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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최고 단편선 - TV 피플
무라카미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삼문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아주 독특해서 읽게 된 책이다. 하루키상 팬이 되기 전에 한 번 읽고 팬이 된 후에 여러 번 읽었는데, 처음에는 아무 재미가 없었고 그 후에는 어느정도 재미를 느꼈다.
하루키상의 단편이나 중편은 따뜻하거나 건조하거나 환상적이거나 셋 중의 하나(?)다. -ㅅ-; 도서관에 갔다가 괴노인에게 뇌수를 빨아먹힐 뻔한 이야기(제목이;)는 환상적의 범주에, 빵가게습격/재습격은 따뜻함의 범주에 그리고 대개의 것들은 건조함에 속한다. 내 기준으론 그렇다. 이 tv피플은 환상적..에 속한다고 일단 간신히 평가를 굳혔다. 건조한..에 넣을까하고 굉장히 망설였지만 말이다.
집에 불쑥 인간을 1/3로 축소시킨 듯한 파란 옷을 입은 세 사람이 tv를 들고 들어온다. 그리고 설치하고 가버리는데 어떤 채널도 나오지 않고 파란 빛만 나온다. 아내는 집에 와서도 tv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 주인공은 회사에 갔다가 또 그들을 만난다.
흠...
흠...
하루키상의 머리 속엔 뭐가 들어있는 걸까;
건조한 가정생활, 지루한 회사생활 속에서 시들어가는 인간성을 말한 것일까. 아니면 단지 이런 기괴한 존재들이 난데없이 일상에 불쑥 나타나 묘한 활력이나마 던져줄 수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 제 3의 무엇인가?
나는 2번째의 가정을 택했다. 그래서..이것은 판타지다..언젠가 내 자신이 좀 더 많은 것을 겪고 달라진 후에 보면 다른 가정들을 더 추가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