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도 인생이니까 - 주말만 기다리지 않는 삶을 위해
김신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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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에 이 책을 다시 설렁설렁 읽고 있다.

'주말만 기다리지 않는 삶을 위해' 라는 부제가 제목 위에 붙어 있지만

주말보다 더 좋은 연휴를 -비록 어디 못 가고 있지만- 보내며 읽는 책은

나의 마음에 더더욱 여유와 느긋함을 안겨준다.


<평일도 인생이니까>는 김신지 작가의 에세이다.

그는 스스로를 '최선을 덜 하는 삶을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마음에 든다.

누구나, 누구에게나 '최선을 다하는 삶'의 아름다움을 듣고 자라게 되는데

그렇게까지 자신을 갈아넣으며 애쓰지 않아도 괜찮을 수 있다고 진심으로 말해주는 사람은

의외로 만나기 어렵다.

그리고 그 사람의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더더욱 힘들다.


뭐라도 열심히 하면 봐주고, 점수도 주어가며 '열심'과 '최선'을 독려하는 학창시절이나

내 노력, 혹은 요행으로 노력보다 좋은 성과를 얻고도 그게 오롯이 내 성과인 줄 착각하다

노력 그 이상의 받침대와 디딤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대학시절과 사회초년생 시절을 거쳐서 

인생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나이가 되면

오로지 나에게만 꽂혀있던 나의 관심과 우주관이 조금씩 허물어지며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계속 고집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에 따른 새로운 방식으로 갈아탈 것인가.


소위 '열심' '최선' '열정' '노력'을 다하며 살아온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나태, 안일, 무기력, 무덤덤으로 빠지는 것과 동일하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나름의 결심과 결단, 그리고 용기가 필요했다.


'나'라고 믿어왔던 삶의 방식을 바꿀 때 '나 다움'을 잃지 않을까-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시시하다고 -마음대로 섣불리- 생각했던 삶을 살지 않을까-하는

두려움과 허무함,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작가의 이 말을 들려주고 싶다.

나도 얼기설기 묻어두고 봉합해두었던, 찝찝했던 감정이

이 문장을 보고 조금씩 사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저자는 상당히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다.

이 책의 추천사에서 김신지 작가를 정말 잘 표현한 말이 있다.

' 여러 모양의 초라함을 아는 사람, 

 재능 있는 친구 뒤에서 박수를 치는 사람, 

 자꾸자꾸 비어가는 마음을 가까스로 채우며 자라온 사람, 

 내 맘 같지 않은 평일이 익숙한 사람, 

 나무가 사계절을 어떻게 견디는지 골똘히 보는 사람,

 기다리는 마음을 연습하는 사람'


왠지 좀 쓸쓸하게도 보이지만, 책의 꽤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강한 웃음과 기발함 뒤에는

언뜻언뜻 관조적이고 예민하며 섬세한 저자의 모습이 포착된다.


마냥 활기차고 밝은 사람-들이 어디 있겠느냐마는-에게서 보다는

삶의 굴곡을 지나며 넘어져도 보고, 주저앉아 쉬어가기도 했던 '짬바'에서 나오는 바이브.

굴곡진 부분을 만나면 '롤러코스터를 탈 땐가!' 라며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경험치.

인생에 그늘이 있어 '시원하다'고 말할 수 있는 내공이 책의 곳곳에서 반짝거린다.

스승을 만나 기쁜 점은, 그의 시행착오를 축약형으로 익히고 좋은 것을 빼다 쓸 수 있다는 것.


'새해 빙고' 라니 ^^

'To do list'와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우선 순위대로 써 내려가는 To do list에 비해

순서가 뒤죽박죽이어도 전략적으로 내 한 해를 이끌어갈 수 있는 즐거움이 있지 않나? ㅎㅎ



신체적 나이만큼 사회적/경험적/정신적/영혼적 나이도 중요하다는 것을

질긴 구석이 있는 자기 삶을 말랑말랑하게 글로 녹여낼 줄 아는 작가들의 책을 읽고 

마음으로 그들을 '선배'로 모신 뒤 늘 마음에 새기는 바이다.


'누구에게나 사연은 있다'

그 누구가 내가 되기도 한다.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혼자만 간직하고 싶거나 홀로 간직해야만 할 사연도 생긴다.

고맙거나 부담스럽게도, 그런 사연을 나에게 나눠주는 사람도 생긴다.

남들의 삶을 함부로 재단하거나, 생각없이 불쑥- 뱉은 말의 부메랑을 몸소 느끼면

남도 그리고 생각대로 되지 않는 내 삶도 조금은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더라.



나만을 위해서 쓸 수 있는 주말이 아니라

나의 시간과 에너지, 능력을 팔아 남의 일을 해주어야 하는 (그래서 먹고 살아야 하는) 평일도

내 인생에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시간이다.

하릴없이 흩어지게 하거나, 꾸역꾸역 견디는 시간으로 생각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 아쉽다.


하루를 충실하게- 하는 열심파가 되지 않더라도

평일이든 주말이든 내 인생의 생기를 유지하려면

그냥 흘려보내는 것들이 없어야 한다.


살면서 얻은 경험, 책에서 얻은 지혜가 담긴 글귀, 식물을 키우는 방법 같이

별 것 없는 것처럼 사소하고 소소한 것들에 비밀이 숨어있다.


내 생각에 맞추려고 하지 말고 무슨 말인지 편견없이 잘 듣고, 

알고 깨닫게 된 것을 마음에 새기고 행동에 옮기며, 관심과 관찰의 끈을 놓지 않는 것.

그렇게 하다보면 섬세한 촉이 생긴다.

촉이 생기면 더 자주 알아차리고, 느끼고, 찾아다니며 향유하게 된다.



모처럼 여행을 갔는데 비가 온다?

"비가 내린다는 사실에 우울해져서 그 여행을 스스로 망치지만 않으면 된다(p.204)"

"여행을 하면 된다. 우리는 여행을 하러 온 거니까.(p.203)"


인생도 그런게 아닐까? ^^

무슨 일이 생겼다는 사실에 우울해져서 내 인생을 스스로 망치지만 않으면 된다.

우리는 '삶'을 살러 온 것이니 살아가면 된다. ^^


ps : 책의 활자가 초록색인 것도 참 좋았다. 

     핸드폰을 오래 보다 떨어진 시력과 시린 눈에 독서가 힘들어 우울해질 뻔 했는데

     이런 사소한 -작가의 배려일까 미감일까- 차이가 마음과 몸을 편안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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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의 기적 당독소 다이어트
박명규.김혜연 지음 / 라온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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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이면 탄수화물 중독이 사라지고

5일이면 몸속이 새롭게 리셋된다!

는 말은. 좀.. 너무.... ㅎㅎㅎ


"언제 한번 밥 먹자!" "밥 먹었어?" "밥먹고 해" 가 안부인사와 마음을 전하는 방식인 우리나라.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서 그 유명한 대사 "밥은 먹고 다니냐?" 의 오묘함은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예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위의 좀 과장되게 보이는 말보다는 

"한국형 단식모방 다이어트"라는 것에 끌렸다.

'한국형'이라니까 왠지 밥을 -오래도록- 끊지 않고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ㅎㅎ


책을 내는 이유는 저자의 생각을 활자로 박아넣어 널리널리, 오래도록 남기고 싶기 때문이라

어떤 사람들이 책을 썼는지도 꼼꼼히 보는 편이다.


저자 박명규는 이학박사, 한국식품연구원 기술기획 자문위원으로

현재 퇴행성 질환과 대사성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진 최종당화산물(당독소)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치료제와 메디컬 푸드를 개발하고 있다.

또다른 저자 김혜연은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대한비만미용체형학회 학술이사를 맡고 있다.

다이어트 뿐만 아니라 비만이 증상으로 나타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갑상선기능이상 등

여러 질병의 치료법에 대해 고민한 사람이다.


두 사람 모두, 식이로 질병을 고칠 수 있음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30%가 대사증후군이라고 한다.

컵라면과 달달한 간식을 탕비실에서 빼라고-_- 하는 두 저자분들이 소개하는 명언.


"좋은 것 10가지를 주는 것보다 나쁜 것 한 가지를 안 하는 것이 훨씬 낫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나쁜 것 한 가지가 '당독소'이다.

살 찌는 현상에 집중하지 않고, 그 원인을 찾아 차단하는 것.

그래서 우리가 현실적으로 매일 만나고 먹고, 섭취하고 싶은 욕망이 드는 '당독소'에 대해

너무 자세하게 -눈물이 난다. 얘들과 이별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난 또 지겠지...-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상담하듯 책을 썼다.


1장에서는 살이 안 빠지는 원인 물질인 당독소의 폐해를

2장에서는 당독소 해독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례를

3장에서는 당독소를 없애는 5일 다이어트 프로그램,

4장에서는 5일 다이어트 프로그램 이후 당독소를 줄이는 생활 습관을 다루고 있다.




당독소가 무엇이냐?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음식이다. 

인슐린은 몸 속에 음식이 들어오면 반응해 혈액 속에 적정 혈당량을 유지하게 하는데

이것을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게 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혈당조절이 안되고

탄수화물 대사가 잘 되지 않아 계속 탄수화물을 끌어당기려고 한다.

면역 체계가 망가지고 염증과 당뇨가 유발되기도 한다.


당독소는 당과 아미노산(단백질)이 결합한 것으로

최종당화산물의 유해성을 감안해서 '당독소'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게 되었다.


당독소가 많은 음식들은?

달고 짭짤한 단짠 요리, 튀기고 볶고 구운 요리. 만이 아니다. 

이 책을 읽는 것이 괴로웠던 이유다. 도대체 뭘 먹으라는 말이냐 ㅠㅠㅠ

아예 먹지 말라고 하지, 왜!!! 

이렇게 먹고 살 거면 그냥 살찌겠어! 왜 살아? ㅠㅠㅠ 

먹는 것이 즐거운 삶에 차지하는 영역이 큰 사람들이면 리스트를 보는 것이 괴롭다.


저탄고지? 

우리가 알고 있는 음식들이 탄수화물이 안 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철저히 깨준다.

과일, 특히 갈아서 흡수를 더 빠르게 만드는 생과일주스는 건강에 유익하지 못하다.

오히려 설탕이 과당보다 낫다. 

천연의 단맛은 과일에서 얻으려고 하지 말고 양파나 양배추 같은 단맛 채소를 활용하는 게 좋다.

설탕 자체보다는 요리과정을 거쳐 -달고나 처럼- 갈색으로 변화할 때 당독소가 높아진다.


고구마말랭이, 감말랭이 같이 말린 과일은 -수분이 없어졌으므로- 당 -단맛-이 올라간다.

당=탄수화물. 

그럼 이런 애들도 간식처럼 먹으면 안된다....


퍽퍽한 닭가슴살. 

살 빼려고 먹는데, 구우면 안 된다.... 삶거나 쪄야지. 소스도 노노~ 


소스 얘기 나왔으니까, 샐러드도 그냥 풀떼기만 먹어야 하고.

치즈도, 책에 나왔다. '다행히 리코타치즈는 당독소가 거의 없으니' 라고.

다행히라니...

마치 '이 치즈는 남겨주마' 의 느낌이다. 



대한민국에 유행했던 모든 식이요법이 만병 통치가 아닌 것이

아무래도 무엇인가에만 초점을 맞춘 비범한 방법은 몸에 무리가 온다.

저탄고지가 위험한 이유는 사람마다 소화흡수 기능이나 근육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나에게 적합한 다이어트 방법은 스스로의 임상실험으로 찾는 수 밖에 없고

다이어트 효율이 떨어지거나, 살을 빼려다 건강을 해치고 쇼크로 생명까지 위험해지지 않도록

뭘 좀 알고 식이요법/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변경하고 유지해야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나이에 따른 콜라겐 당독소 평균 수치(p.48)를 보며 자신의 상황을 체크하고

혈관, 신장, 눈을 먼저 공격하는 당독소가 적은 음식을 골라 먹고

저탄수화물, 적정 단백질, 적정 지방을 원칙으로 하는 하루 800kcal를 섭취하는

당독소해독 5일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시도해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구체적인 -각 음식 당 칼로리, 지방, 포화지방, 탄수화물 등등을 적어놓은- 식단이

일일 식단구성으로 제시되어 있다. 


원칙은 하루 800 kcal, 단백질 60g, 탄수화물 80~100g, 지방 18~27g 의 식단을

5일 동안 먹는 것이다.

단백질의 양이나 탄수화물의 비율을 5일 다이어트가 끝난 뒤에도 식습관으로 유지한다면

살도 빼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단식모방 다이어트는 굶지 않고 식사를 하고 있지만 굶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란다.

최고의 효과를 보는 최소의 시간이 5일이다.

사실 단식모방이라고 해도 '단식'이므로 5일 넘게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요요가 괜히 오는 것이 아니고, 민감함+사회성 하락으로 인간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다면

한 달에 한 번 당독소 해독 5일 다이어트를 해보자.


건강한 사람이라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혹은 6개월에 한 번씩 해보라는 저자의 말에

눈물이 난다. -_- 

특히 아래의 사람들에게 권한다고 하니, 자신은 어디에 속하는 지 찾아보시라.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사람. (여기서 다 걸리는 것 아닌가?)

-늘 피곤한 사람. (운좋게 처음 조건에서 빠져 나간 사람들을 잡아들이는 마법)

-피부 트러블이 많은 사람. (여기까지 빠져 나가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지 않겠지)

-나이 들면서 건강이 나빠진 사람. (거, 저자님들. 너무한 거 아니십니까? ㅠㅁㅠ)

-해독이 잘 안되는 사람. (술 마시는 사람들... 잡혔다)

-혈액 순환이 안 되는 사람.

-피부 트러블이 있는 사람. (난 많진 않지~ 하고 아까 넘어갔던 사람들, 검거!)

-과자, 과일, 탄 고기, 중국음식이나 튀긴 음식, 치맥을 많이 먹는 사람,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 (긴 데 책에 나온대로 그냥 붙여 썼다. 저자의 의지가 보인다.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당독소 해독을 시키겠다는 야망이 느껴진다.)


이쯤 되면, 나랑 싸우자는 건가... 하고 짜증이 밀려오는데,

당독소 해독 다이어트를 위한 7원칙을 읽으며 마음을 가라 앉혔다.


원칙1 : 하루 800kcal 단탄지의 비율은 위에 적었다.

원칙2 : 튀김, 구이 노노. 볶음은 일부 허용. 찌고 삶고 물에 끓이는 조리법 위주로 요리

원칙3 : 빵,과자,커피(커피이!!!???!!!), 주스 등 모든 간식과 음료는 노노. 공복감은 따신 물로...

원칙4 : 탄수화물은 냉장 보관한 찬밥, 차게 식힌 고구마 등 처항성전분을 만들어서 먹는다.

원칙5 : 오후 6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를 반드시 포함해서 하루 16시간 금식.

        하루 두 끼 또는 세 끼를 먹는다. (해독 효과를 더욱 높이고 싶을 때 추천)

원칙6 : 식재료에 채소의 양을 늘려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고안. (채소..소가 되자...)

원칙7 : 지방은 들기름, 올리브유, 들깨 등 불포화지방을 활용


가 다시 올라온다. 


만약 -저자의 표현대로 당독소 해독 측면에서 지뢰밭과 같은- 중식당에 회식이 잡혔다면

당신은 짜장면과 짬뽕 중에 무엇을 선택해야하는가?


저자의 조언은 짬뽕.

해물을 먼저 먹고, 다음으로 채소들을 먹은 다음, 국물과 면은 조금만 맛보고 남기는 것으로...


'살을 좀 빼볼까?' 하는 안이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생활 습관 속에서 알지만 못 끊고 먹었던 음식들의 당독소에 대해 

위험과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각종 질병들을 충분히 인지하고

먹고 싶은 음식들 중에서 조금 더 몸에 좋은 것을 선택해서, 무리가 덜 가는 조리법으로 요리하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결과물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의 정보들을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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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시다모 난세보_2020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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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맛이 과하지 않고, 뒤에 느껴지는 단 맛이 매력적이다. 커피를 내릴 때의 향은 (그 전에 마시던 알라딘의 커피에 비해서) 그다지 강한 편은 아니었는데 마실 수록 입 안에 남는 향과 맛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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숍 인[!n] 유럽 - 여행 속 취향의 발견 인[!n] 시리즈
안미영 외 지음 / 이지앤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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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n)시리즈 중 유럽의 가게를 다룬 것이다.

잡지와 여행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낯설지 않을 이름 <트립풀Tripful> 시리즈의 

비하인드 북, 인(!n)시리즈.

하나의 주제를 담아 그 장소만을 다룬 소책자 형태의 책이다.


<숍 인 유럽>은 유럽 사람들이 '지금'을 살고 있고 '갖길 원하는' 가장 확실한 취향인

그것, 그 물건들을 파는 상점을 다룬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독특한 주제와 큐레이션으로 유럽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첨단을

제대로 보여주거나 반영하는 공간인 상점.

프랑스의 파리, 체코의 프라하, 영국의 런던,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곳곳에 숨어있는

보석같은 상점들을 찾아낸 안목있는 4명의 탐험가들 덕분에

가만히 내 방에서 앉아 -솔직히 말하면 누워서도 볼 수 있다. 컴팩트한 사이즈 덕분에 ㅎ-

편안한 옷차림으로 발 아프거나 길을 잃을 염려도 없이 유럽인들처럼 숍을 둘러볼 수 있다.



상점에서 팔고 있는 상품에 방점을 둔 사진들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는 상점의 분위기, 숍이 있는 유럽의 거리 혹은, 각 상점만의 큐레이션/인테리어가

한 눈에 들어오는 사진들이 위주여서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테마의 상점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혹시나 창업을 생각하거나, 셀프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의 사진들로부터 재미난 영감을 얻을 수도 있겠다.



혹은, 이 물건을 정말 정말 정말로 갖고 싶다!!!!

하며 이베이를 뒤져보거나 비슷한 물건을 구글링 할 수도 있겠다........

(물건을 찾으면 정말 행운이겠지만, 과연 배송비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후훗.. 슬프다)



사실 이 책은 유럽 여행을 가기 전에 읽으면 더 좋을 책이다.

왼쪽 페이지에는 그 상점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사진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상점의 이름, 위치, 운영시간, 다루는 제품들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쯤에서 다시 생각나는 이 시리즈의 원조. <트립풀>



어쩌면 이 인(!n) 시리즈는 <트립풀>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잡지에서 소개된 

카페, 숍, 바를 하나로 묶어서 보고 싶을 때마다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게 소포장된,

언제든 떠나고 싶어 꿈꾸고 준비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플래터 세트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막상 여행지에 가서는 사기 어려운 -역시나 배송이 문제다. 트렁크에 넣기 어려운 것들은...-

커다랗고 무겁고, 값이 나가고 특이한, 그러나 내 손에 쥐고는 싶은

'견물생심'을 자극하는 아이템들을 90여 페이지에 걸쳐 보여주는 눈호강 컨셉북!


카페와 바 시리즈도 보고 싶다. 

아니, 책 말고 진짜로 가서 경험하고 느끼고 싶다. ㅎㅎㅎ

못 간다고 슬퍼 말자! 라고 제목을 지었는데, 리뷰를 쓰고 나니 슬픔이 좀 올라오네. 쳇..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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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고 찬란한 고대 로마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손바닥 박물관 1
버지니아 L. 캠벨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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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어서 가고 싶다.

인기있는 '특별전'도 좋지만, 상설전으로 사람의 발길이 조금 드문 곳이 더 좋다.

깔끔한 유리 박스 안에서 멋진 조명을 받고 있지만

깨지고 녹슬고, 사람의 손을 더이상 타지 않아 조금은 쓸쓸해보이는 물건들과

그것들의 이름, 사용법, 출처, 나이를 적어놓은 설명을 읽으며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상상해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


그 아쉬움을 달래주는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

유물들의 크기를 손바닥 모양의 이모티콘을 옆에 두어 짐작할 수 있게 하고,

유물들에 대한 설명, 배경지식, 그것을 사용했던 시대에 대한 간략한 설명까지

풀컬러로 (당연한 일이지만 ㅎ) 집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기쁘다.


신기하게도 그리스 다음에 로마라고 생각했는데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에서는 로마가 1권이다. 

이름도 멋진 <위대하고 찬란한 고대 로마>. 

저자는 버지니아 L. 캠벨 Reading Univ. 고전학 박사로 

폼페이와 로마 묘비학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출간한 사람이다.


로마는 지중해를 천 년 넘게 지배한, 그리고 '제국'의 이미지가 강한 나라이지만

시작은 한 늪 가장자리의 조그만 공동체라는 점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몰랐다.

이탈리아에 관광을 가면, 로마 군인 복장을 하고 돈을 받으며 

같이 사진을 찍어주는 이미지가 워낙에 머리 속에 강하게 남아서 그런 것일까?

로마가 이탈리아의 에트루리아의 지배에 맞서 싸우며 고난을 겪었다는 소개에

깜짝 놀랐다. 

로마가? 사치와 향락, 문화와 철학, 예술과 풍요로 바다 건너 영국까지 지배력을 미쳤던

그 로마가, 고난을 겪었다고??


로물루스가 티베르 강둑에서 로마를 창건했을 때, 

에트루리아는 북부와 중부 이탈리아의 지배적 문화였고, 채굴과 무역으로 부를 얻었다.

10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왕정제가 마지막 왕인 에트루리아인의 축출로 

민주정부 형태인 공화국으로 바뀌면서 로마는 연합 도시에 맞서 전쟁을 벌이고

전쟁을 바탕으로 서서히 이탈리아의 통제권을 손에 넣게 되었다.

특히 이탈리아를 넘어 지중해의 통제력을 넘보며 북아프리카의 해상 무역을 지배했던

페니키나 인들과의 갈등이 역사책에서 배운 포에니 전쟁이다.


3차에 걸친 포에니 전쟁은 바다와 육지를 가리지 않고 약 200여년 동안 벌어졌고

결국 로마가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유명한 장군들 -한니발 같은 ^^- 을 배출하고

로마 그 자체를 손에 넣기 위한 내전, 암살, 배신 들이 줄을 이으며

아우구스투스의 부상과 더불어 로마 대제국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찬란한 지중해의 문명, 무역으로 빈번한 교류가

'팍스 로마나'로 전세계를 호령하던 -그리고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은- 로마를 만들었다.


전세계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200여가지의 공예품을 

초기 이탈리아와 왕들의 시대,

공화국,

초기 제국

후기 제국의 네 장으로 제시했고

각 장에서는 주제에 따라 항목들이 배치되어 

사회와 가정, 예술과 개인적 꾸밈, 정치와 전쟁 및 장례 풍습, 제의의 측면을 통해

로마 세계의 공적, 사회적 삶의 부분을 보여준다.


목욕을 좋아했던 로마인들은 때 미는 도구도 만들어서 썼다. 

푸하하하. 이런 유물을 보고 있으면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은 

'보통의 인간'에 대한 정감이 생긴다. 

우리의 '이태리 타올'도 나중에 이런 멋드러진 설명과 함께 유물로 전시될까? ㅎㅎ


원래의 이미지에 익숙한 로마의 유물들도 많지만 

책으로 만났기에 존재를 알게 된 우스꽝스럽고 만든 사람의 시그니처가 들어간

이런 독특한 유물들을 보면 신기하고 재밌다.

무서운 메두사를 이렇게 표현하다니.

그리고 건물 지붕을 장식하는 막새로 쓰다니.

우리나라 고궁의 처마에 있는 각종 토우 및 장식들이 생각난다.

사는 곳이 다르고, 의식주가 다르고, 지리와 문화가 달라도 

호모 사피엔스들의 생각들은 비슷비슷한 구석이 많다.


스핑크스라고 알려주지 않았으면 몰라봤을 이 유물.

놀랍게도 반지다.

사진으로 보면 크게 보이지만, 손바닥과 비교해보면 작다. 

-그래서 이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의 '손바닥' 아이콘이 정말 도움이 된다-


지금 시대의 래퍼들이 주렁주렁 끼었을 법한 이 반지는 

로마시대에 신탁을 받던 점쟁이들이 사용했을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사회를 읽고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존재들은 

상징과 과시를 잘 활용해야 했을 것이다.



현대미술관에서 찍었다고 해도 믿었을 것 같은 모더니즘적인 유물들도 종종 만날 수 있다.

너무너무 멋진 작품이다. 

화려한 장식이 대세일 때 이런 심플함을 선택한 로마인은 누구였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나왔다. 반가운 병사들의 모습. 

타원형의 방패, 의례용 정복과 무장, 투구, 그리고 번개를 쥐고 있는 독수리 깃발까지

'로마' 하면 떠오르는 병사, 집정관들의 모습이다. 

드레이프된 천의 옷과 갑옷에 뚫린 구멍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어 조각된 작품 덕분에

서기 51~52년에 살았던 사람들의 복장을 

약 2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엄청나게 느껴진다.


+ 이런 아름다운 것들을 숨쉬듯 보고 자랐을 

이탈리아 사람들의 미감이 괜히 발달한 것이 아니다.

+ 출처는 이탈리아 로마지만 소장은 프랑스 루브르나 영국 런던의 박물관이다.

유럽이 괜히 사이가 안 좋은 것이 아니다. ㅎㅎㅎ



보기만 해도 부내나는 이 장식물은 실용성을 추구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순전히, 이렇게나 어려운 일을 내가 해내도록 만들었다. 나의 돈으로! 를 보여주기 위한

사.치.품.


역시 부내 바이브는 가성비 대신 가심비만을 오롯이 따지는 데서 풍겨난다.

로마의 부자 덕분에 이렇게 섬세한 예술품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고마워 해야할까? ㅎㅎ


예술에 정당한 댓가를 -과연 그 시절에 그랬을까 싶긴 하다. 예술은 언제나 ㅠ 흑흑...-

치르게 된다면 이렇게나 멋진 작품들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런 것도 만들었다. 로마인은.

화려함을 일상처럼 두르고 다녔으나 실용의 로마인 답다.

지금도 이러한 컨셉으로 활용되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 연장이다.

이런 유물들을 볼 때마다 소오름-이 돋는다. 

군인들만이 아니라 여행자들도 사용했을 것으로 짐작한 이 다용도 연장은

칼, 숟가락, 포크, 못, 주걱, 그리고 작은 이쑤시개도 제공한다.


브론즈와 은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이 유물은 소재의 무른 재질을 생각해본다면,

이 역시 사치품이다.

이런 걸 사용하진 않았겠지만 -섬세한 저 고리가 조금의 힘으로도 부러질 수 있으니까-,

군사 지도자, 상인들도 "뭐, 이런 건 다 들고 다니는 거 아니었나?" 하며 꺼내보였을수도...


책을 그냥 읽지 않고 이런 엉뚱한 호기심을 질문하며 읽는다면,

지루한 독서나 더 지루한 박물관 견학이 좀 덜 지루해지지 않을까? 

(아이에겐 어차피 큰 차이 없는 지루함일 수 있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스스로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싶다 ㅋㅋ)

 


이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는 고대 그리스/고대 로마/고대 이집트/바이킹 총 4권이 나왔다.

아마도 계속 유럽 위주로 나오지 않을까 싶지만 동양의 멋진 문명들도 다루어줬으면 좋겠다.

계속 이 시리즈를 눈여겨 봐야 할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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