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생의 밀도 - 날마다 비우고 단단하게 채우는 새로 고침의 힘
강민구 지음 / 청림출판 / 2018년 2월
평점 :

제목이 인상적이다. [인생의 밀도].
묵직한 제목만큼 인상적인 것은, 심플한 책 표지이다.
나이테처럼 단순히 반복되는 수많은 원들.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날마다 비우고 단단하게 채우는 새로 고침의 힘'이라는 말이
훌쩍 다가와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진다.
책의 저자 강민구씨의 이력은 독특하다.
2018년 현 대법원 법원도서관장이고 1988년부터 판사로 일해 왔다.
문과인이다.
책 날개에 있는 저자의 말은 더욱 독특하다.
'1985년 5월 처음으로 서버급 컴퓨터를 본 날의 충격을 떠올린다.
우연히 심어진 씨앗은 나이테를 이루어 재판과 사법행정 과정에서 소중하게 활용되었다. 디지털과의 인연 덕분에 한국 사법정보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
이과형인가?
부록은 그와 같은 생각을 굳혀준다.

QR코드를 쓰는 노판사라니!
혹은 문과와 이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르네상스형 수재인가? 하며
'역시 평범한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겠다'고 생각할 즈음에
'들어가는 글'을 읽고 스스로를 다잡게 되었다.
누구나 비중 있고 영향력이 큰 삶을 살고 싶어 한다.
바라는 대로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까.
....
방법은 간단하다.
삶의 질량을 늘리는 방법은 그 밀도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에 달려있다.
...
질량이 크면 그만큼 힘도 강해진다.
우리 인생의 힘은 질량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달렸고,
결국 그 밀도를 어떻게 높이느냐에 달렸다.
p.015
저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 지, 즉 '사유하는 힘'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만들고,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한다고 했다.
그리고 저자 스스로의 인생을 반추하며 생각하는 바를 좇아 탄탄하게 만든,
밀도 높은 경험과 배움의 인생을 3부에 걸쳐 소개한다.
1부 <살아가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4차 산업시대의 디지털 혁명으로
리부트되며 진화하고 변해가는 우리의 세상에 대한 조망과
그 변화에 도태되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6장 '생각근육' 부분은 나침반처럼 확실한 안도감을 준다.
작가는 목적과 목표를 혼동하지 말자고 선언한 후,
적응할 새도 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과 인공지능을 두렵게 바라보고,
패배감마저 느끼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준다.
이미 가지고 있는 '아날로그 능력'의 활용이 그것이다.
- 다양하고 깊이 있는 독서 : 새로움으로의 노출, 정보습득
- 꾸준한 글쓰기 : 습득한 정보를 취사선택, 분석하기
- 단순한 생활 : 마음 속 찌꺼기를 비우고 명상하기
- 고수를 만나는 것 : 고전 활용하기
2부 <살아남은 어떤 것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와
3부 <변화하고, 변화되고, 변화시켜가고>에서는
1부의 내용에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일하는 작가의 경험과 에피소드를 더해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 보다 구체적으로 독자와 공유한다.
특히 3부의 21장 '판사가 소송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조언'은
사유하는 힘,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다른 사람과의 상생을 비롯해
과거의 결과와 미래의 원인인 현재의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밀도는 매순간을 꽉 차게 살아가려 노력할 때 축적되는 충실함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를때,
밀도있는 인생은 그 단단함으로 흔들리지 않고 그 변화의 물결을 즐기게 된다.
더이상 변화가 두렵지 않은, 새로운 나를 만드는 지혜를 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