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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하우스 Full House 16 - 완결
원수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풀 하우스를 보다보면, 일단은 그 화려한 의상과 집들과 정말 영국적인 분위기에 일단 압도된다. 정말 이 곳은 한국이 아니라 영국이란 느낌이 들도록 사람과 의식주와 문화가 잘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배경이 이렇게 그럴싸해짐에 따라 풀하우스의 내용에 몰입하기는 한층 쉬워진다. 영국 최고의 인기배우 라이더와 작가를 꿈꾸는 엘리 지. 두 사람이 엘리의 아버지가 남긴 멋진 집 풀하우스를 매개로 만나 티격태격하다가 결국엔 온갖 시련과 장애를 넘어 결국엔 사랑을 확인하기에 이른다는 할리퀸로맨스적인 스토리. 그러나 할리퀸에선 맛볼 수 없는 시각적 즐거움이 한껏 살아있어 할리퀸에는 비견할 수 없는 고급스럽고 정성스런 매력이 느껴지기도 한다.
대저 할리퀸계열의 사랑이야기란 것이 다 그렇듯이, 풀하우스의 두 주인공 엘리 지와 라이더 베이의 사랑도 결코 순탄하지가 않다. 서로 호감을 느끼면서도 자존심을 내세워 툭하면 싸우기 일쑤고 오해가 난무하고, 멋진 연적들이 떠억하니 등장해 두 사람의 사랑전선에 혼선을 빚기가 다반사다. 장대한 사랑의 서사시나 순애보적인 사랑을 좋아한다면, 절대로 마음에 들지 않을 그런 '현대적인' 사랑. 그러나, 이 작품의 큰 성공에 미루어볼 때 역시 시대에 적합한 사랑이야기가 마음을 끌게 된 것 같다. 패션쇼라든가 영화이야기, 인터뷰와 도박단 등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소 거리있는 소재들이 등장하지만 TV드라마나 영화로 인해 마치 우리네 일상처럼 낯익은 것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아무튼, 풀하우스의 최대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성질이 만만치않은 두 주인공 엘리와 라이더의 접전에 있다. 말싸움에 있어 한치도 지지않는 두 사람의 다툼이 아마도 이 작품의 반정도는 차지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지만, 절대 그 때문에 지루하거나 하지는 않다. 불꽃튀는 두 사람의 격전과 재치있는 말들을 듣고 있자면 대단해~라는 감탄사밖엔 말할 수 없달까. 철저히 서로 다른 두 사람이지만 말발만큼은 공통적으로 무척 세다. 하지만 너무 서로 굽히지 않는 통에 가끔은 보다가 속이 답답할 때도 있다. 서로 조금만 양보하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불쑥 치밀고 그들에게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말해주고 싶을 지경이다. 결혼까지 해서도 서로의 자존심과 굽히지 않는 기질때문에 순탄치 못한 두 사람, 그럼에도 결국은 사랑으로 정말 '해피엔딩'에 이르는 두 사람 라이더와 엘리. 이들이 영국을 배경으로 펼치는 사랑이야기는 할리퀸이나 헐리웃 영화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