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과 제국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2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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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전개로 속도감 최고, SF 추천 소설

 

 

셀던의 파운데이션 계획으로 1천 년으로 줄어든 암흑시대. 그렇지만 여전히 기나긴 시간 이야기라서 그런지 빠른 이야기 전개에 깜짝깜짝 놀라면서 읽었답니다. 하지만 빠른 속도감과 새로운 사건들 덕분에 읽는 즐거움이 있네요. 이전에 읽은 또 다른 SF 대작 "듄"도 책이 바뀔 때마다 세월이 훌쩍 뛰어넘기는 했지만, 이렇게 한 권 안에서 휙휙 변하지는 않았거든요. 뭐가 더 좋은 거냐고요? 글쎄요. 장단점이 있겠지만, 저는 "파운데이션"이 좀 더 속도감도 있고 지루할 틈도 없어서 좋네요.

 

사실 파운데이션은 미국의 SF 잡지 Astounding Magazine에서 연재가 먼저 되었고, 나중에 출간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사건들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건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듯해요. 예를 들면, 두 번째 책 "파운데이션과 제국"은 1부 장군 / 2부 뮬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1부는 1945년 4월에, 2부는 1945년 11월과 12월에 각각 잡지에 수록되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책 "파운데이션"은 총 5개의 단편을 모은 것이라고 하고요. 예전에는 이렇게 잡지 연재 후에 단행본 출간이 많았던 거 같아요. 요즘 웹툰과 같은 거겠죠? 시즌 1 끝나고 시즌 2 연재하고, 인기 있는 작품은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SF 소설의 3대 거장


 

미국 SF의 황금시대였던 1940~1950년대. SF의 3대 거장이라 불렸던 작가들이 있었다고 하네요. 아서 C. 클라크, 로버트 하인라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그들인데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책들이 바로 이분들 작품이었다네요.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타쉽 트루퍼스>, <파운데이션> 등등 영화나 드라마로 만나보셨을 공상과학 소설들!! 이분들의 작품을 한국어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닐 수가 없겠죠? 한국에도 최근에 천선란, 김초엽 같은 인기 작가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그들의 상상력에 바탕은 이런 고전들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요. 지금 읽어도 재미나답니다!!

 


 

 

우주 제국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

 

은하계를 지배하던 거대 제국인 우주 제국은 이제 종이호랑이 신세가 되어버렸답니다. 심각한 내전으로 함대도 잃어버리고, 은하계 외곽 지역 통제권도 잃어버리고.. 덕분에 파운데이션은 이제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답니다. 그리고, 도약의 마지막 단계로 제국의 견제를 극복해 봅니다. 어떻게요? 인간이라는 존재의 이상한 심리로 인해서요. 무능한 장군이라면 애초부터 위협이 아니었을 테고, 유능한 장군이라면 황제의 견제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셀던의 역사심리학에서 기본이 되는 인간의 심리로 인해서였죠. 이번에도 셀던의 예측이 맞았네요. 소오름!!!

 

 

예측 확률은 94.2%, 하지만.. 실패?

 

이게 무슨 일입니까? 우주 제국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파운데이션에 오랜만에 나타난 셀던의 영상이 완전 헛소리를 하고 있네요. 셀던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존재가 나타난 건가요? 예측 확률 94.2%라고 했는데, 5.8%의 확률의 등장인가요? 망했네요. 인간의 정신을 조종할 수 있는 돌연변이 뮬의 등장에 역사가 바뀌고 마네요. 우주 제국은 물론이고, 파운데이션까지 정복당해버립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소오름!! 셀던이 준비한 치트키가 등장하죠. 바로 제2파운데이션. 물리학의 발전에 집중한 파운데이션과는 다르게 정신과학자의 세계인 제2파운데이션만이 뮬에게 대항할 수 있는 존재였답니다. 과연 뮬은 셀던이 꼭꼭 숨겨놓은 제2파운데이션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제2파운데이션은 정신을 지배하는 뮬을 물리치고 셀던의 계획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기억에 남는 문장들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살아 있는 인간의 의지로 죽은 자의 예측에 맞서 싸울 겁니다. /p.46

대학에서 아만 박사가 했던 말을 기억해 봐, 베이타. 파운데이션은 결코 패할 수 없다는 것이 파운데이션의 지배자가 패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했어. /p.170

그렇다면 뮬은 셀던의 심리역사학이 예견하지 못한 뜻밖의 요소란 말인가!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p.244

둘 가운데 제2파운데이션이 훨씬 중요해. 그거야말로 결정적인 파운데이션, 가장 중요한 파운데이션이라고! /p.337

당신은 그럴 수 없어! 나는 아직도 셀던의 지혜를 믿고 있어. 당신은 당신 왕조의 최초이자 최후의 지배자가 될 거야. /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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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 : 젓가락 괴담 경연
미쓰다 신조 외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비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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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친숙한 젓가락, 그리고 괴담

 

젓가락. 동양에서만 사용되는 특이한 도구인 젓가락. 혹시 들어본 괴담이나 미신 있으세요? 저는 일본인 친구에게 들었던 미신이 있는데요. 밥 가운데에 젓가락을 꽂아 세우는 것은 죽은 이에게 공양을 할 때 하는 행위라서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금기라는 이야기가 생각났답니다. 그런데!! 이 미신이 바로 이 소설의 주된 소재였어요! 신기하게도 일본뿐만 아니라 대만이나 홍콩에도 비슷한 미신들이 있나 보더라고요. 이러면 왠지 신뢰성이 높아지는 거 아닌가요? 넓은 지역에서 알려진 유사한 이야기!! 뭔가 섬뜩합니다!

 

예전에 유전자 조작을 통한 복제동물이 한창 이슈였을 때 기억나세요? 한국에서 성공한 최초의 복제 양에 대한 이야기요. 그때 나왔던 믿거나 말거나 썰 중에서 젓가락을 사용하는 한국인들의 손재주가 뛰어나서 가능했다는 것이 기억나네요. 정말 믿거나 말거나 겠지만, 젓가락 사용하면 손가락 근육이 발달할 듯도 하죠? 소설과 완전히 무관한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


 

장르문학의 대가들이 모였다!

 

이 분야에서는 알아주는 이들이 모였네요. 일본의 미쓰다 신조, 홍콩의 찬호께이와 예터우쯔, 타이완의 쉐시쓰와 샤오샹선이 바로 이들인데요. 혹시 잘 아시나요? 저는 미쓰다 신조랑 찬호께이 작가들은 들어본 기억이 있네요. 아쉽게도 그들의 책을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요. 하지만 이력을 찾아보니 다양한 수상경력과 자신만의 영역을 쌓아놓은 유명 작가들이었네요. 이런 분들이 모였다? 뭔가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요? 게다가 부제목이 "젓가락 괴담 경연"이잖아요! 괴담 경연이라니!!? 5명의 작가들이 경연을 펼친 것인데, 얼렁뚱땅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최고작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요? 기대할 수밖에 없는 단편집이네요!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모를 뿐

 

"젓가락님"으로 시작해서 "산호 뼈", "저주의 그물에 걸린 물고기", "악어 꿈", "해시노어"로 이어지는 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괴담집이었답니다. 단편집이지만 전체가 하나의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순서대로 읽으셔야만 해요. 이야기들이 연결되고 사건들이 겹치고 있기 때문에 뒤에서부터 읽으면 절대 안 된답니다.

신이 깃들어있다는 산호 젓가락 한 쌍. 모든 사건을 이 젓가락과 관련되어 있었답니다. 팔십 사일 동안 밥에 대나무 젓가락을 꽂고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도시괴담, 꿈속에서 펼쳐지는 이상한 연쇄살인, 댐공사로 수몰된 초등학교에서 벌어졌던 5학년 단체 실종 사건, 교통사고와 자살로 연결된 저주.. 각각의 단편들에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었답니다. 치밀한 구성이 놀라운 결말로 인도하는 미스터리 소설이었어요.

 

우리의 삶도 이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하나의 사건들은 모두 개별의 이야기와 각자의 사연들이 있는 것이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 단지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우리가 모를 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 모든 것을 알면 어떨까요? 소설의 독자나 영화의 관람객처럼 모든 것을 안다면, 좋을까요? 서로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도 않을 거고, 슬픔과 아픔의 순간들을 미리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재미는 없을 듯해요. 인생이 다이내믹한 이유가 바로 우리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변수들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5명 작가들의 특색 있는 릴레이 단편집

 

굉장히 신기한 괴담 단편집이었답니다. 일본, 대만, 홍콩 3개국의 5명의 작가들이 만든 릴레이 소설! 예전에 이런 방식으로 단어와 단어를 이어가는 시리즈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동일 국가의 작가들이었지만, 그냥 소재가 연결될 뿐 내용은 자유분방한 자신만의 이야기였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를 이루는 단편들로 짜인 체계적인 소설이었답니다. 산호로 만든 젓가락을 중심으로 사건과 인물들이 엮이고 엮이는 다양한 이야기들이었거든요. 하나의 큰 줄거리, 다섯 개의 특색 있는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완성도 높은 이야기였고, 다 함께 모여서 더욱 완성된 이야기! 또다시 만나보고 싶은 작가 조합에 이야기 방식이었답니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

 

이 내용을 철저히 지키면 어떤 소원이든 들어준다는 거였어요. 젓가락님이 인정한 소원이어야 하고, 젓가락님에게 들키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요. /p.18

 

네. 울보 친구가 한 명 있거든요. 그 애는 이걸 먹으면 이상하게도 눈물이 멈춘대요. 어때요, 한번 해볼래요? /p.198

 

저주는 가짜일지 몰라도 저주를 건 사람의 악의는 진짜잖아요? 인간의 악의보다 더 무서운 건 없어요. 후후. /p.321

 

모두 내 잘못이었습니다. 내가 왕선군을 통해 위쯔에게 저주의 말을 해서.. 시누이는 내 살의를 이어받은 것에 불과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은 막았지만, 저주는 계속 유효했어요. /p.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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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 수재들의 리얼 종이접기 리얼 종이접기
오리스트 지음, 이진원 옮김, 오경란 감수 / 에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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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조물 손재주에 대한 자신감

 

혹시 만들기 좋아하시나요? 미술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저는 잘하지는 않지만 손으로 조물조물 만드는 것들을 무척이나 좋아하거든요. 미니어처도 만들어보고 아이들과 미술 놀이도 좋아하고 신기한 것들 보면 직접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요. 살짝 자랑을 좀 하면, 주변에서 손재주가 있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기도 한답니다. 그래서인지 나름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만난 <도쿄대 수재들의 리얼 종이접기>도 어려워봤자 얼마나 어렵겠냐며, 종이로 하는 만들기일 텐데 하면서 쉽게 생각했었답니다. 게다가 같은 시리즈였던 <도면이 친절한 리얼 종이접기, 공룡과 고생물편>을 금년 초에 만나서는 뚝딱뚝딱 접어봤기에 자신감이 흘러넘치고 있었죠. 비록 도쿄대 수재들이 했다고도 하고, 책 소개에 고난이도라고 하지만 종이접기라는 것이 어차피 설명 순서대로 차근차근 접으면 되는 거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저는 그렇게만 생각했었답니다.

 


 

과감한 도전과 처절한 실패

 

책이 도착하자마자 초등학교 다니는 딸에게 당당하게 외쳤답니다. "뭐 만들어볼까? 원하는 게 뭐야?"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잖아요. 내용은 읽어보지도 않고 너무 당당하게 외친 거죠. 아이의 선택은 <백룡>이었답니다. 하지만, 멋진 백룡은 종이 한 장에 선만 잔뜩 그려놓은 전개도만 있을 뿐 설명이 없었어요. 이게 뭐지?라며 두 번째 선택은 접기 도면이라 불리는 접는 방법 설명이 있는 <광대 사마귀 새우>였지요. 과연 성공했을까요?

 

결론은 실패! 그것도 그냥 실패가 아니라 처참한 실패였답니다. 종이접기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라는 기준선 접기를 위해 수많은 선들을 접는 것까지는 어찌어찌 성공했는데요. 접기 첫 번째 단계에서 좌절.. 그리고 포기!!! 한마디로 망했답니다. 미안하다 딸아~

 
 

 

종이접기에 진심이 담긴 책

 

이 책은 그냥 평범한 종이접기 놀이책이 아니었답니다. 고급과정 입문편 정도 되려나요? 종이접기의 기본 용어부터 작품이 완성되는 디테일한 과정 (전개도 해석하기 → 기준선 만들기 → 접기 → 마무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들. 전개도라는 필수 고급과정과 다양한 접는 방법까지.. 무슨 종이접기학이라는 학문을 접하는 느낌이었답니다. 역시 이 정도 수준의 종이접기를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하는 거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전개도라는 개념이 낯설었답니다. 일반적인 종이접기 책에는 접기 도면, 즉 스텝별로 접는 순서 설명이 있어서 따라 할 수 있도록 되어있잖아요? 하지만, 작품 소개에는 전개도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네요. 하나의 설계도인 전개도. 전문가들은 전개도만으로도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니 대단하네요. 저는 절대 모르겠던데 말이죠.

 


 

꼭 만들어보고 싶은 아이템

 

이번 책은 그냥 뚝딱 만들 수 있는 작품들이 아니었답니다. 하지만, 도전 정신을 가지게 만드는 책이네요. 종이접기의 기본에 대한 공부 하고, 다양한 접기 방식들을 연습하면서 꼭 성공하고 싶어졌답니다. 무너진 자신감을 다시 우뚝 세워보렵니다. 응원해 주실 거죠? 파이팅!!

 

볏과 부리, 발끝의 디테일이 중요해 보이는 <닭>

모든 기본기가 들어있다는 정말 멋진 <백룡>

완전 무식도전으로 실패했던 악몽 같은 <새우>

한 장의 종이로 접었다고 믿기지않는 <대천사>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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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데니스 존슨 외 지음, 파리 리뷰 엮음, 이주혜 옮김 / 다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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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있는 영문학 계간지 <파리 리뷰>

 

열다섯 명의 작가에게 그동안 <파리 리뷰>에 실렸던 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를 고르고 선택한 이유를 이야기해달라 해서 엮은 책. 특별한 단편집을 만나보았답니다. 1953년 창간한 문학잡지 <파리 리뷰>는 '작지만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문학잡지'라고 불리는 전통 있는 영문학 계간지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이번 단편집에는 정말 다양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 15편이 실려있다고 하는데요. 국내에도 유명한 작가도 있고 처음 소개되는 작가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단 1명도 아는 작가가 없었다는..) 수십 년 동안 잡지에 실렸던 소설 중에서 단 한편을 고르기도 힘들었을 텐데요. 어떤 작품을 골랐을 지보다 어떤 이유로 선정했는 지가 더 궁금한 단편집이었답니다.

 

 

보석 같은 단편들과 선택한 이유들

 

달랑 3장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단편부터 30장이 넘는 이야기까지 정말 다양한 길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글들이 담겨있었답니다. 좋은 글들이었냐고요? 재미난 글들이었냐고요? 솔직히 말하면 마음에 드는 단편도 있었지만, 어떤 내용인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이야기들도 있었답니다. 하지만, 각각의 단편들 뒤에는 그 글을 선택한 이들이 작성한 선정 사유가 있었기에 짧은 글 안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가 있었어요.

 

기억에 남는 단편은 권력에 굴복하고 말았던 선생과 제자의 재회를 통해 변하지 않은 그들을 이야기한 <궁전 도둑>과 어린 시절 하늘을 날던 추억을 뒤로하고 어른이 되어버린 <하늘을 나는 양탄자>였답니다. 하지만, 단편의 묘미가 잘 살아있는 이야기는 <방콕>이라는 작품이었던 거 같아요. 특별한 묘사나 서사가 없이 과거 연인이었던 남녀의 대화를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였는데요. 단지 그들의 대화를 통해 상황과 과거, 감정까지 알 수 있었다는 것이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작품이었거든요.

 


 

단편소설에 대한 넋두리

첫 번째 실린 작품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를 선정한 제프리 유제니디스는 단편소설은 짧기 때문에 어렵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냥 생각하기에는 단편은 짧으니까 쉽게 후다닥 쓰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봐요. 주저리주저리 설명하고 묘사하고 엮으면서 서사를 쌓아갈 수 있는 장편 소설과는 다르게 무엇을 생략할 것인가가 바로 단편 소설의 주된 문제라고 합니다. 오호!! 짧게 써야 하니 또 그런 문제가 있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이분의 의견에 적극 찬성합니다. 사실 이러한 생략이 제가 단편소설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거든요. 충분히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서 등장인물들과 하나 되어 생각하고 느끼고 반응하는 재미가 바로 소설의 묘미일 텐데.. 단편소설은 그럴 틈을 주지 않거든요. 짧은 이야기라서 충분한 설명도 없고 감정이입할 시간도 없고 어느 순간 휙 끝나버리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핸디캡에서도 놀라운 이야기들이 종종 있기에 단편집을 만날 때마다 기대하곤 한답니다. 이번에 만난 파리 리뷰가 주목한 단편들 중에서도 다행히도 그런 즐거움이 있었답니다. 멋진 영미 문학 단편집이었답니다!!

 

 

남기고 싶은 문장들

 

내가 헬리콥터 사다리에 발을 올렸을 때 그는 한 번 더 나를 제 쪽으로 잡아당기더니 어두운 눈빛으로 내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당신'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요." 그가 말했다. /p.177 (궁전 도둑)

 

어린 시절 기나긴 여름이 오면 우리의 놀이는 갑자기 불이 붙어 밝게 타오르다가 영원히 사라지곤 했다. 여름은 길고 길어 한 해 전체보다 점점 더 길어졌고, 우리 삶의 가장자리를 넘어 천천히 뻗어나갔지만 그 광활한 순간마다 결국 끝을 향해 다가갔다. /p.193 (하늘을 나는 양탄자)

 

방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는 생각을 붙잡을 수가 없었다. 과거가 갑작스러운 밀물처럼 그를 휩쓸고 지나갔다. 과거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라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는 모습으로 지나갔다. /p.245 (방콕)

 

친구처럼 코니의 손을 잡고, 꼭 움켜쥐고, 때론 삶이 참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해줬어야 했다. / p.341 (라이클리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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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1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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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만나봤던 SF 명작

 

너무 오래전이라 읽었기에 완전히 까먹고 있던 고전 중에 고전, 명작 중에 명작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다시 만나게 되었답니다. 한창 자라고 있었을 학창 시절에 공상과학 소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이작 아시모프라는 이름보다는 제목에 끌렸던 거 같아요. 재미났었냐고요? 당연히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절대 기억나지 않아요. 하지만, 제목을 기억하는 것을 보니 읽다가 던져버리진 않았었나 봅니다.

 

SF 3대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

1920년에 러시아에서 태어나 세 살 때인 1923년에는 공산주의 혁명 이후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피해서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이민을 온 아이작 아시모프.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로 각색해서 친구들에게 이야기해 주곤 했다고 하네요. 그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로봇의 3원칙"이랍니다. 현재까지도 기본 법칙으로 언급되는 원칙인데요. 그 시절에 최첨단 미래기술로만 상상되었던 인공지능에 대해 그냥 공상과학적인 상상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인공지능이 가져야만 하는 기본적인 원칙 3가지를 제시했다니 놀랍지 않나요.

 

그리고, 그를 아서 클라크, 로버트 하인라인과 더불어 SF 3대 거장으로 만들어준 소설 "파운데이션" 시리즈. 1942년에 시작해서 무려 50년간 집필한 그의 대표작이자 대작인데요. 역사 심리학이라는 수학을 바탕으로 국가와 사회의 미래를 예측하는 새로운 개념의 학문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흥미로운 세계관이라네요. 초반 3부작으로 휴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명작 중에 명작, 고전 중에 고전이랍니다.

 

 

역사심리학 때문에? 덕분에?

시작부터 강력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소설이었답니다. 제국은 망해가고 있고 암흑시대는 3만 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예언으로 시작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이 예언은 역사심리학이라는 과학에 근거하여 인류 집단을 분석한 결과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망한 거죠! 하지만, 다행히도 암흑시대를 1천 년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방법은 인류의 지식을 집대성한 책을 만드는 파운데이션의 설립!!

 

이제 이야기는 파운데이션으로 넘어갑니다. 은하제국의 중심지에서 머나먼 터미너스에 설립되어 백과사전이라는 엄청난 과업을 수행하는 파운데이션이었지만, 그들에게 다양한 위기들은 찾아옵니다. 주변 행성들의 침략.. 다행히도 초대 시장인 샐버 하딘과 초대 무역왕인 호버 말로에 의해 무사히 지나갑니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러한 위기들을 예측한 역사심리학자 해리 샐든! 그가 마련한 이 운명의 길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이어질 듯합니다. 하지만 100% 확실한 예측이란 없는 법이죠. 단 1%라도 이 길을 벗어날 확률이 있을 수도 있을 텐데요. 과연 이들은 새로운 제국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갈 길이 멀고도 먼 이야기의 시작

제국이 망하는 데 500년이 걸리고, 파운데이션 설립으로 암흑기는 1000년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 기간도 인간에게는 길고도 긴 시간이겠죠? 수많은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을 듯합니다. 게다가 해리 샐던이 준비한 파운데이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도 궁금하고, 우주 반대편에도 있다는 또 다른 파운데이션은 뭘지도 궁금합니다. 이제 막 시작된 새로운 역사! 빠른 전개와 다양한 인물들 덕분에 잠시도 쉴 틈도 없었는데요. 점점 세력을 넓히는 파운데이션과 새로운 사건들이 기다리는 2편을 어서 읽고 싶어요!! 아마 더 흥미진진하겠죠?

 


 

애플 TV+ 미드 원작 소설

최근에 국내에도 서비스 제공을 시작한 애플 TV+에서 완전히 작정하고 만든 오리지널 시리즈가 바로 “파운데이션”이라고 하네요. 예전부터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성사된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드디어 완성했다고 합니다. 과연 얼마나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요? 무려 7권짜리 대작이니 시즌 한두 개로 끝낼 이야기는 아닐 텐데요. (시즌 8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번에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살짝 시즌 1의 Episode 1을 보았는데요. 책과는 이야기의 진행이 살짝 다르더라고요. 큰 줄거리는 같지만, 등장인물도 살짝 차이가 있어 보이고요. 소설에는 없던 유전 왕조 클론 Brother 형제 황제들도 나오고, 파운데이션을 설립한 행성 터미너스에는 외계 건축물도 있고, 또 다른 수학천재 가알 도닉은 소설에서는 소년, 드라마에서는 소녀로 나오고... 이런 부분들이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지, 원작 소설과 드라마를 함께 보는 것도 재미난 포인트가 될 듯하네요.

 

남기고 싶은 문장들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닥쳐 올 트랜터의 파멸은 인류 발전의 궤도에서 벗어난 우연한 사건이 아닙니다. 이는 몇 세기 전에 시작되어 현대에 이르러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복잡한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은하제국은 서서히 몰락하고 있습니다. /p.39

하지만 이 점만은 말씀드리겠습니다. 터미너스와 은하계의 다른 쪽 끝에 있는 다른 파운데이션은 부활의 씨앗이며 제2의 제국을 건설할 미래의 창시자란 사실 말입니다. /p.104

이해를 못 하겠습니까? 저는 반격하는 시각을 정확히 영시에 맞추어 놓았답니다. /p.166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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