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메탈 패닉! 1 - 싸우는 소년, 소녀를 만나다
가토우 쇼우지 지음, 민유선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풀 메탈 패닉의 표지만 보고 사가라 소스케가 열혈남아라고 섣불리 단정지었던 나. 그리고 카나메가 왕재수일거라고 단정지었던 나...를 반성한다.

사가라 소스케는 나의 선입견과는 정반대의 인물로, 고지식하고 딱딱하기로는 세상 둘째가라면 서러울 소년이다.   암 슬레이브(AS)를 조종하는 능력이나 작전수립은 가히 최고라 할만하나, 융통성의 발휘나 세상의 상식 문제에 한해선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이중성(?)을 띄고 있다.  지식의 원천을 '듣는' 위스퍼드 카나메를 지키기 위해 고등학교라는 생소한 환경에 던져진 그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악전고투를 벌이는데---어째 임무수행보단 살아남기 위해 버둥거려야 할 듯!!  소지품 검사로 총화기를 선생님께 압수당하지 않나, 여자소프트볼부에 들려다 치한으로 얻어맞질 않나, 카나메네 집 베란다에서 속옷도둑을 맏던 중 변태로 몰리질 않나..........소스케의 고행은 끝이 없다. 그러나! 이런 인물이기에 소스케에게 정이 간다!! 뭐든 완벽하게 유능한 것도 멋지지만 이런 '의도하지 않은 어리버리한 모습'도 꽤 매력적이지 않은가. ^^

여주인공 카나메 또한 만만치 않게 굉장한데, 북한에서 AS전투가 벌어졌을 때 소스케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나무에 스스로 머리를 들이박아 뒤로 세 바퀴나 굴러 넘어지질 않나...  뇌속의 정보를 빼내기위해 기계에 구속되어 있을 때도 "풀어주세요..제발.."같은 연약한 애원이 아닌 "이제야 기억났어! 당신은 내 중학교 때 악덕과학선생이랑 똑같아!"라며 욕하지 않나..근성이 장난 아니다.

표지에서 풍기는 인상만 가지고 '별로! 너무 가볍고 시끄럽고 재미없을 것 같애'라고 단정지어서 미안해져버리고 말았다. <풀 메탈 패닉>은 다음권을 웃음지으며 손에 들 수 있는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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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팝은 웃지 않는다 1 - 부기팝 시리즈 1, NT Novel
카도노 코우헤이 지음, 오가타 코우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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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혹은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는다. 하지만 내가 겪은 일에 대해서 나는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혹은 알고 있을까.

부기팝을 덮고 나서  하게 된 생각이다.

유시진님의 쿨핫을 읽으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이유는 두 책 모두 '개개의 등장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하나의 사건을 여러 번 다른 각도에서 리플레이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겪은 양상이 다르고 그래서 같은 사건이라 할지라도 한 개인마다의 그것을 따져보면 전혀 별개의 '특별한' 이야기가 된다.

부기팝은  사건에 직접 뛰어든 학생과 주변에 머물렀던 학생, 그저 스친 학생 여러 명의 시각에서 때론 애틋한 이야기, 때론 흐뭇한 이야기, 또 어쩔 땐 잔혹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로 펼쳐지는 퍼즐같은 소설이다. 맨티코어는 보편적 도덕기준에선 쳐부셔야할 악당이지만 마스미를 향한 마음과 질투행태를 볼 때 어쩐지 안타깝기도 한 캐릭터다. 현재 지구상에서 천적이 없는 인간의 천적이라는 면에서, 만화 기생수에 나오는 기생수들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도 들고...처음 에피소드와 마지막 결말에서 인간애와 희망이 비쳐져 좋았다.

그래.."울고 있는 사람을 봐도 당신들은 아무렇지 않은가"라는 부기팝의 스산한 대사에 대한 희망적인 답변이 결말로 제시된 느낌이랄까.

아무튼 부기팝은 읽는내내 눈을 뗄 수 없었던 흡입력 강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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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베리의 살롱 1
권교정 지음 / 시공사(만화)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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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잡지<오후>를 사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작품이, 권교정님의 마담 베리의 살롱이다.   좋아하는 작가님인데다 이색적인 소재, 예상치 못한 인물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통에 눈이 안 떼진달까.

최근 완간본으로 출간된  <삼총사>를 옛 기억을 되새기며 무척 흥미롭게 읽었더랬는데, 마담 베리의 살롱에 그 삼총사의 요소가 군데군데  깔려있어 패러디의 묘미 또한 느끼고 있다.                        여기사 에필이 처음 킹교왕국의 수도로 가서, 총사대와 근위대 중 어디에 들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부분은 다르타냥이 총사대와 호위대 양 쪽을 비교하는 것과 흡사. ^^ 그러나! 교정님 특유의 재치가 확연히 둘을 구분시키는데, 에필은 연봉이며 보너스, 새로운 마구의 지급 여부 등을 궁상스럽게(!) 따지고 앉아있는 것이다. 음....비굴함과 궁상스러움이라는 단어를 귀엽고 유쾌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교정님의 독보적인 능력이다. 암튼지간에 <마담 베리의 살롱>에 등장하는 시대와 인물들의 의상은 과거 프랑스 총사대 시절의 그것을 자료로 해서 그런지 예스럽고도 눈길을 잡아끈다. 교정님의 가늘가늘한 그림체와 어우러져 섬세한 의상들이 한층 돋보인달까. 앗, 그러나 외형적인 요소만으로 마담 베리의 살롱이 좋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무엇보다 내용이 정말 흥미롭다. 교정님 본인이  밝혔듯 개인적이고 어찌보면 마니아적이랄 수도 있는 알쏭달쏭한 이야기.  의뭉스런 두건의 사내와 세계멸망의 예언서와 '이야기를 만들고 접는'  몇 명의 특이한 존재.  대략 어떻게 흘러갈지 감이 잡히긴 하지만 확언할 수는 없는 미묘한 이야기...그게 또 사람을 너무나 궁금하게 만들고 뒤에 대한 상상을 하기 바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니 엄청 진지한 얘기 같지만 <매지션>처럼 진지함이 주류인 만화는 아니다.  오히려 <마담 베리의 살롱>은 코믹함이 주류이고 진지함이 양념처럼 툭툭 던져지는 만화로서,  가벼운 마음으로 진지하게 읽을 수 있다. (<--어라?--;)

  아버지가 죽기 직전 뜬금없이 남긴 엄청난 빚, 그 빚을 갚기 위한 에필 자매의 필사적인 노력! 특히 동생 쪽의 비겁함은 예술이었다...ㅜ_ㅜb  뭐 평생 동생에게 얹혀살려던 에필이 수도로 가서 취직할 결심을 한 것이 어찌보면 더 대단하지만. 에필이 수도로 감과 함께 총사대, 근위대. 왕궁의 주요 요인, 에필의 숙모와 엄마와 검술스승 라토우가 얽힌 전대의 이야기, 무엇보다 킹교폐하(!!)가 등장해 사람놀라게한다. ^^;;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만큼 대작이 될거란 예감. 부디 완결까지 논스톱으로 달리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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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 박죽 공원의 메리 포핀스 네버랜드 클래식 15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 지음, 우순교 옮김, 메리 쉐퍼드 그림 / 시공주니어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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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메리 포핀스 시리즈 1탄은 십 수년 전부터 익히 알고 좋아해오던 책이지만, 그 2탄인 뒤죽박죽 공원은 존재조차 최근까지 몰랐었다. 있다는 걸 알고 구하려고 동분서주했으나 구판절판이라는 절망적인 문구만을 구했을 뿐이다. 그러던 차에 시공사에서 재출간된다기에 당장에 구입했다. 비밀의 화원이나 앨리스를 구입하면서도 느낀 거지만, 시공사책은 제본도 깔끔하고 번역도 괜찮아서 좋다. 책을 읽으면서 책내용 외의 요소로 짜증을 느끼는 일이 없다는 것도 행복임을 불량책들을 통해 느끼게 된 요즘이다.

동풍을 타고 날아왔던 심술궂고 허영심 많은, 그러나 신기하고 재밌기 그지없는 보모 메리 포핀스는 1탄에 이어 2탄에서도 그 진면목을 유감없이 과시한다. 새빨간 튤립이 꽂힌 모자를 쓰고 파란 원피스를 입은 채 '사뿐사뿐' 걷는 메리 포핀스, 그녀의 아름다운 자태는 태풍처럼 거센 바람 속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 주변의 공원관리인이나 개키우는 노처녀는 엉망진창이 되는데도 말이다. 철없고 눈치없는 마이클 때문에 화가 잔뜩 났다가도 거울 속의 자신과 눈이 마주치면 바로 미소짓는 메리 포핀스는 정말 대단하다. ^^ 이런 모습이 허영끼로 똘똘 뭉쳤다기보단 자기를 가꾸는 지나친 단정함과 자기관리로 보인다면, 팬의 맹목적인 관용이려나? 그치만 시장이나 영국총리부터 공원관리인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단정함과 깔끔함을 토로하는 걸 보면, 그닥 틀리지만은 않은 견해일지도.

 뒤죽박죽 공원 편에서는 주로 공원이 무대가 되는데, 바둑무늬 천을 깔고 나무 그늘 밑에 앉아 애 다섯을 데리고 우아하게 차를 마시는 메리 포핀스와 옆에서 뛰어노는 남매를 둘러싸고 사건들이 터져나온다. 뜬금없이 공원에 출몰한 사자와 멍한 경찰은 행복한 석고조각으로 변하고, 나무 그늘 밑에서 읽던 동화책의 세 왕자가 짜잔 나타나 '너희들이 책 속의 아이들이다'라고 주장한다. 소꿉장난으로 만들어낸 작은 공원이 살아움직이게 되질 않나 그림자들의 한판 무도회가 벌어지질 않나 신기하고 왁자지껄하고 즐겁고 우스운 일 투성이다.

뒤죽박죽 공원 다음 편은 과연 무슨 내용일지 너무나 읽고 싶다. 부디 시리즈 3탄도 출간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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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자연사 박물관 미래그림책 10
에릭 로만 글 그림, 이지유 해설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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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신세진 직장동료분께 선물로 어떤 책을 드릴까 고심하다가 세살배기 아기가 있다는 사실이 문득 생각나 그림책 코너를 검색해보았다. 서양작가의 그것보단 전래 동화가 내 취향이지만, 아이의 나이를 고려할 때 글이 많은 편인 전래동화는 맞지 않다고 판단됐다. 해서, 그림 위주의 멋진 책을 검색하기 시작했는데 칼데콧 상을 수상한 그림책들이 적당해보였다. 개구리들의 모험을 그린 <이상한 화요일>과 공룡이 그려진 <이상한 자연사 박물관> 중 선택을 망성였으나 결국 책주문한 건 <이상한 자연사 박물관>! 그 결과는 대만족!이라는 것이다. ^^

대사는 한마디도 없이 오직 그림으로만 전달하기에, 일단 그림의 퀄리티가 장난이 아니다.

한 장 한 장이 한 폭의 유채화라 해도 무리없는 수준으로, 붉은 색과 녹색 위주의 짙고 풍부한 컬러가 깊이있게 공룡세계와 박물관의 내부를 묘사하고 있다. 박물관에 진열된 공룡뼈나 박물관 내부 전경은 지극히 사실적이지만 와인빛에 가까운 갈색톤은 흐린 안개처럼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앞으로 일어날 놀라운 사건이 받아들여지는 데 일조한다.

새가 박물관 안으로 날아들어 공룡뼈들을 보게 되고 그 꼬리뼈 안으로 들어간 순간 머리부분은 살이 차오르기 시작하는 광경, 박물관 에 가득한 공룡뼈들이 부분적으로 살이 차오르며 되살아나고 그러다가 어느순간 과거의 공룡세계가 돼버리는 장면은 실로 놀랍다.

결론: 색채로나 내용전개로나 이 책은 진정 이름있는 상을 수상할 만 함.땅땅.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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