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의 세계 (합본)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장영은 옮김 / 현암사 / 199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소피의 세계는 대학 철학 강의에서조차 참고도서나 필수도서로 활용할만큼 심도깊에 여러 시대 철학사조와 철학자들을 파헤치고 있다. 그러나 전혀 철학전문도서같은 분위기가 없는 신기한 책이기도 하다. 표지만 해도 동화책같은 분위기에, 내용 또한 15세 소녀 소피를 통한 미스테리 소설같은 느낌이니 말이다. 소피를 통해 철학에 무지한 독자들은 알베르토 크녹스 선생님의 인도에 따라 각 시대의 가장 깨어있었던 사람들의 사상을 탐험하게 된다.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에 이르기까지 철학에 관해 참 많은 시간을 투자해 배웠었지만 그 본질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던 나.

그런 내가 소피의 세계를 읽으면서 소피와 함께 이름과 대강의 주장만 알던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심도깊게 접근할 수 있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와 베이컨 등 현명한 사람들이 시대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어떻게 왜 그런 주장을 하게 되었는지 차근차근 알아나가는 것은 예상치 못한 지적 즐거움이었다.

게다가 복잡하고 길어지는 설명에 주의가 산만해질만 하면, 크녹스 선생님이 그 점을 지적하고 소피에 투영된 독자의 주의를 다시금 환기시켜 일반 철학서적을 볼 때와 같은 문제가 해결되었다. 군데군데 '의문의 힐데에게 엽서를 보내는 레바논의 힐데 아버지'가 등장해 과연 그 사람의 정체는 무엇일까?라고 추리소설처럼 재밌는 흥분을 던져주기도 하고 말이다. 소설적 재미까지 곁들여진 무척 알기쉬운, 그러면서도 깊이있는 철학책이 소피의 세계다. 철학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과감히 책장을 펼쳐보라. 분명 알베르토 크녹스라는 이상한 사람에 이끌려 철학에 푹 빠져든 소피처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될 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