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1 - 마법사 하울의 비밀 하울의 움직이는 성 1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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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처음 하울과 소피가 5월제날 만나는 장면은, 애니가 압도적으로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 음악과, 그 허공을 가르는 씬은....원작의 '하울이 소피를 건달들에게서 구해주고 소피가 도망쳐버리는' 밋밋한 첫만남보다 훨씬 더 낭만적이다.

애니메이션에선 아름답고 신기한 장면연출에 신경쓰느라 스토리의 개연성과 내용전달엔 많이 미흡했다. 소설은 그 반대로서 스토리의 개연성이 훨씬 그럴싸하다.  하울을 뒤쫓는 황야의 마녀의 저주와 마녀가 죽고나서까지 덤비는 마녀의 불꽃마귀(캘시퍼의 동족)의 존재는, 애니의 '정체가 불분명한 전쟁, 왕실마법사 설리먼 할머니'보다 훨씬 명쾌한 적이다. (근데 애니의 근엄한 할머니 설리먼 마법사는, 소설에 나오는 하울의 스승님의 이미지다. 소설에선 설리먼이 젊은 남자고..) 하울이 처음으로 외모에도 신경 못 쓸만큼 헝클어진 채 구하러 달려오는 존재가 소피라거나..하는 점도 하울의 소피에 대한 사랑이 분명하게 드러나서 좋았고. 여튼 애니의 스토리를 이해 못 하겠어서 화난다 하시는 분은 소설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소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인상깊었던 것으로 고전동화를 비꼬는 신랄함이 있는데.... 첫 페이진가, 둘째 페이진가에 주인공 소피를 등장시키며 이런 설명이 나온다.  

"........소피 해터는 세 딸 중 맏이였다. 알다시피 성공과 사랑을 차지하는 것은 막내딸이고 위의 두 언니는 실패할 것이 당연한 인생이다. 그 중에서도 맏이는 특히나 비참한 운명이다. 그러므로 맏이로 태어난 소피 해터가............."

그렇다. 고전동화패턴은 언제나 앞의 두 형(언니)보다는 막내가 잘 되는 것이다. 왜 그래야하지?!라는 의문을 한번쯤은 품어들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작가 다이애나 윈 존스는 특히 강하게 그런 생각을 했던가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반발로 맏이가 가장 성공하게 되는가? 그런가하면 그렇지도 않다. 세 자매 중 가장 아름다운 둘째(가장 아름다운...은 대개 막내를 지칭했지만 역시나 특이하게도 둘째로 설정~)는 왕실마법사 설리먼과 결혼하게 되고, 셋째인 인기절정의 마사 해터는 하울의 제자인 마이클과 맺어지게 된다. 하울과 맺어진 소피까지 넣을 때 결국 셋 다 마법사와 결혼한 것이다.

음.....다른 서평에 보니까 이 책을 애들이나 읽는 동화다..라는 말도 있던데, 글쎄, 가끔 드러나는 신랄한 말투와 사고방식을 보건대 어린애들보다는 그 이상의 연령대가 읽는 것이 더 공감이 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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