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는 아닐지 몰라도, 최근에는 확실히 그렇지요. 예술의 경우에는 모방하는 사람이 모방을 배움의 방법으로 이해하고 있어야만 해요. 그렇지 않으면 표절이에요. …전 우리가 모방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P18
이야기는 갈등을 다룬다고, 플롯은 갈등에 바탕을 둬야만 한다고 말하면 세상을 보는 관점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거예요.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정치적인 선언이기도 하죠. 삶은 갈등이고, 그러니 이야기에서 정말 중요한 건 갈등 뿐이라고 말이에요. 이건 그냥, 사실이 아니에요. 삶을 전투로 보는 건 시야가 좁은 사회 진화론의 관점인 데다, 굉장히 남성적인 시각이기도 해요. 물론 갈등은 삶의 일부죠. 소설을 쓸 때 갈등을 끌어내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단지 갈등이 이야기의 유일한 생명줄은 아니라는 거예요. 이야기는 다른 많은 것을 다루니까요. - P42
하지만 그건 어떤 글을 그 자체로 완성한 게 아니라, 그저 어느 선에서 멈춰야 했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전 의견을 담아내는 글이라면 어느 경우에나 글 끝에 꼭 문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느껴요. - P91
어떤 예술이든 다른 말로 바꿀 수 있는 언어적 사고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아요.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른 것도 비평에 포함해야만 해요. 어떤 소설이나 시도 분명한 한 가지 의미만으로 환원할 순 없어요. - P98
요새 아이들은 인간 외에 다른 생물은 만져본 경험도 없이 성장해요. 우리가 소외된 건 당연하죠. 우린 지구상에 다른 생물이라곤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듯이 도시에 살 수 있어요. 사람들이 무관심해지고, 종 하나쯤은 멸종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놀랍지 않아요. 우린 계속 다른 존재를 접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요. 전 동물을 다루는 문학과 어린이책 같은 문학이 그들과 최소한의 접촉이라도 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이라 생각해요. - P104
정말 다른 뭔가, 틀림없이 인간이고 감정적으로 대단히 이해할 만하지만 정말 다른 뭔가와 접촉했다는 감각이야말로 소설이 해주는 위대한 일 중 하나죠.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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