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과 효율성으로 누구나 경쟁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일견 관습과 전통의 경직성에서 개인을 해방하는 것처럼 보였다. 탁월하고 참신하기만 하다면 전통적 주류 엘리트와 거리가 먼 개인도 그들과 같은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는 약속은 여성에게도 주어졌다. 이는 여성의 젠더 수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성 주체는 성별 불평등 같은 오래된 차별의 피해자로 자신을 위치시키기보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불평등을 초월하거나 극복하고자 했다. 그 결과 많은 이가 남에게 무언가를 보여줌으로써 인정과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전시성 자아‘를 갖게 되었고 페미니즘 담론 내에서도 욕망, 기회, 성공에 대한 추구가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강력해졌다. 개별적 역능감을 통해 ’이등 시민인 여자‘의 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 역시 생겨났다. - P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