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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오디 R.O.D 1
쿠라타 히데유키.스튜디오 오르페 지음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요미코 리드맨.
讀子(독자: 읽는 사람)'리드맨(readman:읽는 사람)
정말 굉장한 이름이지 않은가? 책에서도 나왔듯이 그녀는 정말 이름에서부터 <책을 읽으며 살아가도록> 운명이 내정된 것 같다.
검고 부스스한 긴 생머리, 촌스럽고 커다란 검은 테의 남자안경, 긴 스커트와 넥타이로 졸라매는 셔츠 위에 덧입은 펄렁한 코트. 요즘 시대에 놀랍도록 외모에 신경쓰지 않은 모습이지만 그 코트가 들춰지면 훨씬 더 놀라운 걸 발견하게 된다. 각종 잡지와 문고판 책들이 주르륵 코트에 매달려있는 '걸어다니는 인간 책방'을 말이다.
책만 읽었다하면 지고의 행복에 빠져 표정은 '헤벌레~'해지고, 진귀한 책을 발견하면 침이....가슴께까지 흘러내리는 못말리는 독서광 요미코 리드맨. 그러나 그녀에겐 대영도서관 특수공작부의 코드네인 'paper'라는 거창한 직업이 있다. 평상시의 멍하고 헤벌레한 모습에선 상상도 못할만큼 민첩한 종이술사로서 책 회수나 구조(?)와 관련된 여러가지 임무를 수행하는 그녀의 모습은 평상시와 대비되어 무척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어찌보면 이것도 변신물(..;)의 일종일지도 모른다. ㅡ_ㅡ
고등학교 세계사 선생으로 임시부임한 요미코는 좋아하는 하이틴 소설가 <스미레가와 네네네>가 우연히 그 학교에 재학중인 걸 알고 사인을 받으러 접근, 그녀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나간다. 그러던 중 네네네를 노린 사이코 재벌2세(미저리에 나오는 여자처럼 작가를 제맘대로 하려는 또라이적 야망에 불타고 있다.=_=;)로부터 네네네를 지키는 일에 뛰어들게 되는데...
사건 중에 요미코의 숨겨진 과거-'검은 남자테 안경'을 요미코에게 준 연인이자 전대 종이술사가 등장하는데, 그 사람이 참 맘에 들었다. 허나...그는 이미 죽은 이. ㅜㅜ. 요미코가 지금과는 많이 다른 '책에 대해 다소 거만한 시각'을 가진 어린애였을 때 그녀를 넓은 시야로 이끌어준 그 사람과의 연애담이 언제 한 번 외전으로라도 정식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미리 본 애니메이션 쪽이 종이술사로서의 대결 면에 있어서 박진감이나 속도감은 더 넘쳤지만, 소설 쪽은 책이라는 것이 주는 다양한 느낌과 용도, 그리고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굴곡된 애정을 품은 사람들의 심리가 이리저리 더 잘 표현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