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대전기 10
이정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열왕대전기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친구의 열렬한 추천으로 1권을 펼치자, 아 이게 웬걸, 그림이 정말 '아니다' 싶은 거였다. 게다가 하나도 안 이쁜 사람 보고 자꾸 미인이다 멋지다 그러는 것도 공감이 안 갔었고. 그러나, 유니온 크로스라는 다국적 영재학교에 매료되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주인공 강개토와 내가 무엇보다 사랑하는 허무주의자 이스라엘 드윈터가 등장하면서부터 눈에 콩깍지가 씌이기 시작했다. 즉, 알맹이가 좋으니 겉껍질(?)도 작가가 세뇌하는 대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실제로 갈수록 그림이 세련되어지기도 했고 말이다. 한 권 한 권 사이의 시간상 격차가 크다보니 앞 권일수록 그림이 다소 어지러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1권과 10권을 펴들고 비교해보면 무척이나 다르게 보일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한 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앞권의 그림마저도 사랑스럽고 매혹적이기 짝이 없다! 그 뼈마디들이 드러나는 손이랑 가슴, 다리, 또 얼굴의 빗금(//)처리가 얼마나 멋져보이는지~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콩깍지이자 최대의 주관적 미의식이 아니겠는가! 카카카~ 그러나 이정애매니아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현상일 것이다.

열왕대전기는 완결이 안 나는 것이 통탄스러운 최대 걸작이다. 유니온 크로스의 영재 학교에서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개성을 진닌 소년들이 만나 펼치는 현학적 학원물에서, 곧이어 구원과 멸망을 노래하는 메시아와 사도 대항하는 인간들의 '종교전쟁'으로 발전하는 열왕대전기. 얼핏 황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변적이고 현학적인 이 반전이 나는 오히려 열왕대전기의 헤어날 수 없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인간의 왕인 마이트레야와 신들의 대리인 개토의 대결은 어떻게 전개되고 어떻게 끝날 것인가? 물론 간간이 나오는 어린 왕의 12사도의 미래상을 보면, 아마도 마이트레야에 의해 개토는 죽임당한 것으로 보인다. 후세에 어린 왕의 가르침을 박해를 피해 전달했다는 것으로 보아..그러나 확실한 것을 모르니 더욱 답답한 노릇 아니겠는가! 무엇보다 나의 사랑 이스라엘 드윈터의 개토를 향한 급격히 방향을 바꾼 애정의 칼날은 어떻게 되었는지 너무너무 궁금하단 말이다..ㅠ_ㅠ쥘쥘.

이정애님 특유의 유머와 인간적인 소탈함이 살아숨쉬는 한편, 그 끝없는 엄청난 지식이 살아숨쉬는- 내 개인적으로는 마치 움베르토 에코나 미셸 리오와도 같은 사변과 현학적 기질이 용해된 열왕대전기!! 정말이지 최고다!! 물론, 각양각색의 미소년을 골라잡는(?) 재미도 빠질 수 없다..쿨럭.-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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