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만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김병관 그림, 명랑 글, 송희구 원작 / 다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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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삶을 한마디로 정리하긴 어렵지만 굳이 따지고 정의를 내려보자면 ‘나’ 정도 되는 사람이 아닐까?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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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을 아시나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분인데요. 길어도 너무나도 긴 제목이라 말하다 보면 숨이 찹니다. 제대로 말했나 다시 돌아보게 되는데요. 하지만, 제목에 모든 것이 들어있네요. 대한민국 대표 중산층.. 아니 스스로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김부장의 이야기랍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는 그는 꼰대였고, 회사에 충성을 다하는 회사충이었고, 변화하지 않는 리더였고, 남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주장만 강한 고집불통이었답니다. 바로 우리 주변의 누군가처럼 말이죠. 재미나면서도 공감되는, 통쾌하면서도 아픔이 있는 웹툰책..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 이 좁은 땅덩어리에 두 다릴 뻗고 잘 수 있는 내 집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는 대기업에서 잘나가는 김부장님은 자존심이 대단하군요. 스스로 성공한 삶이라며 자화자찬으로 시작합니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좋은 대학 다니는 아들에게는 돈 많이 벌어오는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버지. 부하 직원들에게는 꼰대라고 보일지 몰라도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는 리더라고 하는데요.


너무나도 리얼한 그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니 약간의 의심이 드네요. 동기인 다른 팀장이 들고 온 신상 명품 가방이 자꾸 신경 씁니다. 동기가 이사 온 아파트가 자기 아파트보다 무려 5억이나 비싸다는 말에 충격을 받네요. 학창 시절 땡땡이치던 친구가 건물주가 되어 한 달에 3천만 원씩 번다고 하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과연 김부장.. 잘 살고 있는 걸까요? 괜찮으신 거겠죠?





회사는 냉정하네요. 언제나 최선을 다해 충성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안된다고 하네요. 그 어느 것보다 회사를 최우선으로 일했기에 가족과의 시간도 희생했고, 그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완벽하려고 노력했지만.. 그에게는 리더라는 역할은 이해하기 힘들었나 봅니다. 본사에서 공장으로 보직 이동.. 그리고 결국 희망퇴직.. 김부장의 미래는? 김부장의 자존심은? 결국 그는 결심합니다. 사장님이 되겠다고 말이죠. 무슨 이야기냐고요?? 책에서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대한민국 대표 꼰대 김부장. 이미 소설로 많은 인기를 얻은 베스트셀러였는데요. 이렇게 웹툰책으로 만나니 또 새롭네요. 상상했던 인물들과 사건들이 생생하게 눈앞에서 펼쳐지는 느낌입니다. 때론 코믹하고 때로는 사실적인 그림체도 이야기와 너무 잘 어울립니다. 김부장의 회사 생활이 마무리된 1권..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직장인 다니는,, 아니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이라면 100%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재미난 책이지 않을까 싶네요. 소설이 부담된다면, 웹툰으로.. 조만간 드라마도 방영한다고 하니 미리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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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 글쓰기의 분투 -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렇게 글을 씁니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래리 W. 필립스 엮음, 차영지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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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인생은 글쓰기를 향한 열망과 이를 방해하는 온갖 상황이 만들어낸 투쟁의 역사다.

_어느 작가의 오후



모든 이들이 사랑하고 인정하는 글을 쓴 작가들은 천재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요. <위대한 개츠비>라는 명작을 쓴 피츠제럴드 역시나 그런 의심을 하게 만드는 인물이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나 고민하고 연구하고 땀을 흘리면서 자신만의 글쓰기를 완성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만의 경험과 방식에 대해 수많은 이들과 주고받은 편지와 글에 남겨놓았다고 하는데요. 동시대를 살았던 헤밍웨이와 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동료 작가나 사랑하는 이들에게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그의 흔적들.. 조금은 그의 삶을, 아니 진정한 작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펼쳐보게 되었는데요. 과연 그에게 글쓰기란 무엇이었을까요?





“작가는 무엇 하나 허투루 허비하지 않는다”며 <위대한 개츠비> 역시나 자신이 쓸 수 있는 최선이 나오지 않는다면 세상에 작품을 내놓을 수 없다는 피츠제럴드. 그의 글쓰기에 대한 신념은 확실하네요. 진정한 작가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과감하게 자신의 작품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아픔도 있지만, 마음을 쏟은 인물을 고스란히 들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죠. 자신만의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면서 큰 그림을 그리는 단계부터 세부적인 내용으로 전개하는 시점까지 말이죠.


이렇게나 글쓰기에 진심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론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전문가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는 유명해지기보다는 제 이미지를 누군가의 영혼에 각인시키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예술의 강렬함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는 창작의 과정의 중요성.. 이게 바로 그가 추구하는 글쓰기의 본질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칼럼니스트이자 피츠제럴드의 마지막 연인이었던 쉴라 그레이엄, 그를 발굴한 미국의 전설적인 문학 편집자 맥스웰 퍼킨스,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존 필 비숍, 그의 아내 젤다 피츠제럴드와 그의 딸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그 외에도 수많은 동료 작가와 편집자와 선후배들에게 보낸 조언과 의견, 그리고 자신의 생각들이 가득 담긴 책이었는데요.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그를 진짜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너무 행복하고 너무 감사하고 너무 친근했던 거 같네요. 소설을 통해 만나는 작가는 창작된 그의 상상 속 세상에서 사건과 인물로 만나는 것이기에 하나의 유리벽이 있지 않나 싶거든요. 누군가 취재하고 조사해서 정리한 자서전은 각색되고 변형될 소지가 있기에 조금 조심스럽잖아요. 이렇게 그의 문장을 그대로 만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만남이 아닐까 싶네요. 글쓰기 방법을 배우는 책이기 전에 피츠제럴드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짝꿍 책인 <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도 궁금해지니 만나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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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천국 가는 날
전혜진 지음 / 래빗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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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았습니다.



그 김밥집의 낯익은 로고와 함께, 야채와 계란이 든 저렴한 김밥이 갑자기 전국으로 퍼져나간 것은 IMF가 온 나라를 강타하고, 사람들이 겨우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던 2000년 무렵이었다.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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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에는 무엇을 드셨나요? 저녁 메뉴는 무엇이었을까 궁금하네요. 가족과 함께하는 집밥이었을까요? 아니면 친구나 동료와 함께 하는 짧은 시간이었나요? 식사하셨나요?라는 질문이 인사가 될 정도로 밥 한 끼에도 많은 의미와 사연과 추억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하루 삼 끼.. 아니 최소한 두 끼는 먹어야만 하는.. 그리고 누군가 만들어야 하고, 누군가 함께 또는 혼자서 먹어야만 할 테니까요. 이 모든 것이 김밥천국이라는 작은 분식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음식 하나로 연결되는 이야기들 안에 말이죠. 음식 이야기면서도 사람 사는 이야기.. 군침 돌게 만드는 한국 단편소설 중에서 여러분은 어떤 메뉴를 선택하실지 궁금하네요.




모두가 가난하고 돈이 없던 그 시절에 김밥이나 라면, 국수 같은 간단하지만 따스한 음식을 24시간 저렴하게 만날 수 있던 김밥천국. 편의점이 없던 그 시절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던 곳이었던 거 같은데요. 그 시절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지만, 여전히 우리 삶에는 애틋한 사연과 힘겨운 하루가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김밥천국이라는 곳은 배고픔을 달래주는 분식점이 아닌, 삶의 허기를 채워주는 소중한 장소인 듯하네요. 열 편의 이야기 안에서 위로받고 위안을 받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거든요. 바로 우리처럼 말이죠. 바로 여러분처럼 말이죠.

아무도 자세히 봐주지 않는 학습지 선생을 하는 은심은 암 투병을 하면서도 배움을 놓지 않는 어르신을 만나면서 미래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귀를 닫고 말만 많은 상사 덕분에 엉망이 되어버린 홍보자료로 온갖 민원에 시달리는 팀장 은희는 자신의 꿈을 다시금 떠올려봅니다. 나이차가 많은 남편의 동생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 영주는 남편을 이해하면서도 답답하기만 하네요. 사랑하는 남편을 믿고 한국으로 온 리엔은 주변 사람들의 차별에 힘들어합니다. 그리고..

하루하루가 힘든 이들.. 우리 중에 누군가의 모습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고 힘나게 하는 것은 따스한 음식 하나라고 하네요. 인천에서 시작한 분식점인 김밥천국에서 만난 소박하지만 맛난 음식들.. 김밥, 떡볶이, 오므라이스, 김치만두, 비빔국수, 돈가스, 오징어덮밥.. 





학창 시절 친구들과, 또는 혼자서 간단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던 곳.. 그리고 취업해서 홀로 지내면서 바쁜 하루를 마무리하는 따스한 음식 한 접시를 가볍게 만날 수 있었던 김밥천국.. 이번 단편소설을 읽으면서 옛 추억이 떠오르더라고요. 나름 힘듦과 아픔이 있었던 그 시절에 먹었던 라면 한 그릇과 김밥 한 줄은 정말 맛있었던 거 같아요. 뭔가 바쁘고 정신없고 허술했던 시절이었지만, 그때는 지금과 다른 즐거움이 많았던 거 같거든요. 

아마 지금도 많은 이들이 김밥천국의 메뉴 같은 소박한 음식에 각자의 사연이 있겠죠? 그들이 마주한 현실에 고민하고 아파하면서 말이죠. 따스한 음식 하나에 위로를 받고 위안을 받으면서 말이죠. 문득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고민됩니다. 어떤 위로를 받을까 기대가 되네요.  수많은 메뉴가 있겠지만, 오늘은 떡라면 한 그릇과 참치김밥 한 줄이.. 아니 쫄면.. 아니면 찐만두.. 이런! 다 먹을 수 있겠죠? 자주 하면서.. 재미나면서도 따스하고 부럽기까지 했던 에세이, 여러분의 삶에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네요. 이번 주말에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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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어린이 시점 - 어른은 모르는 어린이의 귀여운 사생활
임소정 지음 / 유노라이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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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도 아니고 전지적 어린이 시점이라..? 뭔가 재미나고 신나고 순수한 장면들이 떠오르지 않으신가요? 가끔은 엉뚱한 행동과 말에 웃음을 터트리게 만들지만, 때로는 아이들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깨달음을 얻기도 하는데요. 바로 그런 이야기..! 어른은 모르는 어린이의 귀여운 사생활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에세이라는 소식에 냉큼 읽기 시작했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납니다. 솔직하고 순수한 사랑에 따스함도 느껴지고요. 엉뚱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부끄럽기도 하네요. 잠시 합법적으로 엿볼 수 있는 시간.. 함께 저질러보실래요?


어린이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이들의 재미나면서도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에세이에 가득 담아줄 사람은 과연 누굴까요? 모두가 힘들겠어요..라고 말하는 유치원 교사가 딱 떠오르지 않나요? 아직 뛰어노는 게 더 좋고, 자기주장이 강하고, 사회생활이 어색한 우리 아이들.. 솔직히 집에서 한두 명을 돌보는 것도 힘든데, 수많은 아이들과 하루 종일 지내야 한다니.. 이건 정말 의무감이나 금융 치료로 가능한 직업이 아닐 듯한데요. 그녀 역시나 힘든 일을 이겨내는 비법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단 한 가지 마법, ‘어린이의 마음’..!!! 그 마법과 같은 마음을,, 그녀만이 만날 수 있는 특권을,, 아이들에게 받은 행복과 위로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쓴 에세이라고 하는데요. 궁금하네요. 그리고 그 마음을 만나보고 싶어집니다.






떡볶이와 순대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사 먹으라며 육천 원을 모아서 선생님에게 건네는 따스함, 자기네 집에 놀러 오라며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알려주는 마음, 언제나 어디에서나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는 고백, 친구가 원한다면 뭐든지 나눠주는 사랑, 삐뚤빼뚤 글씨로 맞춤법도 틀리지만 정성스럽게 편지를 써서 건네는 정성, 반지를 잃어버렸다고 하니 함께 찾아주다가 결국 종이 반지를 만들어주는 배려, 길 건너 갈빗집 주인이 바뀌는 바람에 맛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 들리는 대로 쓰다 보니 입술틱과 양념테이프라는 신조어를 만드는 귀여움까지..


짧은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는지 모르겠네요. 행복 바이러스가 잔뜩 묻어있는 한 장 한 장, 사랑과 배려와 순수함이 가득인 하루하루를 읽으면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더라고요. 또 어떤 어여쁜 모습을 보여줄까 하고 말이죠.





일곱 살,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겠죠? 가끔 잠에서 깨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불가능하네요. 하지만, 까맣게 잊고 있던 그 시간을 다시 떠올리면서 추억할 수는 있지 않을까요?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럽고 순수하면서도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책을 통해 만나면서 말이죠. 어른이 되어서 좋은 점도 있겠지만, 잃어버린 너무 많은 것들을 그리워하면서 말이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네요. 가끔은.. 아주 가끔은 어른의 가면을 벗고 아이들처럼 해보면 어떨까 하고 말이죠. 받기보다는 주고, 숨기기보다는 솔직하게 말이죠. 특히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하면서.. 재미나면서도 따스하고 부럽기까지 했던 에세이, 여러분의 삶에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네요. 이번 주말에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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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줄리애나 배곳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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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제목이 길어도 너무 길어서 기억하기 힘든 책이네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하는 것이 있잖아요. 말줄이기.. 이 책의 제목은 “우주구슬”이라고 기억하기 쉽게 부르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줄여놓으니 오히려 너무나도 SF 소설다운 제목이기에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까요? 우주에 구멍이 생긴다는 건가요? 목차를 살펴보니 무려 15편의 단편소설이 담긴 작품이더라고요. 미국 문단의 슈퍼스타 줄리애나 배곳의 책이라고 합니다. 인기 작가의 소설답게 넷플릭스, 앰블린, 파라마운트, 라이언스게이트 영상화 진행을 논의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천선란 작가의 추천사까지 있으니 믿고 읽어봐도 되지 않을까요?



<가스라이터>
우리는 서로를 모른다. 잘은. 나는 임대한 신체를 입은 당신이 칸막이 너머 창가에 서서 밀밭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
p.155

누군가를 심리적으로 압박해서 자신의 뜻대로 하게 만드는 가스라이팅.. 어느 미래에는 이런 기술이 하나의 사업으로 발전해서 활용되는 듯합니다. 흥신소에 도움을 요청하듯이,, 탐정에게 사건 조사를 의뢰하듯이,, 누군가를 가스라이팅 하기 위한 돈을 지불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작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은 임대한 신체에 들어가 있는 AI라고 합니다.

프로토콜에 의해 진행하고, 준비된 매뉴얼을 바탕으로 상황별 가이드를 전해주면서 의뢰인의 가스라이팅을 도와주는 AI가 주인공인데요. 그는 작업 중에 이상한 상황을 마주합니다. 의뢰인의 타깃이 역으로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는데, 회사 그 누구의 고객도 아니라네요. 그렇다면 누군 걸까요? 바로 탈출한 AI..!!! 그리고 그에게도 탈출 제안을..!! 과연 그의 선택은..?? 흥미롭지만 살짝 무서웠던 이야기였기에 기억에 남네요. 이미 다양한 AI가 개발되고 일상화되고 있는 요즘에 자주 생각하는 주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인간과 AI는 어떤 관계로 나아갈까요?



<역노화>
나는 서른네 살. 아빠는 아홉 살.
p.180

그리고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인간의 본성을 가장 잘 담은 작품 ‘역노화’는 너무나도 좋았답니다. 평생을 무관심한 아버지였고 형편없는 남편이었지만, 가족이었기에 의료 기간의 연락에 급하게 달려간 딸. 그녀가 들은 소식은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선택 2번’을 했다는 건데요. 소생술 포기, 그리고 유전자 역전.. 점점 젊어지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신기술이랍니다. 대략 10년 정도를 하루 만에 살게 된다고 하네요.

80세의 아버지. 다음 날에는 70세, 그리고 매일매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어려지는 아버지와 그를 지켜보는 딸의 이야기였는데요. 태어날 때부터 아빠였던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 다시금 젊음을 만끽하지만 예정된 죽음을 앞둔 남자, 그동안 미뤄두었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그들, 마지막을 함께 하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까지.. 우리의 인생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순간의 실수로 자신들의 부모가 인간이 아닌 로봇임을 알게 되는 ‘옥스헤드의 아이들’, 데이트 연애 매칭 앱에서 점수가 안 좋으면 연애 신용불량자가 되어버린다는 ‘당신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아요’, 어느 날 갑자기 죽은 이를 촬영한 그녀가 죽은 아버지를 촬영하고자 하는 ‘홀리 마틴 여기 있다’,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여자에게 그 비밀을 아는 남자가 도움을 청하는 ‘지금의 지금’.. 독특하면서도 특이한 이야기들이 하나 가득인 짧은 소설들에서 각각의 매력에 빠지게 되네요.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되진 않고 있네요. 깨끗하고 맑고 산뜻한 미래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아픔과 고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삶이었거든요. 디스토피아 소설이라고 했지만, 세상의 존폐와 멸망보다는 우리 모두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아픔 이야기들.. 그렇기에 더 현실적인, 더 안타까운, 더 바라보게 되는 내용이었던 듯합니다. 영상화를 하고 있다니, 어떤 화면으로 담을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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