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사막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네번째 아니 다섯번째던가.. 이사카 코타로와 만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사카 코타로의 책들은 항상 뭐랄까.. 붕 떠 있는 와중에 간신히 한발을 땅에 내딛고 있는 느낌이랄까? 전체적으로 몽상가의 이상세계와 현실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어렸을 적 이 작가의 꿈이 지구를 지키고 악을 처단하는 영웅이 아니었을까? 내심 그런 무례할지도 모를 지례짐작도 해 본다.

이 책은 화자로 등장하는 조감형 인간인 기타무라와 그의 4명의 대학동기들의 학창시절 이야기이다. 부잣집 도련님에 재밌는 거라면 일단 하고보는 도리이,미국의 음모설과 세계평화를 부르짖는 니시지마, 냉정 미녀 도도 그리고 초능력을 가진 미나미 등 하나같이 개성만점인 친구들. 어떻게 하다보니 마작모임 일원으로 자의반 타의반 몰려다니게 된 이들에게 일어나는 학창시절의 에피소드들을 나열해 놓은 이 책에서는 초반의 강한 개성을 지닌 이들이 각 에피소드를 거듭할수록,, 즉 함께한 시간이 많아질수록 서로에게 동화되며 감화되는 이들의 모습을 조금씩 그려나간다.

이렇게 가지게 된 학창시절의 따뜻한 감정들과 소중한 추억들은 학창시절을 끝마치고 돌입하게 될 거친 사회생활에서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수 있으리라.

사실 사막에 눈이 내리기란 어렵다.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우리의 머리로는 충분히 납득하고,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사막에 눈이 내리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 그것은 분명 간절히 바라는 우리의 의지에서 발현되는 것이고,, 그 의지의 시작은 인간 관계로부터일 것이다.

냉엄하고 삭막한 사막같은 현실에서 오아시스란... 이런 따뜻한 인간관계이며.. 이러한 작은 오아시스들이 겹치고 또 겹쳐져서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이사카 코타로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그 시절은 참 좋았지, 오아시스였지 하면서 현실도피적인 생각일랑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인생을 보내선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인간으로서 누릴 최대의 사치란, 인간관계의 풍요로움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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