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왕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4
그림 형제 지음, 비네테 슈뢰더 그림, 김경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서양의 동화 대다수가 대개 그렇듯이,개구리 왕자의 정서 또한 우리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흉측하던 개구리가 짠하고 근사한 외모와 신분의 남자로 변한다고해서, 난데없이 결혼을 해버린다는 것은 좀 웃기지 않은가. 게다가 개구리를 싫어하더 공주는 그렇다치고, 개구리 왕자는 자신이 싫어서 벽에다 죽으라고 패대기친 공주를 어떻게 데리고 살 결심을 할 수가 있을까?

개구리는 자신의 본모습이 아니니까 상관없다는 것일까. 그러나 나라면 암만 그래도 싫을텐데, 내가 뚱뚱해졌을 땐 외면하다가 살이 쪽 빠지자 좋다고 다가서면 맘 한 구석 앙금이 남을 것도 같은데. 거 참, 재밌게 읽히기는 하지만 어디가 찜찜한 뒷끝이 남는 이야기다.

그러나 어쨌건 역시 시공주니어답게 제본이 무척 훌륭하고 문체도 유려해서 책 자체는 좋다. 개구리 왕자의 하인의 가슴에 가슴띠(철제 가슴띠)가 둘러져있다는 사실을 그간 얇은 동화책들에선 잘 다루지 않았었는데 그런 자잘한 사실들을 빼지 않아 소품적 묘미를 살린 것도 좋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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