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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데니스 존슨 외 지음, 파리 리뷰 엮음, 이주혜 옮김 / 다른 / 2021년 11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q/o/qortn78/IMG_IMG_6637.jpg)
전통 있는 영문학 계간지 <파리 리뷰>
열다섯 명의 작가에게 그동안 <파리 리뷰>에 실렸던 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를 고르고 선택한 이유를 이야기해달라 해서 엮은 책. 특별한 단편집을 만나보았답니다. 1953년 창간한 문학잡지 <파리 리뷰>는 '작지만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문학잡지'라고 불리는 전통 있는 영문학 계간지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이번 단편집에는 정말 다양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 15편이 실려있다고 하는데요. 국내에도 유명한 작가도 있고 처음 소개되는 작가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단 1명도 아는 작가가 없었다는..) 수십 년 동안 잡지에 실렸던 소설 중에서 단 한편을 고르기도 힘들었을 텐데요. 어떤 작품을 골랐을 지보다 어떤 이유로 선정했는 지가 더 궁금한 단편집이었답니다.
보석 같은 단편들과 선택한 이유들
달랑 3장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단편부터 30장이 넘는 이야기까지 정말 다양한 길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글들이 담겨있었답니다. 좋은 글들이었냐고요? 재미난 글들이었냐고요? 솔직히 말하면 마음에 드는 단편도 있었지만, 어떤 내용인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이야기들도 있었답니다. 하지만, 각각의 단편들 뒤에는 그 글을 선택한 이들이 작성한 선정 사유가 있었기에 짧은 글 안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가 있었어요.
기억에 남는 단편은 권력에 굴복하고 말았던 선생과 제자의 재회를 통해 변하지 않은 그들을 이야기한 <궁전 도둑>과 어린 시절 하늘을 날던 추억을 뒤로하고 어른이 되어버린 <하늘을 나는 양탄자>였답니다. 하지만, 단편의 묘미가 잘 살아있는 이야기는 <방콕>이라는 작품이었던 거 같아요. 특별한 묘사나 서사가 없이 과거 연인이었던 남녀의 대화를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였는데요. 단지 그들의 대화를 통해 상황과 과거, 감정까지 알 수 있었다는 것이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작품이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