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지인 1
조진행 지음 / 청어람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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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지인은, 일단 유려한 문체와 무조건적으로 학살하다시피 살검을 펼치지 않는 소위 요즘 신무협식 주인공과는 다른 정상적인 사고방식의 주인공으로 내 마음을 끌었다. 그리고 고강한 무공을 내재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봉인되어 비실비실한 체격과 광증으로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상황이 짜증을 유발하기보단, 앞으로를 다짐하며 오히려 즐기게 만든다는 점이 신선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 장천사(별명)가 그런 악조건을 응용해 최고의 요리사로 발전(?)했기 때문도 있겠거니와 늘상 도가의 넉넉한 마음가짐을 보였기 때문이랄까. 인간으로서의 애증과 신선으로서의 아량을 함께 보이는 그를 보고 있자면, 그 주위에 기분나쁜 무리들이 나와 울화를 치밀게 해도 어느샌가 가라앉고 마는 것이다.

혈마사와 오행혈마경이 무림맹주 경제학에 의해 중원에 퍼져 위기를 초래하고, 오행혈마인의 위기에 장천사가 정면대치한다는 것이 큰 흐름이다. 그런데 처음과 달리 갈수록 황당하디시피 전개가 발전한다는 것이 흠이다. 여느 무협처럼 오직 주인공만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고, 어느 동굴에 있다 나오니 시간이 훌쩍 흘러 있더라는 설정은 같은 시기 출간된 황제의 검과 너무 똑같아 짜증이 치밀었었다.

황검에서도 그 설정이 싫어서 더는 안 보게 되었는데 천사지인마저도..! 게다가 황검이야 첨부터 주인공이 엄청나게 부각되었다지만 천사지인은 그렇지도 않았는데 왜 뒤로 가면갈수록 대결의 막판은 같은 양상이 되는건지. 아무튼 천사지인은 4,5권까진 추천할만한 무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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