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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체온 - 뷰티플 라이프 스토리 1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대부분 사람이 그러리라 보는데, 나 역시 <서양골동양과자점> 때문에 이 <아이의 체온>에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되었다. 음, 역시 기대가 넘 컸던 탓인지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아마 아예 작가를 모르고 봤다면 나름대로 재밌지 않았을까 싶어 약간 안타깝다.
아이의 체온은 단편집이지만, 관련없는 단편묶음이 아니라 좀 연관성 있는 단편모음이다. 첫 번째로 나오고 또 주된 흐름은 아버지와 아이가 둘이 사는 이야기다. 아내가 일찍 죽은 탓에 아버지 혼자 아일 키우는데, 그 아이는 귀여운 소년으로 생김새 답잖게 아주 밝힌다.-_-; 중학생이 벌써 사고를 치다니, 좀 너무하지 않은가? 아들인 소년과, 그 아들의 상대인 여중생과, 또 아내의 부모님(장인,장모)과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단편은 끝난다. 음, 아버지 캐릭터는 맘에 들었지만 어쩐지 너무 태평한 감도 없지 않다. 가장 좋은 것은 장인, 장모? 죽은 딸이 잘하던 요리를 사위가 만드는 것에 회한에 잠기는 모습이 어쩐지 찡했다.
그 다음 얘기는 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잘나가던 남자와 사고를 낸 부자친구가 둘이 같이 사는 얘기다. 다친 남자는 이혼당하고 직업잃고 몸 병신되고 그 짜증을 몽땅 운전한 친구에게 풀지만, 그 친구는 당연하단 듯 그것을 감내한다. 그리고 온갖 사치와 안온을 제공한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나중에 그 막나가던 남자가 그동안 자기가 쓴 돈을 다 갚겠다고 나선 것이다.0_0; 나쁜 넘인줄 알았더니만 역시 이 작가 만화엔 악인이 없어..숨겨진 비밀이 아주 놀라웠는데, 사고 때 아예 죽어버린 친구, 그 친구를 이 두 사람이 동시에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친구는 처자도 있었고 외모도 별로였는데 어디가 좋았던 것일까.
고등학교 때부터 3친구 내에서 그런 3각관계(?)가 있어왔던 것이다. 다친 친구가 심하게 군 것도 알고보니 자기가 병신돼서가 아니라 그 친구가 죽었기 때문이었다. 둘이서 같이 울 때 나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약간 ^^ 웃음이 나는 건 그러구서 둘이 계속 같이 사는거다. 음음, 따뜻한 결론인건가? 앞 이야기의 부자도 잠깐 등장해서 반가웠다. 기대만은 못해도 재밌고 감동도 있고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