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말세편 6 -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완결
이우혁 지음 / 들녘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퇴마록을 처음 본 것은 몇 년전 내가 아직 고등학생이던 시절이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판타지나 호러물이 거의 없이 외국작품들만 몇몇 존재했고, 그래서 퇴마록이 나왔을 때의 충격은 대단했다.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너무나 그럴법하게, 있을법하게 주술과 영(귀신)과 초인적 능력들을 섞어넣어 읽는 사람을 정신없이 홀린 퇴마록. 국내편은 사건중심이라 밤중에 홀로 침대속에서 보려면 어찌나 무섭던지..^^ 지금 봐도 무섭지만, 당시 한참 감수성넘치던 시기에는 장난 아니었다. 이후 해외편으로 옮겨지면서 뭔가 사건보다는 '인간'과 '싸움의 의미' 등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이 많아진다 싶더니..아니나다를까. 혼세편과 말세편에서는 그야말로 철학쪽으로 비중이 옮겨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래서 싫다거나 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랬기에 이 퇴마록은 일본에서 잔뜩 들어온 2,3류의 호러판타지물과 역력히 차별되며 독자의 의식 한 구석을 바늘로 쑤시는 것이다. 재미와 흥분의 소용돌이에서 슬그머니 진지한 사고를 하도록 유도하는 작가님은, 어쩌면 가장 뛰어난 선동가 자질(?)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분이 교사나 연설가, 정치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지?(웃음)

퇴마록은 역사적 문제, 특히 일본의 역사왜곡과 그들의 두 얼굴에 대해서 많이 다룬다. 루마니아 흡혈귀나 세계 각지의 전설과 주술에 대해서 다룰 때도 작가님의 해박한 지식과 엄청난 자료수집에 입을 벌리게 되지만, 아무래도 한일 고대사에 있어서의 지식을 따를 수는 없다. 왼통 한문인 사료들을 어떻게 다 찾고 분석하셨는지..각주랄까 해설이랄까, 하여간 그 부분을 보면 작가님에 대해 오직 감탄밖에 할 수 없다.

퇴마록을 읽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하하..정말 여러분은 실수하고 계시는 겁니다..!! 끝을 보고 싶다는 마음 반, 끝나지 않았음 하는 마음 반으로 지내온 몇 년, 드디어 퇴마록은 완결되었다. 그리고 작가님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 결말은 아니지만..그러나 이 이상의 적합하고..또 그들 퇴마사들-박신부, 현암, 승희, 준후-다운 결말이 어디 있으랴. 네버 엔딩 스토리를 꿈꾸며, 독자의 상상의 여지에 맡긴 마무리에 작가님께 감사를 표한다. ㅠ_ㅠ (아쉬움과 감동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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