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섄 1 - 괴물 서커스단
대런 섄 지음, 최수민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추천글을 보고 읽게 된 대런 섄 시리즈인 <괴물 서커스단>은 낯익은 구성을 취하고 있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도 그랬듯이 지극히 '현실적'인 소년의 일상생활 속에 갑작스레 '비현실적인' 무엇인가가 섞여들어버리는 그것 말이다. 음, 해리포터와 비교하는 것보다는 '공포'라는 맥락을 볼 때 예전에 나온 <꼬마 흡혈귀 시리즈>와 비교하는 것이 나을려나? 거기서 주인공 소년 안톤은 으시시한 것(주로 흡혈귀책)을 무척 좋아하고 결국엔 흡혈귀 루디거를 만나 친구가 된다. 그리고 대런 섄도 무서운 것(특히 거미)을 좋아하는 소년으로 괴물서커스단에 갔다가 인생이 바뀌어버리는 것이다.

여자인 나로서는 썩 공감이 가지 않지만, 12~3세 가량의 소년들은 공포스런 것에 두려움과 끌림을 동시에 가지고 무척 거기에 집착하는 면모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면을 예리하게 포착해 자극하는 책들이 많은데 대런 섄도 그런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책의 제 1요소인 '흥미'가 이로써 충족된 대런 섄은, 그러나 단지 그것뿐인 소설이 아니다. 처음부터 이 책의 이야기가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천역덕스런 거짓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정말이라고 믿고 싶어지도록 정말 실감나게 현실의 학교와 가정생활을 그려놓고, 슬그머니 비현실적 공포를 밀어넣어 현실과 동화시키려 든다. 그 시도가 어찌나 성공적인지, 뻔히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어쩐지 화지인 대런 섄이 들려주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 그 첫번째인 <괴물 서커스단>이 혹시 진짜 체험담은 아닌가 의심이 드는 거였다.

학교에서 축구도 잘하고 공부도 꽤하는, 잘나가는 소년 대런 섄이 친구가 들고온 괴물서커스단 전단지 한 장에 의해 운명이 바뀌는 이야기. 스네이크 보이라거나 수염나는 여자, 울프맨 등 괴물 서커스단의 흥미로운 공연이 단연 돋보이지만, 가슴에 남는 것은 '죽은 존재'가 될 수밖에 벗는 대런의 처지다. 뱀파이어의 피를 나눠받아 반쯤 흡혈귀가 된 대런은 가족들을 떠나야 하고 미련을 지우기 위해 아예 죽은 것처럼 연극을 벌이는데 대런의 부모님과 동생의 슬픔, 그리고 무엇보다 대런 본인의 슬픔에 나도 모르게 울음이 왈칵 치밀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존재인 절친한 친구 스티브와 본의아니게 원수지간이 되서 앞으로의 암담하고 어두운 미래를 예시할때 얼마나 속이 답답하던지! 자신의 안위보다 우정을 중시하는 대런의 소년다운 순수함이 감탄스럽기도 하고 한탄스럽기도 하다. 평범한 일상에서 비현실적인 괴물서커스단의 일상으로 자리를 옮긴 대런, 부디 언젠가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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