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븐 - 헤븐시리즈 제1권
V.C.앤드류스 지음 / 한마음사 / 1991년 4월
평점 :
절판


<헤븐>은 v.c. 앤드류스다운 글이다. 대표작 <다락방에 핀 꽃들>에서처럼 여자의 삶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그래서 약간은 고통스로울만치 현실의 음영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폭력적인 아버지 슬하에서 배다른 동생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헤븐, 그러나 동생들은 다른 가정에 입양되고 그 자신은 외갓집으로 가게 된다. 엄청난 부잣집인 그 곳에서 젊어보이는 미모의 할머니와 그녀의 한참이나 연하인 남편을 만나게 되는 헤븐은 이후 상류사회로 들어선다. 그러나 순탄치 않고, 저택의 비밀스런 곳에서 세상을 등진 장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얼핏 보면 신데렐라 이야기 같다. 그러나, 헤븐을 낳고 죽은 아름다운 어머니와 얽힌 할머니 및 그녀의 남편의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새로이 사랑하게 된 장인 트로이와 이간질에 의해 혈육이란 오해로 헤어지게 되는 슬픈 이야기. 다시 첫사랑과 만나 결혼하지만 그가 바람을 피우고.. 헤븐이란 아름답고 똑똑한 소녀가 여인이 되기까지 그리고 다시 어머니가 되고 죽기까지가 너무나 현실적으로 치열하게 그려진다. 외전격으로 등장하는 헤븐 어머니의 이야기에선 피상적이었던 할머니와 그 남편의 깊은 면모, 본질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헤븐이 죽고 난 후 이야기를 이어받는 그녀의 딸과 트로이의 이야기 등, <헤븐 시리즈>는 헤븐 개인의 이야기라기보다 그 핏 속에 이어지는 모계의 이야기다.

뭔가 현실에서 도피해 달콤한 환상을 충족시키고 싶다면, 헤븐을 집어들면 안 된다. 아니, 앤드류스의 작품을 집어들면 안 된다. 그녀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현실을 직시하고 철저히 파고들기에, 그래서 마냥 기쁨만을 주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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