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펼침 (주책공사 5주년 기념판)
이성갑 지음 / 라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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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다 아는 부산 동네 책방 주책공사. 그러고 보니 제목이 참 위트 넘치네요. 딱입니다! 직접 가보진 못하니 책으로 만나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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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다리, 서울을 잇다 - 공학 박사가 들려주는 한강 다리의 놀라운 기술과 역사
윤세윤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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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한강의 다리는 한강철교, 한강대교, 양화대교, 한남대교, 성수대교, 원효대교, 올림픽대교, 반포대교로 총 8개의 한강 다리이다.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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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들으셨나요? 교각 위에 상판을 이동하다가 무너져내려 많은 이들이 죽거나 부상당한 교량 붕괴 사고.. 바로 얼마 전에 벌어진 일인데요. 기둥 위에 올려져 있던 상판이 엿가락처럼 휘어지면서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섬뜩하더라고요. 그 위에 있던 작업자, 그 아래를 지나던 자동차 운전자, 그 근처에 있던 사람들.. 얼마나 놀라고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덜컹덜컹..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고 있는데 문득 이 뉴스가 생각나더라고요. 이 다리는 괜찮은 걸까? 오래전이기도 하지만, 한강 대교 중에서 성수 대교도 무너졌었잖아요. 몇 년 전에는 경기도의 하천 다리에 보행로 부분이 주저앉아버리기도 했잖아요. 두근두근.. 덜컹거리는 지하철 소리보다 심장 소리가 더 크게 들리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운명처럼 이번에 만나게 된 책은 매일 수많은 이들이 무심코 건너는 한강 다리에 대한 역사책이면서, 토목 공학 박사가 정리한 다리의 기술도서였답니다. 너무나도 궁금하네요.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까 하고 말이죠. 한강 다리의 기술과 역사라니.. 게다가 공학 박사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하니..




한강. 서울 시민이라면 하루에 한 번은 만날 수밖에 없는 공간이 아닐까 싶은데요. 출퇴근 길에 지나갈 수도 있고, 저녁 시간에 산책을 하는 공간일 수도 있고,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잠시 마음을 담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렇게 서울 시민들의 생활 한가운데 존재하는 한강은 알고 보니 금강산에서부터 시작되는 북한강과 태백산에서부터 시작하는 남한강이 양수리에서 만나서 서해로 흐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 길이만 해도 무려 514km에 달하는 대한민국 중부지역의 물줄기라고 하는데요. 매번 지나치면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었군요. 정말로 세계적인 도시의 어느 강보다 더 멋지고 특별한 존재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게다가, 한강에는 다리가 무려 33개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강의 길이를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매번 이용하는 다리는 정해져있기에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그중에서도 책에 담은 8개의 다리는 조금 더 특별하고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서양 문물이 도입되었고, 그 이후 전쟁으로 엉망이 되었지만 빠른 속도로 눈부신 성장을 한 대한민국. 바로 이러한 우리의 역사가 담긴 건축물이 바로 한강 다리라고 하네요. 

우리나라 기술진에 의해 처음으로 만들어진 양화대교는 자이언티의 노래로 더 유명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원래 이름은 제2한강교였고, 건설 목적은 전쟁 시 군사적 용도였다고 하더라고요. 매년 여름 장마철에 침수 단골손님인 잠수교 아시죠? 바로 2층 구조 다리인 반포대교의 1층이 바로 잠수교인데요. 1층과 2층의 목적과 건설 방법이 다르다고 하네요. 비만 오면 잠기던 강남땅이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다양한 일이 있었더라고요. 소양강댐 건설부터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되는 한남대교까지 강남 탄생 역사도 역시나 재미납니다. 엄청난 참사로 기억되지만 정밀안전진단이라는 시스템을 만든 성수대교, 설계 상의 문제로 88 서울 올림픽보다 1년 늦게 완공된 올림픽대교 등등.. 한강 다리 역사가 이렇게 재미나다니..!! 적용된 기술과 이유도 이렇게 흥미롭다니..!!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책에 가득 담겨있네요. 그 어떤 역사책이나 소설책보다 흥미롭네요.




한강 다리 역사와 시대적 배경, 그리고 시공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까지 담겨있는 책이었답니다. 그리고, 작가님이 적어주신 메시지 역시나 너무 멋지네요. 소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는데, 이렇게 멋진 문장으로 책을 열어주시네요. 단순히 한강의 양쪽을 이어주는 다리가 아니라, 다양한 역사와 많은 이들의 노력과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하나의 문화를 전달하고픈 마음이 느껴지네요.

지금도 많은 이들이 하루의 삶을 보내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 그 도시를 대표하는 한강 다리라는 특별하면서도 소중한 존재를 만날 수 있는 역사책이었는데요.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지금까지는 무심코 지나쳤던 한강 다리였지만, 다음에는 작가님이 알려주신 뷰포인트에서 제대로 바라보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뚜벅뚜벅 걸어서 직접 눈에 담고 싶어졌거든요. 저와 함께 가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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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의 상자
정소연 지음 / 래빗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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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아 읽은 도서입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복간 요청으로 신간 단편들을 더해서 새롭게 출간했다는 SF 단편집, 정소연 작가의 소설집을 만났는데요. 이미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힌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텐데, 이렇게 꾸준히 기억되고 회자되는 이야기는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까요? 가볍게 그 시대를 거치면서 잊힐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더욱더 궁금했던 단편소설 한 권. SF 소설이라고 하지만, 산뜻하고 따뜻한 소설들이라는 이야기에 하나하나 천천히 읽어보았답니다.



언제일까요? 어느 미래의 한 시점인 듯합니다. 비상점 도약으로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인 듯합니다. 우주 곳곳에서 발견된 비상점을 통해 다양한 공간으로 영역을 확장한 인류. 하지만, 그 기술을 독점한 카두케우스가 모든 권력과 권리를 가지고 있는 듯하네요. 우주여행은 비매품이라는 독특하면서도 비상식적인 시대라고 하니까 말이죠.

첫 번째 챕터, 카두케우스 이야기는 이러한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9편의 단편에 담고 있는데요. 멋진 미래, 놀라운 문명, 행복한 세계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우주선 비행사가 최고의 꿈인 시대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들만이 도전할 수 있다 하네요. 비행은 다른 이들과 다른 시간대를 보내게 하면서 어긋남을 만든다고 합니다. 각 구역은 정해진 역할이 있고, 그 지역은 계약된 기간 동안 본사의 지원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이 세상은 행복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네요. 외롭고 쓸쓸하고 우울하고 슬픔이 더 많이 느껴지네요.




두 번째 챕터에 담긴 다섯 편의 단편소설도 크게 다르진 않네요. 코로나 시대와 비슷한 시절이 배경이 되는 이야기들이었는데요. 특히 표제작인 <미정의 상자>, 그리고 비슷한 소재가 등장하는 <현숙, 지은, 두부>.. 이 작품들은 너무나도 차분한 분위기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읽으면서 내내 밑바닥에 자욱하게 깔린 아픔과 슬픔이 느껴지네요. 정체불명의 반짝이는 상자 하나. 정확하진 않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능력이 있는 듯한데요.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고, 돌아가서 조금 다르게 바꿔보고, 돌아가서 피해보려고 하고.. 하지만, 결코 해피 엔딩은 없네요. 사랑하는 누군가와의 인연, 아니 운명은..



SF 소설이라고 해서 놀라운 미래 모습을 그리는 이야기들이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이런 생각은 저만의 고정 관념이었던 듯합니다. SF 소설이라고 하면 왠지 놀라운 과학 기술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하지만, 미래 시간에도 나와 똑같은 인간이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깜빡했네요. 아무리 주변이 바뀌고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우리 인간의 감정은 여전히 지금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슬픔과 기쁨, 사랑과 이별.. 그 수많은 감정 속에서 서로의 관계를 만들고 또 만들면서 말이죠.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래서.. 더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들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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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패러독스 1
해월 지음 / 포르투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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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왜 계속 신경 쓰이는지 알았어. 아마, 이게 맞다고 생각해. 아니라고, 순간의 설렘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아마 예전부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널.. 좋아하고 있었다고, 내 마음이 그렇게 외치고 싶어 해.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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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짝사랑해 보나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 사람을 생각만 해도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이상한 감정.. 일부러 그런 거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참 이상하죠? 하지만,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또다시 두근거리고 설레지 않을까 싶네요. 혼자만의 아픈 시간이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아니면 큐피드의 화살이 제대로 활약해서 행복한 추억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지만요. 여기 대림 고등학교에도 수많은 청춘들이 어찌할 수 없는 감정으로 방황하고 있는 듯하네요. 어느 순간부터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오직 그 아이만 눈에 들어오는 순간들.. 오랜만에 저도 함께 두근거리게 만드네요. 따스한 봄이 기다려져서일까요? 아니면 밸런타인데이로 소란스러운 분위기 때문일까요? 로맨스 소설이 눈에 들어오는 오늘이네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은 신나서 시끌시끌하지만, 누군가는 이 시간도 한 사람만 보이나 봅니다. 체육대회에서는 물총 싸움과 짝피구를 통해 알듯 말듯 마음을 보여주기도 하네요. 친구라는 이유로 응원을 하지만, 그 응원에는 어떤 마음이 담겨 있을지는 본인만 알고 있네요. 시험 기간에는 함께 공부하자며 만나기도 하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에 공부는 제대로 했을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더 많은 아이들의 이야기들..

다양한 주인공들이 각자 시선에서 이야기가 들려주는데요. 하나의 화자가 있는 일반적인 소설이 아니라, 연극 무대처럼 모든 주인공들이 1인칭 시점에서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더욱더 한 명 한 명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듯하더라고요. 독자들은 이들의 모든 감정과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살짝 어색했지만, 읽다 보니 익숙해지면서 더 깊게 공감하고 이들의 감정에 스며들게 되네요.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부족한 설아는 태양이가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활발하고 인기 많은 태양이에게 쉽게 다가갈 수가 없네요. 성우는 오랫동안 친구로 스스럼없이 지냈던 하린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지만, 고백만은 할 수가 없나 봅니다. 슬기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번쩍하는 서준이는 누가 봐도 알겠더라고요. 하지만, 슬기만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다른 아이들도 다양한 관계 속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을 하고 있네요. 지금 이 관계를 깨뜨릴 수도 있기에 두렵거든요. 고백.. 단 한 번의 기회일 뿐이기에 모두가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성우에 대한 감정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하린이. 언제나 함께 하던 친구였는데, 언젠가부터 나보다 그 아이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네요. 조심조심 성우를 바라보기 시작하는 하린이와 그런 하린이의 마음을 오해하는 성우는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알게 될까요? 설아가 귀여운지 자꾸만 눈앞에 나타나는 태양이의 마음은 무엇일까요? 아웅다웅거리면서 슬기 옆에 언제나 있는 서준이의 마음은 언제쯤 제대로 전달될까요? 그리고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아이들의 엇갈리는 마음은..




여러분의 학창 시절은 어떠셨나요? 누군가로 인해 설레던 순간들은 누구나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바로 이들처럼,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가 없지 않을까 싶네요.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가 없기에 혼자 끙끙거리면서 하루하루를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고 있지 않을까도 싶더라고요. 두근두근.. 누구는 썸을 넘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 시작하네요. 누구는 혼자만의 짝사랑으로 힘들어하고 있고요. 또 누군가는 자신의 마음을 장난처럼 보여주면서 조금씩 스며들고 있는 듯합니다. 과연 이들의 청춘, 그리고 이들의 로맨스는 해피엔딩일까요? 때로는 엇갈리고 때로는 오해하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까요? 다음 책으로 빨리 넘어가야 할 듯합니다. 총 18권짜리 이야기라는데, 너무너무 궁금하거든요. 제가 더 두근두근하고 궁금하네요. 그리고 조금 더 설레고 싶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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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지음, 김난주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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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받은 도서입니다.




70세 사망 법안이 가결되었다. 이에 따라 이 나라 국적을 지닌 사람은 누구나 70세가 되는 생일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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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 법안이라니.. 뭘까요? 70세가 되면 죽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게 가능한 건가요? 늙으면 죽으라는 건가요?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아니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본 소설을 만났는데요.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70살이면 아직 한참 남으셨나요? 아니면 조만간 마주할 나이신가요? 이런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때는 한 아이만 낳아 잘 키우자며 산아제한을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요즘은 오히려 반대가 되어버렸더라고요. 점점 떨어지는 출산율,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노령인구.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상황이 심각한가 보네요. 이런저런 방안들을 마련했지만 이런 흐름을 막기에는 부족한가 봅니다. 특단의 방법, 70세 사망 법안이라면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




이런 말도 안 되는 법이 어떻게 통과한 거죠? 도대체 정치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요? 획기적인 정책과 과감한 추친력으로 80퍼센트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일본 총리가 새롭게 추진한 정책이라고 하는데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점점 가중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하네요. 연금제도가 붕괴되고 국민의료보험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며, 노령인구를 부양하기 위한 가정의 부담과 청년층의 취업 문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합니다. 찬성이신가요? 아니면 반대이실까요? 일본 국민들도 각자의 입장과 위치에 따라 찬반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고 하네요.

유예기간 2년. 그 이후에는 모두가 70살이라는 정해진 인생을 살아가야만 한다는데요. 까칠하고 까탈스러운 성격의 시어머니 병수발을 하고 있는 며느리 도요코는 2년 후를 상상하곤 한다네요. 친구들은 벌써부터 자신들의 삶을 즐기고 있는데, 하반신이 불편한 시어머니 병수발로 하루 종일 시달리는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말이죠.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벨 소리와 시어머니의 큰 목소리.. 점점 지쳐만 갑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착한 엄마이자 아내이자 며느리인 듯하네요.

명문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했지만, 인간관계 문제로 퇴직하고 놀고 있는 아들은 점점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듯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멋지게 돌아오리라 믿고 있다네요. 할머니 병수발을 함께 하자고 했지만, 도망치듯 분가해버린 딸은 공공 노인 요양원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네요. 힘들어하는 엄마를 외면하지만 차마 나설 수 없는 딸을 이해합니다. 얼마 안 남은 인생을 즐기겠다며 남편은 퇴사를 하고 세계여행을 떠납니다. 친구와 단둘이 떠나는 남편을 차마 붙잡지 못하네요.




폭발! 그렇죠.. 아무리 착하고 순한 사람이라도 이건 아닌 듯하네요. 도요코도 이제 한계인가 봅니다.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도 않고, 인정해 주지도 않고, 내가 아닌 삶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나 보네요. 가출입니다. 누워있는 시어머니도, 방에서 나오지 않는 아들도, 세계여행을 떠난 남편도, 연락 없는 딸도, 돈만 밝히는 시누이도.. 다 필요 없네요. 젊은 시절 용감했고 과감했고 솔직했던 나 자신을 찾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그녀가 없는 집은 당연히 엉망입니다. 요리도 청소도 병수발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은 어설프기만 합니다. 그동안 고마움을 몰랐던 시어머니도 이제는 알게 되네요. 아내에게 관심이 없던 남편은 아직인가 봅니다. 짝사랑 동료의 응원으로 힘을 보태기 시작한 딸은 많은 도움이 되네요. 조금씩 변하는 이들의 모습에 웃음도 나지만, 그래도 가족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야 가족이 되어가는 듯합니다.




토요코네 집안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70세 사망 법안은 그대로 시행되었을까요? 모든 것이 해피엔딩이랍니다. 이렇게 멋진 결말이라니..!!! 현실에서도 가능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네요. ‘너’ 아니면 ‘나’로 극명하게 나뉘어서 상대방에 대한 반대만 외치는 요즘.. 점점 더 심각해지는 현실에 지친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사이다 결말입니다. 하지만, 속이 후련해지다가도 더 아파지네요. ‘우리’라는 단어가 점점 사라져 가는 요즘이 떠오르게 만들어서요.

사실 이 일본 소설은 최근 신간은 아니었는데요. 예전에 제목을 보면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답니다. 그동안 절판된 상태였는데, 이번에 이렇게 새로운 표지로 새로운 출판사에서 재출간 되었더라고요. 아마도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았던 책이었기에, 그리고 우리 모두가 읽었으면 하는 추천도서이기에 다시금 출간된 것이 아닐까 싶네요. 너무나도 공감되고, 너무나도 흥미롭고, 너무나도 재미나서 하루 만에 완독해버린 일본 소설..!! 여러분도 꼭 읽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너와 나가 아닌 우리가 되어보길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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