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키드 5
아베 미유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아베 미유키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 한참 우리 나라에 야오이라는 장르가 해적판으로 출시될 때였다. 드물게도 원작과 똑같은 제목으로 나왔던 <위즈 키드>는 그저 야오이라면 무조건 읽고 보던 내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었다. 학원물이나 노예물(?)이 전부이던 그 당시 야오계에서 독보적인 미래 sf물 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단지 SF라고 좋아했을리는 없다. 얼핏 거칠고 복잡한(지금은 섬세하고 복잡하지만)그림체 속에 숨겨진 섬세한 감정들의 격류. 그 감성이 나를 매혹시켰던 것이다. 진이나 수민(부득이 해적판 이름.^^; 해적판은 4권까지밖이라 완결까지 2권은 정식판으로 봤음에도 해적판 이름이 더 기억에 남아버렸다.-ㅁ-;)은 알고보면 원수지간이다. 부모 세대의 은원이긴 하지만, 진이라는 신인류를 지켜내기 위해 연구원이었던 수민의 아버지와 일가족이 몰살한 것이다. 다행히 그들은 끝까지 그 사실을 모른다. 그것만이 아니라도 그들 앞에 고난은 차고 넘치니 진정 다행이라 할 것이다.

어쨌든 서로가 서로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려 하는 두 사람의 사랑이 가슴아프면서도 보고 있자면 너무 이뻐서 웃음이 났다. 수민과 진 외에 가이와 성빈의 사랑이 또 아주 진국(?)이었는데, 17세란 나이에 안맞게 어른스럽고 능글한 성빈이 자기보다 십 수년은 더 산 단순무식형 가이를 다루는 모습이란..후훗.

지구 모든 것이 파괴되고 살아남은 인간들은 지하에 도시를 만들어 살게 된다.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 도쿄도시. 그것을 총괄하는 컴푸터 시스템을 만든 것이 바로 우씨 일가다. 그 일가는 근친 결혼으로 피가 너무 진해져 결국 두 남매만이 남는데, 우성빈과 우혜빈이 그들. 그 중 우혜빈(누나)은 도시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아버지의 연구를 이어받아 신인류(일명 0넘버라 불리는 진과 같은 류의 초능력을 보유한 자들)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성빈은 오염된 지상으로 나가 기지를 세운다.

그러나 천재적 카리스마를 가진 그에게 도시의 연구원들과 능력있는 자들이 모여들고 주변의 마을과 함께 지상을 개발해간다. 강화인간, 일명 AP라는 무리는 초록색 눈을 가진 능력자들로 인간보다 뛰어나면서도 만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인권이 무시된다. 이런 강화인간 중 한 명이 '가이'이며 이 가이가 '성빈'을 지상으로 데리고 나온다. '진'의 양부는 이런 강화인간들을 만들어내는 박사였고, 진 역시 강화인간으로 생각되다가 나중에 '신인류'임이 밝혀지면서 도시인들의 노림을 받는 것이다.

환경파괴와 유전공학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따뜻한 인간과 인간의 문제를 그리고 섬세한 사랑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아베 미유키님의 만화 중에서도 특히 재밌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1~4권까지와 5,6권 사이의 연재년도가 꽤 차이가 나서 그림체가 무척 다르다는 문제가 있지만 말이다.^^;a

<위즈키드>도 나온 마당에, 옛날 <색다른 사랑> <미팅 파트너>로 나왔던 해적판들도 정식판으로 출간됐으면 좋겠다. <괴로울 땐 별님에게 물어봐>가 제일 먼저 정식판으로 나오다니..으음. 과연 최신작이라서 그런 건가.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옛날 것들이 그림은 거칠어도 감성적 측면에선 더 뛰어나다고 보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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