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
크리스틴 해나 지음, 공경희 옮김 / 알파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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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마주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아니, 어떤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까요? 영화나 드라마, 또는 책을 통해서 전쟁 이야기들을 만나긴 했지만 감히 상상할 수가 없네요. 그 이야기가 끝나면 우리는 다시 평화로운 삶으로 돌아오겠지만, 만약 그 전쟁이 현실이라면??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다면?? 생각만 해도 너무 비참하고 슬프고 처참하네요. ​이번에 만난 전쟁소설도 다르지 않습니다. 부족한 식량과 생필품, 매일 울리는 경보와 생명을 위협하는 점령군들. 전쟁터에 나간 이들의 소식을 들리지 않고, 남아있는 이들의 삶은 차마 말할 수가 없네요. 이런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생존을 위해.. 가족을 위해.. 또는 사랑을 위해.. 프랑스 작은 도시에 살고 있던 비안느와 이사벨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들의 선택에 답답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진한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답니다. 이미 수많은 이들을 감동시킨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요. 함께 읽어보시겠어요?


안전? 지금 중요한 게 그거라고 생각해? 저기 바깥에서 내가 뭘 봤는지 말해줄까? 적에게서 도망치는 프랑스 부대들. 무고한 이들을 살해하는 나​치. 언니는 그런 걸 모른 체할 수 있겠지만 난 안 그럴 거야. p.99 전쟁에서 돌아온 아빠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병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하나뿐인 언니 역시나 자신의 슬픔에 빠져서 어린 동생을 외면한다면.. 홀로 남아 외롭고 외로운 소녀, 이사벨은 천방지축에 사고뭉치가 될 수밖에 없었을 듯하네요. 학교에서 도망치거나 쫓겨나 아빠가 있는 파리로 돌아오지만 그녀가 마주하는 것은 차가운 침대뿐이네요. 외롭고 아팠던 어린 시절의 흔적들뿐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무모함은 전쟁의 소용돌이 안에서 빛나기 시작하네요. ​ 나치의 무차별한 공격에 항복하고만 프랑스,, 바로 그곳에서 그녀는 추락한 연합군 조종사들을 탈출시키는 무모하지만 용감한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사벨 로시뇰,, 나이팅게일이라는 뜻을 가진 그녀의 성처럼, 그녀는 나이팅게일이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는데요. 독일군의 눈을 속이고, 높은 산을 넘어서, 자유와 희망을 포기하지 않네요. 사랑하는 그를 마음껏 사랑하지도 못하고, 언제나 위험과 불안을 함께 하면서 말이죠.

물론이지요. 하지만 어떻게 제가, 소피가 이런 시대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옳다고 믿게 할 수 있겠어요? p.514 그리고 그녀의 언니, 비안느는 고향에 남아서 가족을 지킵니다. 그녀의 선택은 바로 가족이었거든요. 전쟁터에서 사로잡혀 수용소에 갇혀있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추운 겨울과 배고픈 하루를 버텨야만 하네요. 어린 딸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만 합니다. 전쟁은 그녀를,, 아니 그녀의 삶과 생각과 방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는데요. 그녀의 집에 머물면서 음식을 나눠주고 남편 소식까지 알려주던 독일 장교의 행동에.. 가장 친했던 친구인 그녀의 이웃이 유태인의 자손이라는 이유로 추방당하던 모습에.. 수용소로 잡혀가는 유태인들의 남겨진 아이들의 눈물에.. 아이를 지키기 위해 독일 장교에게 매달려야만 했던 그녀의 절실함에.. ​전쟁이 끝나고 조금씩 평화가 찾아오기 시작하지만, 그녀의 몸과 마음에는 그 시간의 흔적과 아픔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답니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아직은 어리기만 한 딸에 대한 책임감으로 그녀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들.. 과연 그녀의 선택은 올바른 것이었을까요? 살아남기 위해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 시간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 모든 일을 떠올리지 않고 내가 어떻게 갈 수 있을까? 내가 저지른 끔찍한 일들, 내가 가진 비밀, 내가 죽인 남자.. 그리고 내가 가질 수밖에 없었던 그 사람을? p.232 전쟁이 끝나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누군가 편지 한 통을 받습니다. 이제 노부인이 되어버린 그녀에게 도착한 편지는 초대장이었는데요. 파리에서 열리는 '국외 탈출 안내인들의 모임'에 참석해달라는 초대장이었다고 하네요. 전쟁에서 사람들을 도왔던 그녀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듯,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살아왔던 그녀에게.. 과거의 기억들이 손짓을 합니다. 왜 지금에서야..? 어떻게 하길 원하는 걸까요? 그동안 가슴속에 꼭 담아왔던 그 시간들을 이제는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에게는 연약한 노인이겠지만, 그녀는 아들이 알지 못하는 강인함이 있었네요. 엄마였고, 아내였고, 친구였고, 언니였던 그녀가 가지고 있던 바로 그 용기와 사랑을 말이죠. 그래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파리로 향하는데요. 과연 그녀는 누구일까요? 연단에서 떠나간 이들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그녀는 누굴까요? 가족과 친구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비안느일까요? 불의와 사랑을 위해 누구보다 용기를 냈던 이사벨일까요? 아니면.. ​

전쟁.. 누군가에게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또 누군가에게는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지울 수 없는 시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이사벨과 비안느, 두 자매의 선택이 만들어낸 기적과 같은 일들도 많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더 많은 이들이 기억해야만 하는 것들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사랑을 위한 그들의 희생에 대해서 말이죠. 그들의 용기로 인해 꺼지지 않았던 희망에 대해서 말이죠. ​ 오랜만에 만난 두꺼운 책이었지만 단숨에 읽었네요. 읽으면서 중간에 멈출 수가 없었거든요. 그들의 발걸음 하나에 숨죽이고, 그들의 목소리 하나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아픔에 함께 슬퍼해야만 했답니다. 그래서일까요? 다코타/엘르 패닝 자매가 주연으로 찍고 있다는 영화가 너무나도 기대되네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린 전쟁소설 외국 베스트셀러를 어떻게 담아냈을지 궁금하더라고요. 영화 개봉하기 전에 먼저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런 이야기는 지금 당장 만나봐야만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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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랑 - 우리가 무뎌진 것에 대하여
고영호.신혜령 지음 / 북스고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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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사랑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 뭔가 답이 나올까요? 그 순간에 우리는 몰랐던 우리들의 모습들.. 평범했다고 생각하지만 특별했기에 평범할 수도 있었던 그 시간들.. 너와 내가 만나서 하나하나 쌓아 올린 이야기가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사진가의 이야기 속에서 조금 더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분명 빛은 렌즈를 통해서 들어와서 사진으로 남을 텐데, 이들의 사랑도 함께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가 보네요. 너무나도 설레게 만든 에피소드에는 따스함과 정겨움과 행복.. 그리고 특별함이 있더라고요. 한 장의 사진에도.. 그래서일까요? 요즘 읽으면 너무 좋을 듯한 에세이였는데요. 살짝만 만나보실래요?





저기까지만, 같이 쓰고 가도 될까요?


첫 번째 이야기부터 너무 설레게 만드네요. 매일매일이 똑같이 반복되는 건조한 삶, 잊을만하면 잡히는 회식과 점점 무거워지는 책임감과 피로감에 힘들어했다는 남자.. 그런데, 많은 비가 내리던 어느 퇴근길에 만난 인연으로 삶은 특별해졌다고 하더라고요. 버스에서 내렸지만 우산이 없던 그의 눈에 우산을 쓰고 있던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는데요. 그녀에게 불쑥 건넨 한마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봤던 대사였는데요. 그렇게 말없이 잠시 한 우산 아래에서 걸었던 남자와 여자.. 그날 이후 서로를 떠올렸고, 그렇게 시작된 사랑.. 사랑이란 이런 거겠죠? 예상하지 못한 순간, 내 삶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들의 이야기에 설레는 건 저 혼자만이 아니겠죠?





그가 만난 이들은 참으로 다양하네요. 사랑 역시나 다양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을 담은 사진에는 그 순간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시간이 담겨 있는 듯하더라고요. 조용히 스며든 인연, 예상하지 못한 프러포즈의 행복, 중학교 동창 연인이 함께 했던 학창 시절, 잠깐의 다툼으로 어색했던 시간, 연인에서 부부에 이어 부모가 된 세월, 절대로 놓지 않고 마주 잡은 손,,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요? 설렘과 따스함, 그리고 행복과 미소가 에세이의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온전히 담겨있네요. 그리고 함께 담긴 사진 안에도..





좋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언제부턴가 이 일을 단순히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창이자 오래도록 붙들고 싶은 일이다.


에세이에 담긴 이야기와 사진을 보면서 너무나도 부럽고 너무나도 궁금하더라고요. 책에 담긴 사진보다 더 많은 사진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인스타그램을 접속해 봤는데요. 더 많은 사진들이 하나 가득이었답니다. 그리고 사진 하나하나에는 예쁜 구도와 조명과 편집 이상의 것들이 담겨 있더라고요. 그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합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방금 렌즈를 통해 들은 다양한 삶, 그중에서도 사랑에 대해 읽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그럼에도 사랑'이 아닌, '그러니까 사랑'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이야기, 그리고 마음이 담긴 사진이 함께 있는 매력적인 에세이였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무뎌진 감성을 촉촉하게 해주는.. 저뿐만 아니라 여러분에게도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 한번 촉촉하게.. 모두가 평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특별했기에 평범하다 말할 수 있는,, 아니 모두가 특별했기에 평범하다 말할 수 있는 사랑의 추억에 빠져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저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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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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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은 문제가 아니고, 네가 소녀인지 소년인지도 관계없이. 저 통로 안쪽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진실과 마음의 힘이니까. /p.36


매일매일 도서관을 찾는 중학교 2학년 소녀, 나나미는 도서관에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책이 조금씩 사라지는,, 그래서 도서관 책장 여기저기에 빈틈이 보이는 듯했거든요. 천식 때문에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는 나나미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인 책들이 말이죠. 그런데,, 나나미 말고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듯합니다. 오랫동안 도서관을 지키고 있는 사서까지도 말이죠.


​그런데 어느 날,, 회색 양복을 입는 탄탄한 체격의 남자를 발견하는데요. 얼굴을 보이지 않았지만 나나미는 느낌이 옵니다. 바로 그가 범인이라고 말이죠. 그리고 이번에는 괴도 뤼팽 전집 열권이 한 번에 사라지는데요. 책과 함께 그가 사라진 통로에는 푸른빛의 입구가..? 그리고 거기로 가지 말라고 말리는 말하는 고양이 한 마리..!!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죠?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나나미는.. 괴도 뤼팽 전집을 찾기 위해 그 안으로 들어갑니다. 말하는 얼룩 고양이, 얼룩과 함께 말이죠.







통로 안쪽에서 만난 건 뭘까요? 회색 얼굴의 병사들에게 훔쳐 온 책을 불태우라고 지시하는 장군은 스스로를 '함께 걸어가는 자'라고 합니다. 또다시 방문한 통로 안쪽 세상은 아무런 글도 적혀있지 않은 새 책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뿌려대는 재상은 '만들어진 자'라고 답하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문해서 만난 왕은 이제 모든 것을 불태워서 없애버리기로 했다네요. 자신의 성도, 자신의 병사들도, 심지어 자기 자신도.. 이들이 나나미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했지만 실패했거든요. 마음의 힘이 강한 나나미는 위협적인 존재였거든요. 그래서 결국..!!


그녀 혼자만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천식 때문에 달리기는커녕 계단 오르기도 힘들어하는 소녀에게 용기를 준 것은 바로 그녀 주변의 사람들이었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 세상에는 그들이 말하는 남을 밟고 올라가는   이들만 있는 건 아니었거든요. 자기만의 일에 빠져서 주변을 보지 못하는 이들만 가득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누군가 함께 할 거라는 믿음.. 그리고 많은 이들이 사랑했던 책이 가진 힘까지.. 






못 들었다면 다시 한번 말해줄게. 당신은 이제 내 소중한 친구야. 그러니 나도 당신한테 말할게. 정신 차리라고. /p.236


솔직히 말하면, 온라인 서점에 올라온 책 소개를 보면서 초등도서 판타지소설이 아닐까 했는데요. 읽고 나니 모두가 함께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성장소설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점점 더 혼자가 되어가는 요즘 우리들, 성장이라는 가면 속에서 욕망에 빠져서 달리고 있는 모두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였거든요. 그래서,, 모두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주인공이 외치던 한마디를 꼭 들려주고 싶더라고요. 정신 차리라고..!! 마음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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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다는 말 - 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익숙한 세계
이수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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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다.. 참 많이 사용하는 말이 아닐까 싶은데요. 굉장히 좋은 의미로 자주 사용하곤 하잖아요. 인위적이거나 억지스럽지 않은.. 모든 것에 어울리는, 그리고 순리를 따른다는 의미..? 그런데,, 조금 다르게 이야기하는 과학도서 한 권을 만났답니다. 자연은 답을 알지 못한다? 진짜 문제는 과학주의가 아니라 자연주의라고 하는데요. 많은 이들의 상식을 깨뜨리는, 뭔가 살짝 위험한 이야기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궁금하더라고요. 도대체 왜? 어떤 이유로 이런 주장을 아는 걸까요?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자연은 잘못된 건가요? 아니면 자연스러운 것이 잘못된 걸까요? 제목 하나만으로도 다양한 질문을 하게 만드는 과학도서였는데요. 읽으면서 너무나도 충격을 받았답니다. 하지만 논리적이고 신선한 이야기에 너무나도 즐거웠답니다. 충격적인데 즐거웠다? 뭔가 이상한가요? 살짝만 알려드릴까요?





어떤 행동이 자연 상태에서 관찰된다는 사실로 그 행동의 정당성, 나아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을까? 이를 논리학에서는 '자연주의 오류' 또는 '자연에 호소하는 오류'라고 한다. 오류인 까닭은 무엇일까?

p.23


우리는 흔히 이런 이야기를 하잖아요. 자연스러운 것이 좋은 거다! 자연스럽게 행동해라! 자연의 이치에 어긋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이죠. 자연은 질서정연하고 논리적이고 규칙적이라는 생각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모두가 가지고 있는 자연에 대한 무한한 믿음과 긍정의 결과일 듯합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하던 말과 생각들이 오류라고 하네요. 오류는.. 뭔가 크게 잘못된 거 아닌가요?


무언가 존재한다는 것과 그것의 가치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자연에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할 만한 가치라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은 우리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는데요. 자신이 알고 싶은 것만, 그리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만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네요. 바로 확증 편향..!!  공격성은 자연에 존재하지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니까요. 공격성은 남성의 본성이라 생각하지만, 일부 동물은 암컷이 더 공격적이거든요. 우리는 모두 장님이었군요.



그렇다면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나쁘다..! 이 말은 어떨까요? 정말일까요? 성관계의 자연스러운 목적은 출산이라는 전제하에서 피임은 신의 뜻을 거스르는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 되는데요. 특정 종교에서 피임을 부정하고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하네요. 아니, 피임도구를 금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월경주기를 피하는 자연피임은 허용된다고 하네요.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여성들에게는 피임이 나쁜 걸까요?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동성애는 어떤가요? 아직도 많은 사람들과 종교와 국가에서 인정하지 않는 관계가 아닐까 싶은데요. 자연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하지만, 많은 동물들이 동성 간에 다양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자연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그 밖에도 공격성은 남자의 본성이라는 생각, 남자는 여자보다 공감을 못한다는 생각, 남자가 여자보다 수학을 잘한다는 생각, 침팬지만으로 대변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주장들까지.. 이 모든 것들에는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자연스럽다고 하지만, 자연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누군가에게는 반갑겠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해방의 경험이다. 앎의 지평이 확장되고 그 안에서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된다는 의미에서의 해방.

p.201


이렇게나 날카롭고 지적인 충격은 오랜만이라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네요.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나만의 상식을 이렇게나 처참하게 무너뜨리는 그녀의 주장은 너무나도 논리적이고 반박 불가네요. 하지만, 여전히 자신만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겠죠? 여전히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인간 중심의 시선을,, 자신들만의 시선을,,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자세를.. 이 책의 이야기처럼 완전히 뒤집지는 않더라도 조금은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자연스럽다는 말.. 참 위험한 것이었네요. 언제나 조심스럽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또다시 놓치고 살아온 것들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부터 조금 더 조심하고,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익숙하지만 낯설게 보는 연습도 함께 말이죠. 재미나게 읽으면서 멋지게 한방 제대로 맞을 수 있는 과학도서.. 추천드립니다. 당신은 절대 자연스럽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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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단단한 하루 - 누드 사철 제본
지수 지음 / 샘터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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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셨나요? 요즘 잘 지내고 계시나요? 하루하루 어떤 모습과 어떤 생각과 어떤 느낌으로 보내고 있으실까 궁금하네요. 하지만, 바쁘고 지치고 힘든 하루가 지나고 보면 이런 생각도 하기 힘들기도 하더라고요. 때로는 허무감과 함께 공허함까지 느껴지는 하루도 있더라고요.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하고 사는 걸까? 나만 이렇게 지내는 걸까? 나는 괜찮은 걸까? 잘 지내고 잘 살고 있는 거겠지?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에 가득 떠오르는.. 바로 이런 날에 필요한 것은 위로와 공감, 응원 한마디가 아닐까 싶은데요. 귀여운 핑크 토끼가 들려주는 나를 돌보는 이야기,, 소소하지만 차근차근 쌓아가면서 단단한 하루를 만드는 웹툰 그림책은 어떨까 싶네요. 요즘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SNS와 여러 권의 책을 통해서 다정한 위로와 따뜻한 응원을 전하는 토끼툰을 그리고 있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는 지수 작가의 소개글을 읽으면서 너무나도 좋은 문구가 있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소중한 것을 더 소중하게 누릴지를 궁리한다는.. 읽는 순간 너무나 마음에 들더라고요. 더 많은 것을 더 다양한 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아니라,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조금 더 많이 최대한 만나려고 한다는 이야기잖아요. 너무나도 공감하게 되었고, 그녀의 생각에 감동하고 말았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오늘도 단단한 하루>라는 제목이 더 마음에 와닿습니다. 어떤 그림으로 담은 에세이일까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어떻게 단단한 하루를..???




피부도, 마음도, 통장도, 근육도, 능력도.. 전부 다 하루하루 굴려야 생기는 덩어리다. 중요한 건, 성실히 굴리는 거. 엉성해도, 삐뚤어도 계속 굴리는 거. 그게 결국 가장 멀리 간다.
p.163

당장은 표시가 나지 않더라도 조금씩 하나씩 시작하고 이어나가는 것.. 정말 이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더라고요. 그렇게 쌓인 것들이 어느 순간에는 하나의 결과를 보여주거든요. 유연성이 없어 뻣뻣하기만 했던 몸도 꾸준한 운동으로 달라지고, 지금의 나를 조금 더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언젠가 더 나은 나를 위해 일단 계속해보는..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다시금 결심하게 만드네요.

그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어가는 하루하루에 대한 이야기들도 공감이 가더라고요. 나를 위해 최적화된 소비생활, 한걸음 늦춰서 조금 천천히 가는 즐거움, 지금 주어진 것에서 다해보는 최선, 단점도 다르게 보면 장점이 되는 마음가짐까지.. 핑크 토끼의 시선과 관점이 너무 좋더라고요. 정말로 하루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들이더라고요.




그저 나를 잘 돌보고 싶은 마음에 쓰고 그린 이야기들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따스한 책 한 권으로 나눠주셔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나를 위한,, 내 몸과 마음과 환경과 관계, 그리고 삶의 모든 순간들을 세밀하고 따스하고 친절하게 들려주고 있었거든요.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더라고요. 김토끼와는 모든 것이 같을 수는 없었지만, 나는 어떨까?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계속 고민하게 되네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바로 나..!! 누가 뭐라 해도 나를 챙기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일 테니까요. 여러분도 동의하시나요? 김토끼의 고민과 노하우가 가득 담긴 그림책 에세이와 함께 조금 더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보시면 어떨까요? 가만히 숨도 쉬고, 누군가와 함께 하기도 하고, 내 몸을 위해 선물도 해보고, 나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뭔지 질문도 해보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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