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 한 사내가 72시간 동안 겪는 기묘한 함정 이야기
정명섭 지음 / 북오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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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잘나갔던 영화배우 강형모는 이젠 사기쳤던 다단계 사업의 피해자들에게 쫓기고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 갚기도 힘든 퇴물이었다. 아직도 잘나가는 줄 아는 그는 이젠 자신의 옛 명성을 이용해 돈 많은 여자들을 꼬셔 그녀들에게 빌붙어 사는 불쌍한 인생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날 큰 위기가 찾아온다. 요즘 작업 중인 어리숙해 보이는 이혼녀 서미진의 연락. 자기는 여행가야 하니 집에 있는 여행가방을 어디론가 옮겨달라는 부탁을 받는데! 덩그러니 집 한가운데 놓여있는 세개의 여행가방에는 생각치도 못한 물건들이 담겨있었다. 피로 범벅인 시체!! 오도가도 못하고 살인범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 그는 주말동안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자를 찾아야만 했다.

 

사실 서미진은 결혼과 이혼을 밥 먹듯이 하면서 위자료를 뜯어내는 꽃뱀이었다. 그런 그녀가 강형모에게는 왜 붙었을까? 돈도 없고 집도 없고 한몰간 중년의 영화배우에게.. 서미진의 돈에 빌붙어 사는 또다른 인생, 그녀의 동생은 어떤 인물이기에 그토록 강형모를 미워했던 것일까? 그녀의 딸은 왜그리 슬픈 표정으로 평범하지 않다고 이야기했을까? 서미진의 딸과 연애를 이제 막 시작하려던 학교 친구 원준은 여자친구 찾을 수 있을까? 강형모를 유일하게 믿어주는 여인 슬기의 기약없는 기다림은 계속 되어야만 하는걸까? 이 바닥의 맛을 알기에 이 바닥에서 바둥거리다가 죽어야 한다며 자존심만 쎈 그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과거의 명성에 눈이 멀어 추락과 추락을 거듭하는 퇴물 영화배우 강형모의 처참한 바닥을 보여준 72시간의 숨막히는 스릴러였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긴박감 넘치는 사건들의 연속, 그리고 반전에 반전까지.. 두어시간만에 후다닥 읽을 정도로 몰입감과 가독성이 좋은 소설이었다. 결론은.. 착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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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바스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박종대 옮김, 함지은 북디자이너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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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바스. 바이올린이나 첼로와 같은 현악기 중에서 가장 크고 낮은 음을 내는 악기라고 한다. 흔히 콘트라베이스라고 알고 있으나, 콘트라바스나 더블베이스라고도 불리우는 악기..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리 친숙한 악기는 아님이 틀림없다. 쥐스킨트는 이러한 비인기 현악기와 어떤 인연이 있었기에 이런 소설을 쓰게 되었을까? 이 이야기는 국립관현악단에서 콘트라바스를 연주하는 음악가의 독백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된다. 자신이 콘트라바스를 선택한 이유, 음악에 대한 이야기, 짝사랑하는 여인과 그 여인을 차지할 수 없는 슬픔에 대한 고백, 부족한 음악적 재능에 대한 한탄 등등.. 맥주 한모금씩 한모금씩 마시면서 늘어놓는 그의 끝없는 이야기는 포장마차에서 삶의 무게를 혼자 다 짊어진 중년의 한탄을 보는 거 같았다.

 

안전하기에 떠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방에서의 독백. 그리고 절대로 해고당하지 않을 철통 밥그릇 공무원 직장. 하지만, 그는 운좋았던 모차르트의 삶을 까대면서 자신의 음악에 대한 지식을 자랑했지만 음악적 감성이 부족한 자신의 모습에 슬퍼했고, 인기없는 콘트라바스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이 싫었지만 사랑하는 그녀의 관심을 얻기 위해 튀어보일 용기는 없었다. 흠.. 읽다보면 나도 그런 면이 있네? 라면서 공감할만한 것들이 있는 이야기였다. 그처럼 처절하게 소리치듯 떠들지는 않지만, 보통 사람의 보통 인생은 다 비슷비슷할 테니까.. 그러고보니 한때 꿈이 "보통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근데 그 "보통 사람" 되는 것이 정말 어렵더군요...

 

다행히도 그의 이야기도 끝이 있었다. 7시반 연주를 위해 그는 연미복으로 갈아입고 떠나간다. 창 밖의 도로 공사 소리나 밀려드는 자동차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방음이 잘 되어있는 방. 거꾸로 이야기하면 안에서 아무리 소리쳐도 밖에는 들리지 않는 방에는 그의 이야기를 듣던 나만 홀로 남았다. 한마디도 하지않고 듣기만 하던 나만 홀로.. 섬뜩하다. 이 책은 혹시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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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 - 일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낸 파리의 관찰자 클래식 클라우드 24
이연식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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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는 예술세계를 구성하는 온갖 법칙과 양식에 구애받지 않았다. 그는 인상주의를 이끌었지만 다른 화가들과는 다른 방향을 추구하였다. 클로드 모네와 알프레드 시슬레가 야외에서 자연을 그릴때, 그는 온갖 모순과 악덕의 근원인 도시에서 사람과 현실을 인공조명 아래에서 그렸다. 발레리나나 가수, 일하는 여성 등 인물의 순간적인 모습, 역동적임 모습늘 담고자 하였다. 그들의 찰라의 순간! 불가능한 순간의 포착하기 위해 드가는 시간을 담는 것이 아닌 시간의 존재를 담고자 하였다. 또한, 그림의 중앙을 비우거나 인물을 그림 모서리로 과감하게 잘라버리는 등의 이전까지 지켜오던 규칙을 탈피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일까? 그의 그림들을 하나하나 돌아보면서 가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일까? 이번 클래식클라우드 드가의 이야기는 그의 그림이나 인생을 중심으로 물 흐르듯 따라가면서 읽기가 힘들었다. 그에게 영향을 주었던 인물들, 모로나 마네 이야기가 중심이 되었다가.. 파리의 상황이나 사회상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되다가.. 그의 그림을 설명하기에 너무 많은 것들이 필요했을 수도 있고, 그의 삶이 너무 다양하고 예측불가였기 때문이기도 했을 듯 하다.

 

하지만, 드가는 단순히 발레리나 화가는 아니었다. 화려한 무대가 아닌 그녀들의 연습실이나 무대 뒷모습을 통해 도시와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현실 화가가 아니었을까 싶다. 화가로써 이름을 날리는 유명인이 되기 보다는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파리의 관찰자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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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안토니오 G. 이투르베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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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31구역에는 가족캠프라는 곳이 있었다. 부모들을 일하도록 아이들을 돌본다는 명분으로 꾸려진 이곳은 사실 그들만의 학교였다. 나치의 악명높은 수용소에 학교라니? 열심히 일만 하다가 가스실에서 생을 마감해야 하는 이런 곳에서 무슨 학교가 필요하단 말인가?! 가족캠프는 나치가 세상에 수용소의 무자비한 악행을 감추기 위한 예쁘게 꾸며진 거짓 가면이었다. 그럼 그렇지.. 하지만, 가족캠프의 프레디와 선생들에게는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있는 아이들에게 찰라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배움의 즐거움과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아우슈비츠에 대한 자료는 많이 있었지만, 숫자나 데이터가 아닌 그 안에서 있었던 가슴아픈 삶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자신의 삶과 죽음을 나치의 손가락 하나에 결정받았던 비참한 기억을 굳이 꺼내고 싶지 않기 때문일까? 가슴아프지만 이 책에서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31구역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디타라는 아이의 눈을 통해 말해주고 있다. 학교와 가족, 그리고 같이 있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들.. 가족캠프 학교 도서관의 사서였던 그녀의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아니 세상에서 가장 작았지만 가장 소중했던 희망에 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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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사이트 오브 유
홀리 밀러 지음, 이성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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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떨까? 놀라운 능력이기에 행복할까? 즐거운 사건뿐만 아니라 안좋은 것까지 알려주는 예지몽으로 사람을 멀리하던 조엘과 친구의 죽음으로 자신의 꿈을 내려놓은 캘리는 운명과 같이 만나 사랑을 한다. 하지만, 역시나 캘리의 죽음을 알게된 조엘! 그녀의 행복을 위해. 그녀의 꿈을 위해. 그녀와의 이별을 선택한다. 사랑하기에 보내준다. 예지몽을 꾸는 친아버지 워런과 같은 삶을 반복한 조엘. 그의 어머니처럼 그의 사랑 캘리는 행복한 삶을 누리다 그의 품에서 죽는다.

사랑하기에 보내준다.

 

사랑하는데 왜 보내줘야하는걸까?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보내준다는데, 나랑 함께 행복하면 안되는 걸까? 미래를 보는 예지몽을 꾸는 조엘과 그의 친아버지 워런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서 도망친다. 그들은 아니라 하지만 이건 도망이다! 언젠가는 죽는게 사람인데, 그럼 늙어서 죽는 꿈을 꾸었다면 관계를 유지했을까? 비록 일찍 죽는다해도 그 순간까지 함께 행복하게 지낼 수는 없었을까? 죽는 여인들은 행복했다고 하였고, 떠나보내는 남자들은 다행이라고 느꼈다. 그게 뭐야?!! 진짜 행복했고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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