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놀면서 살고 싶어 1
록뽄기 아야 지음, 박선영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평생 놀면서 살고 싶어>라니, 얼마나 공감가는 외침인가? 시내에서 시민 100명을 상대로 물어보면 소수의 근면성실한 사람들을 제외하곤 대다수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지 않을까?

미즈호는 24살의 젊은 교사고, 학창시절 운동부 활동하느라 못 논 것만큼 지금이라도 잘 놀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것 참, 우연찮게도 나와 무척 비슷한 처지다. 내가 운동부였던 것은 아니지만, 한참 푸릇푸릇하던 시절 모범생이라는 타이틀에 꽉 묶여서 오로지 학업에만 열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사가 되었지만, 솔직히 억울하다!

남들처럼 미팅도 소개팅도 등산도 락카페도 나이트도 안가고 오로지 학교-집-학교의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한 그 시간들. 게다가 학교에서도 강의실-도서관-식당-강의실이라는 엄청난 경로를 오갔던 것이다. 하다못해 과방이라거나, 학교근처 술집이라거나, 교내 카페라도 자주 갔었다면 얼마나 좋았으랴만은.

교무실에서 정시퇴근하며 나머지 시간은 오직 '놀기'위해 투자하며 그 때문에 다른 교사들로부터 곱지 않은 눈초리를 받는 미즈호를 보자니 정말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그런 식으로 교무실내 인간관계가 나빠지다 보니 교사들 회식에 대한 정보도 못 얻어듣고, 그 때문에 불참하니 더 인식이 나빠지고.. 정말 악순환의 연속. 그 결과 아무도 안 맡으려드는 골칫덩이 농구부 고문을 맡게 된 미즈호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왕년에 농구부 주장이 아니었던가! 말썽많고 말안듣는 다양한 농구부 녀석들을 여유로운 성격과 농구실력으로 꽉 휘어잡은 그녀에게 진정 감탄한다. 농구부의 히어로인 한 녀석이 반장난삼아 대쉬하는데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것에도! 사실 고등학생쯤 되면 반장난삼아 젊은 여선생에게 농을 걸기도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부드럽게 넘길 수 있느냐..!는 꽤 난제이기 때문이다.

미즈호가 지각할까봐 정장 대신 청바지차림에 화장도 못 한 얼굴로 헥헥대며 달려와 수업할 반을 헷갈려들어간다거나, 짓궂은 질문을 던지는 학생의 의도를 모르는 척 다른 쪽으로 넘길 때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음음, 정말 이래 라면서 말이다.

<평생 놀면서 살고싶어>는 미즈호와 농구부 소년의 미약한 로맨스가 주된 스토리지만, 아무래도 내게는 새내기 교사의 좌충우돌 학교적응기로 더 많이 다가온다. 놀면서 살고싶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와 학생에 묶여 있어야 하는 교사 미즈호, 그러나 점점 학교생활에서 '놀기'를 할 줄 알게되는 그녀에게 응원을 보낸다. 고문을 맡은 농구부활동이라거나 미술선생님과 미술실에서 보내는 시간 등 잘 찾아보면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즐겁게 놀 수가 있다. 그것을 알려준 미즈호에게 감사를! 나도 독서부나 만화부 고문이라도 맡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진지한 검토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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