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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의 나레이션 1 - 시공 애장 컬렉션
강경옥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17세의 나레이션이라는 제목은 굉장히 묘한 여운을 준다. 18세도 19세도 심지어 16세도 <17세의 나레이션>과 비교하면 미흡한 감이 있다. 이 얘기를 읽어보면 알 것이다. 왜 굳이 17세가 되어야하는지. 17세, 십 대 후반 중에서도 가장 정의내리기 힘든 나이이자 돌아봤을 때 가장 마음 아릿한 나이다.
세영과 현우, 혜미. 그리고 연호와 현정 등 고등학생들이 가지는 일상의 감정 그리고 좋아한다라는 것에 대한 수채화같은 이야기. 때론 안타깝고 때론 두근거리고 때론 마구 웃어제끼게 되는그런 이야기.
현우의 아버지가 찍은 세영의 사진이 전시회에서 크게 클로즈업되는데, 그 때 세영의 표정이야말로 '17세'라는 것이 무엇인지 단적으로 이미지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손에 잡히지 않는, 실체화시킬 수도 없는 그 무엇을 가만히 바라보는 그 조용하면서도 어쩐지 열정적인 표정.
나는 정말이지 17세의 나레이션을 좋아한다. 그리고 볼 때마다 여지없이 처음 보는 것처럼 진지하게 빠져들게 된다. 내가 이 만화를 처음 볼 때는 17세보다 어렸고, 점차로 17세가 되고 17를 넘어가면서 계속적인 관점의 변화와 읽으면서의 감정변화를 겪었더랬다. 하하...그 어린 날 17세들의 어른스러움을 동경했고, 이제는 17세들이 순진무구함을 그리워한다. 나는 17세 때 어떤 나레이션을 했던가? 생각에 잠겨보기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