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라베이스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열혈팬인 나에게 콘트라베이스는, 첨엔 썩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뭐, 기본적 재미는 있었지만 다른 것들만큼의 톡 쏘는 무언가가 없다고나 할까 웃음이 빠졌다고나 할까. 블랙유머건 뭐건 간에 이전작품들에서 나는 언제나 웃음의 요소를 발견해 키득키득 즐거워했던 것이다. 그런데 콘트라베이스는 우울했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별볼일없는 콘트라베이스의 연주주자인 이 남자가 궁시렁궁시렁 대며 자신의 역할을 과장되게 내세우는 모습은 씁쓸하고 슬펐다. 그러나, 여러 번 다른 상황 시간에 읽으며 나는 점점 콘트라베이스도 풋-하고 웃음지을 수 있는, 마냥 가슴 메이는 소설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억지를 쓰는 남자가 어쩐지 떼 쓰는 애같이 귀엽기도 했고 비정한 주위사람들도 또 어찌보면 나름대로 희화적이었다. 역시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인가. 하고 새삼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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