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혼돈에 가까이 다가가기 무섭게, 나도 뒤라스처럼 홱 방향을 돌려 회피해버리곤했다. 뒤라스와 달리, 나는 앞뒤 재지 않고 엎어져 욕망의 열병을 앓지 않았다. 이제 나는 그게 뒤라스가 생을 바쳐 집착한 감정의 자유낙하를 확증하기보다 차라리 은폐하려는 계산이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결국 나 역시뒤라스와 똑같은 집착에 구속받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되는데, 그건 그가 성애의 망각에 평생을 바치고도 자유를얻지 못했듯이 어른이 된 나의 앎도 나르시시스트적상처에서 나를 해방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 P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