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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래층에 반달곰이 산다
마리메 지음, 임지인 옮김 / 라곰 / 2026년 1월
평점 :
#협찬

우리 집 아래층에 반달곰이 살면 어떤 느낌일까요? 거대한 몸에 복슬복슬한 털로 뒤덮인 귀여운,, 게다가 굉장히 천진난만한 반달곰이 살고 있다면,, 그런 경험이 없어서 상상하기가 조금 힘드네요. 하긴, 요즘 바로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 지도 잘 모르는 세상인데.. 이웃집 사람도 아닌, 아랫집 반달곰이라니..!! 그래도 뭔가 재미난 일이 벌어질 것만 같네요. 심심하고 무의미하던 하루에 뭔가 신선한 인연이 될 듯합니다. 바로 그런 기대를 한껏 하게 만드는 힐링책이었는데요. 표지 그림부터 따스했던 일본 소설,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하지 않으세요?

가만 보자. 거의 빈집이에요. 아, 1층에 반달곰이 살고 있었던 것 같네요.
p.22
5년간 살았던 임대 맨션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바람에 급하게 이사를 해야만 했다고 하는데요. 조건에 맞는 곳은 단 한 군데,, 준공 35년이 되었고 동물 입주가 가능한 맨션이었다고 합니다. 유리코는 2층으로,, 그리고 만난 아랫집 이웃인 반달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요? 이번 힐링책 세계관은 알고 보니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더라고요. 이삿짐 직원이 고릴라와 침팬지와 인간 아저씨, 동네 맛집 주인은 비둘기였고 음식 서빙은 부엉이, 폐지 수거 담당자는 염소 할아버지, 불곰 호프집에 삼색고양이 백반집까지.. 재미난 세상이네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랫집 이웃이 반달곰이니,,, 괜찮은 거겠죠?

대수롭지 않은 사소한 일들. 그런데 뭐랄까, 그 작은 변화가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p.141
벌꿀 케이크를 들고 찾아간 아랫집에서 따스한 차 한 잔을 얻어 마시면서 이들의 괜찮은 관계가 시작됩니다. 얼굴에 감정이 고스란히 보이는 반달곰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하는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거든요. 숨김없는 투명한 성격에 따스함까지 가진 그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거든요. 함께 티타임을 하고, 함께 비 오는 날 산책을 하고, 함께 전골 요리를 해먹고, 함께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함께 맛집을 찾아가고, 함께 바다를 보러 가고,,, 혼자보다는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아버렸거든요.
겨울잠을 자야 해서 잠시 헤어지기도 하고, 떠올리기 싫은 과거를 고백하면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저녁 메뉴를 놓고 신경전을 하기도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드는 이들의 하루하루.. 너무나도 예쁘고 따스해서 저도 스며들게 되더라고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말이죠.

포근한,, 아니 이렇게나 따스한 이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읽으면서 계속 떠올리게 됩니다. 아래층에 사는 반달곰이 준비해 주는 티타임을,, 비 오는 날 함께 산책하다가 들어간 식물원을,, 반달곰이 키우는 화단의 꽃을,, 함께 만들어 먹는 전골을,, 주고받는 크리스마스와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말이죠.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는 아래층 반달곰과 어떤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이들처럼 연인으로..? 아니면 형제자매보다 더 친근한 사이로..!! 누구보다 잘 통하는 친구는..??
오랜만에 만난 따스한 힐링책이었는데요. 그동안 잊고 지낸 가슴 따스해지는 순간들이 떠오르는 그런 이야기였거든요. 그러고 보니 요즘 윗집 강아지가 매일 저녁마다 시끄러울 정도로 짖어서 조금 신경이 쓰였는데요. 혹시 이 힐링책의 반달곰처럼 저를 초대하고 싶어서 그러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재미난 상상을 해봅니다. 슬쩍 올라가 볼까 봐요. 진짜로는 말고,, 상상 속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살짝 기대해도 되겠죠? 요즘에 읽으면 좋을 일본 소설 추천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