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과 불의 노래 1부 - 왕좌의 게임 1 얼음과 불의 노래 1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이은심 옮김 / 은행나무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추천글 몇 편이 기억난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얼음과 불의 노래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보기 시작했다.

제 1부 왕좌의 게임은, 세븐킹덤의 여러 지방 영주와 수도인 킹스랜딩의 정치거간꾼들이 한데 얽혀 복잡하게 진행된다. 북부지방 윈터펠의 유서깊은 스타크 가문이 중심이지만, 왕비의 가문인 라니스터라든가 살해된 전 섭정 존 아린의 가문, 스타크 가문의 안주인 캐틀린의 친정 툴리가문 등 여러 가문이 또한 무시못할 비중으로 가세해 왕좌쟁탈전에 참여한다.  세븐킹덤 자국 내의 상황만도 이렇게 복잡한데, 여기에  현왕조가 수십 년 전 멸망시켜 외국을 떠도는 신세가 된 옛왕가 타르가르옌의 후예가 가세함으로써 왕좌의 게임은 한층 치열해진다.

톨킨 류의 전면 창작 판타지라기보다는, 서양 중세 시대를 모체로  지명과 민족을 살짝 비틀고 환상 요소를 가미한 패러디적 성향이 강하다.  쌍무적 계약에 입각한 봉건제도, 영주의 자치권이 인정되는 장원제, 기사들과 레이디들의 마상시합과 궁정무도회, 음유시인과 용병. 이거야 중세 서양 그 자체가 아닌가?  하지만 작가의 창작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부분도 상당하다.  세븐킹덤의 세계와 저 편 미지의 세계를 분리하는 월, 귀신들린 숲의 아더같은 으스스한 정체불명의 존재,  일반늑대와 다른 다이어울프의 창조. 익숙함과 낯설음이 교차하며, 또 그것들을 찾아내면서 저도모르게 얼음과 불의 노래라는 새로운 세상을 받아들이게 된다.

얼음과 불의 노래 최대 장점은 무엇일까? 나에게 있어선 뒤를 장담할 수 없는 전개와 예측불허의 인물행동이다.  불길하고 교활해보였던 난쟁이 티리온 라니스터의 의외의 진실미와 정의, 믿음직했던 리틀핑거의 캐틀린에 대한 거짓순정과 배신, 왕비와 그 오빠 자이메 라니스터의 충격적인 관계, 존 아린 전섭정의 죽음을 캐다 드디어 진실에 접근한 결정적 시점에서 닥쳐온 에다드 스타크의 죽음. 로버트 왕의 죽음이야, 일단 현왕이 죽어야  빈 왕좌를 놓고 게임이 벌어지든 말든 할테니, 당연히 닥치리라고 예상했었다. 그치만 1부의 핵심 중의 핵심인물이던 에다드가 (애칭: 네드) 그렇게 허무하게 갈 줄은 정말 몰랐다! 

읽다보면 어째 믿을 수 있는 인간은 몇 없는데다(글쎄, 네드와 아리아, 존 정도?)  인간의 잔악성과 사기행태 및 이기성에 치가 떨리고(라니스터가문, 리틀핑거, 산사 스타크가 특히 그러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음모에 머리가 터질 것 같지만, 그래도 어쩐지 계속 보게 되는 흡입력이 대단한 작품이다.

월과 귀신들린 숲, 윈터펠, 킹스랜딩, 에이레를 위시한 세븐킹덤의 곳곳.    비세리스와 대너리스 타르가르옌 남매가 떠도는 이국(몽골과 비슷하다).   처음에 각각의 장소에서 제각기 행동하는 사람들을 단면적으로 보여줄 땐  당최 이게 어떻게 되어가는 이야긴지 알 수가 없다가,  한 권 한 권 더해지면서 점차 윤곽이 잡히는 왕좌가 핵심에 있는 게임  또는 퍼즐.

 1권을 읽으며 조각조각 흩어진 단서들을 주워모으라. 머리를 굴려서 사건의 윤곽을 재빨리 정의하라. 그러면 얼음과 불의 노래는 한층 재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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