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금렵구 1
유키 카오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11월
평점 :
절판


천사금렵구는 유키 카오리님 특유의 엄청나게 화려한 그림과 현란하고 복잡한 구성으로 일단 비쥬얼적으로 사람을 압도시킨다. 정말이지, 인물들의 그 아름답고 독특한 얼굴들만 보고 있어도 이 책을 소장하고 싶어진달까. 게다가 성격들은 얼마나 또 매력적인가 말이다! 바람둥이 의사 라파엘에, 말못하는 근엄맨 우리엘에, 불꽃같은 열혈소년 미카엘, 자기를 봐주지 않는 루시퍼님이기에 사랑한다는 이상한 놈 벨리알, 억압된 알렉쉘을 위해 천계와 신을 상대로 겁없이 칼을 빼든 루시퍼, 여동생이지만 그 모든 걸 뛰어넘어 사랑하는 세츠나와 엄마를 뿌리치며 세츠나를 향하는 사라. 하하..정말이지 다양한 인간과 천사, 악마들. 물론 이 외에도 온갖 인물들이 등장해 다 외우지도 못할 정도다. 그렇게 많은 인물들이 저마다의 특성을 확고히 가지고 생생히 살아움직이니 얼마나 감탄스러운 노릇인가!

물론 천사금렵구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은 단연 무도 세츠나와 무도 사라의 사랑일 것이다. 나만 해도 남매 간의 사랑이라는 그 엄청난 설저에 얼마나 경악하면서도 정신없이 빠져들었던가. 알고보면 알렉쉘의 혼인 세츠나나, 또 지브리엘의 혼인 사라나 몸은 피로 이어졌을지언정 정신은 별개라서 묘하게 납득해버리게 된다. 영혼은 제각각인데, 절대로 영혼에는 핏줄이란 게 없는 법인데 어떻게 영혼끼리의 끌림을 막겠느냐하는. 즉 육체를 초월해서 사랑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랑지상론인 것이다.

그리고 난 이 사랑지상론에 찬성한다! 이집트에서도 고대 왕족들은 남매 간 근친혼이 성행했고 여러 나라 왕실들에서도 근친상간은 많았다. 현대에도 그런 일은 꽤 된다고 한다. 도덕을 내세우며 경악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소위 그 '도덕'이라는 것은 애당초 사회를 유지하는 힘있는 자들이 만들어냈으며 그것이 어찌어찌 관슴으로 굳어져 보수파들에 의해 유지되었고 그러나 그것이 '옳다'라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말이다. 게다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도덕'은 제각각이고 변화한다. 그렇기에 이런 도덕을 내세우며 천사금렵구를 비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튼, 각종 금기에 도전하는 천사금렵구, 정말로 머리가 쇠망치로 울리는 듯 파격적이고 멋진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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