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하시 루미코의 인어시리즈 1~3 박스 세트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인어시리즈의 핵심 키워드는 <인어고기>가 아닐까.

불로불사를 준다는 인어고기. 늙지도 않고 죽어도 반나절 후엔 되살아나는. 그런 게 눈앞에 있으면  먹을 사람은 의외로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일엔 대가가 따르는 법~ 아무나 인어고기가 몸에 맞는 것은 아니다. 체질이 받쳐주지 않으면 괴물이 되거나 죽게 된다. 인어고기를 소화할 수 있는 체질은 100만명에 하나 꼴이다. 그런 위험부담을 알고도 도전한다면, 정말 엄청난 욕망의 소유자이다.

여러 개의 에피소드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모두 인어고기와 관련되어있다. 자의로든 타의로든, 불로불사의 욕망에서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이든.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몇 백년을 홀로 살아온 꼬마남자애의 이야기였다. 워낙 어린 나이에 인어고기를 먹었기 때문에 혼자 세상을 살아가기 어렵고, 그 때문에 자신을 돌봐줄 '보호자(?)'를 만들어낸다. 인어고기를 먹여서. 인어고기가 위험하단 걸 알면서도, 자기에게 잘해준 호감가는 아줌마나 누나에게 들이대는 그 꼬마(사실은 수백살먹은 할아범이지만--;)의 마음이란 어떤걸까. 나로선 짐작조차 힘든 것일게다. 이해와 수긍이 되면서도 용인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달까.  인어시리즈의 에피소드들은 워낙에 엽기적이고 진혹한 것들 투성이지만,  비극성의 면에서 이 얘기가 가장 처절하게 느껴진다.

에피소드들을 연결하는 건, 인어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두 사람이다.  500년을 살아온 유타는 우연히 먹게 된 인어고기 때문에 평범하게 늙어죽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타개하려 하고, 또 한명의 주인공 마나는 인어들의 제물로 키워지던 자신을 구해준 유타를 쫓아 여행을 한다. 유타와 마나 두 사람의 여행에서는, 인어고기를 먹어 불행해진 사람들과 슬퍼진 사람들이 나온다. 나름대로의 행복을 찾고있다고 보여지는 건 마나 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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