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모르게 착한 아이로 살아가길 강요당했던 분들도 이렇게 일기를 써보시길 바란다. 인간은 원래 사소한 것 때문에 마음을 다치고, 유치한 것에 분노한다. 그런 마음을 자각하고 자신을 위로하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거리를 두고 지켜보면서 마음이 흘러가는 방향을 아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일기쓰기보다 더 좋은 방법을 상상할 수 없다. 다만, 아무래도 온라인 일기보다는 종이에 쓰는 일기를 더욱 추천한다.
그리고 종이 일기장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곳에 숨길 것! - P64
내 직업을 번역가라고 밝히면 집에서 일하니 아이도 살뜰하게 챙겨주고 얼마나 좋아요? 하며 아주 부러워하는 남자들의 생각과 달리 따뜻한 집밥도 그리 열심히 차려주지 못했다. 장을 보고, 그렇게 사온 식료품을 정리해서 냉장고와 찬장에 넣었다가 요리하고,식탁 위에 차리고, 설거지하는 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정성과 에너지가 들어간다. - P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