 깜짝 선물처럼 다가와 

내가 읽었던 책을 조우하는 반가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책덕후들에게 던지는 구절과 문장을 필사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새해를 맞아 자기만의 서문집을 만들어보는게 어떠냐는 흥미로운 제안, 

덥썩 받아들이고 싶게 하는 <위대한 서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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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도 빛나는 밤에 - 고요한 시간을 채워줄 문장들
김효정.딱풀 지음 / 꿈의지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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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감성을 섬세하게 건드리며 한껏 채워주는 

캘리그라퍼이자 포토그라퍼 밤삼킨별님이 딱풀님과 콜라보해서
아주 예쁜 필사책을 세상에 내민다.

고요한 시간을 채워줄 문장들 :<혼자라도 빛나는 밤에>


밤산킨별 작가의 자기 소개가 뭉클하다.
'원하는 방향 중에 하나는 이런 것이다. 
 누군가의 글에 배경이 되는 것.
 내가 찍는 내 사진이 그렇다.
 내 것이 아닌, 당신의 것이 되었을 때
 더 의미를 갖는 것.'

소위 '메인'과 '센터'에 서서 주목받을 때의 즐거움도 있으나
그에 따른 피로감과 상대적인 소외감, 박탈감으로 마음이 고단해질 때,
이 책을 꺼내 좋은 글귀를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쓰다보면
마음에 온기가 돌고, 스스로를 위한 위로와 다독임이 
새싹처럼 머리를 내밀어 문득, 얼굴에 미소가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밤삼킨별님과 딱풀님이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건져낸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풍경들,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세상의 사람들의 일상의 순간들을 담은 사진 위에
왼쪽에는 순하고 아름다워 살짝 눈물이 돌게 하는 시와 문장이 담겨있고
오른쪽은 순전히 나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새해 예쁜 다짐과 소망으로 시작한 매일이

내 맘같지 않은 일상이라는 돌풍에 휘말려 

조각배처럼 휘청거린다고 느껴질 때

내가 가지고 있는 빛나는 부분을 보여주어

마음의 평정과 평화를 찾게 해주고

나는 아무런 발전도 없는 것 같아 초조한 마음이 들거나
하루하루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듯 흐르는 것이
아쉽고 담아두고 싶을 때, 나에게 주는 선물같은 시간.




새해, 내 책상에 새로 들어와 한 해를 함께 보낼 
친구같은 책을 만나
행복하고 설렌다.

ps. 책 마지막에 수록된 [작품출처]는 꿀팁 for '올해 읽을 책 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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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도 빛나는 밤에 - 고요한 시간을 채워줄 문장들
김효정.딱풀 지음 / 꿈의지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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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감성을 섬세하게 건드리며 한껏 채워주는 

캘리그라퍼이자 포토그라퍼 밤삼킨별님이 딱풀님과 콜라보해서
아주 예쁜 필사책을 세상에 내민다.

고요한 시간을 채워줄 문장들 :<혼자라도 빛나는 밤에>



밤산킨별 작가의 자기 소개가 뭉클하다.
'원하는 방향 중에 하나는 이런 것이다. 
 누군가의 글에 배경이 되는 것.
 내가 찍는 내 사진이 그렇다.
 내 것이 아닌, 당신의 것이 되었을 때
 더 의미를 갖는 것.'

소위 '메인'과 '센터'에 서서 주목받을 때의 즐거움도 있으나
그에 따른 피로감과 상대적인 소외감, 박탈감으로 마음이 고단해질 때,
이 책을 꺼내 좋은 글귀를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쓰다보면
마음에 온기가 돌고, 스스로를 위한 위로와 다독임이 
새싹처럼 머리를 내밀어 문득, 얼굴에 미소가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밤삼킨별님과 딱풀님이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건져낸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풍경들,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세상의 사람들의 일상의 순간들을 담은 사진 위에
왼쪽에는 순하고 아름다워 살짝 눈물이 돌게 하는 시와 문장이 담겨있고
오른쪽은 순전히 나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듯 흐르는 것이
아쉽고 담아두고 싶을 때, 나에게 주는 선물같은 시간.
새해, 내 책상에 새로 들어와 한 해를 함께 보낼 친구같은 책을 만나
행복하고 설렌다.

ps. 책 마지막에 수록된 [작품출처]는 꿀팁 for '올해 읽을 책 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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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 독립술집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13
원부연 외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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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라도 한 해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2017년만큼 다사다난했던 해도 없을 것 같고 없었으면 좋겠다.


나라도 뒤숭숭했고, 밖에서 들려오는 세계 경제 얘기는 늘 암울하며

젊은 청년세대는 열심히 대학가고 스펙 쌓고 알바하며 치열했으나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도 어려워 N포 세대로 불리며

이미 회사에 자리 하나 마련해 둔 사람들도, 팍팍해지는 업무환경과 스트레스로

'왜 우리 부모는 좀 더 노력을 하지 않아 날 재벌2세로 만들어주지 않았나'라는

자조적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런 서글픈 생각을 하다보면 '술'이 땡기게(!) 되는데

이 책은 아예 술을 팔기로 작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술과 취향을 함께 파는 사람들.

스스로를 기획자라 부르며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를 창조하고 있는 사람들.

아직 세상에 없던 말이었으나, 언어가 없어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을 뿐

이미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한 사람들이 만든 '공간'에 관한 이야기가

<합니다, 독립술집>다.


'원 없이 부어라'는 이름의 술집

한국 술을 재정의하고 취향의 공동체를 구성하고프다는 술집

망한 상권만 찾아다니는 독특한 사장님의 술집

손님과 사장님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즐기는 느리게 가는 술집

혼자 가고 싶은, 공간의 공기를 다루어 경험을 만드는 술집

의 사장님들이 서재준 에디터와 인터뷰를 하며

자기가 꿈꾸는 '공간'과 '삶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엮은 책이다. 


자신의 철학과 고유성을 담뿍 담은 곳을 성장시켜나가는 즐거움,

확실한 취향을 드러내며 이에 호응하는 손님과 상호작용을 통해 확장시키는 맛,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인 테이블 회전수, 매상에 대한 고민과 극복 방법을 읽으며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세대로 공감도 하고, 그들이 용기에 박수도 쳤으며

부러움도 느꼈지만 무엇보다 건승을 비는 응원의 마음이 들었다.




보통 사람보다 유별난 성격이나 능력이나 경제력 월등해서도 아니고

술집을 차리기 전에는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서로 다른 환경과 이유로 술집을 차렸다.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선명하게 그리고, 실행에 옮기는 것.

그것이 그들의 '독립술집'이 세상에 태어난 원동력이고 

아직 실체를 갖지 못한 다른 모든 '독립술집'의 변명거리이다.


2018년 새해를 맞아 소망과 희망을 마음 속에 품을 이 시기에 읽기 딱 좋은 책 <합니다, 독립술집>

이 책의 주인공들이 내는 '너도 너의 것을 해봐' 라는 응원과 격려의 목소리가

한껏 설렘과 용기를 북돋운다.

나는, 우리는 올해 무엇을 선언하고, 만들어 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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