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다가 이 책에서 언급되는 책들 잘 모르겠어서 내려놨었는데 정희진 선생님 때문에 다시 펼쳤다. 얼마전 오디오매거진 구독자 강연 들으니까 선생님이 하시는 책 얘기 또 듣고 싶어지는 거다. 그전에 같은 장소에서 이다혜 작가님과 하셨다던 이 책 북토크(두 분 꿀조합…돌베개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음)가 생각나서 틀었고 듣다 또 뿜었다. 


https://youtu.be/t5j7_WaKEj0


정 - 제가 히키코모리인데도 이 책 선전하러 꼭 나와야겠다. (..) 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글이 잘 팔리면 제가 아픈 거예요. 그 분을 미워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이 - 선생님, 근데 그렇게 되면 맨날 아프잖아요.

정 - 근까, 맨날 아포!ㅋㅋㅋㅋㅋㅋㅋㅋ


(서평가의 책을 서평하는 북토크를 듣고 서평을 쓴다는 건.. )


암튼 이 짧은 글은 장편소설에 한해서 서평가와 서평 쓰기를 다루는데 그러다 보니 서평가가 소설과 단합하거나 혹은 충돌하게 되는 지점도 지적한다. 의도가 있는 서평에 대해서 비판할 때 (서평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면 그걸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도 없는 거겠지만) 까도 되게 고급스럽게 깐다.

 

“비평가들은 무성하게 자라나는 초목을 베고 앞으로 나아갈 필요도 없이 위태롭게 자라나는 꽃들에게 매주 입맞춤으로 생명을 불어넣어야 하는 형편이다.”


“이런 서평을 보면 소설가들이 책무가 줄어들어 괴로워 한다든지 비평가들이 솔직한 반응을 할 수 없어 괴로워한다는 암시는 전혀 읽을 수가 없다.”


“소설 서평가들은 오로지 해럴드 로빈스나 시드니 셸던처럼 부와 명성에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 소설가들을 상대로만 마음껏 비평할 자유가 있다.”

 

아 그동안 내가 쓴 건 뭐였지, 메타적으로 후드려 맞으며 챙피해지려고 할 때 결론을 이렇게 맺는다.

 

“그럼에도 우리가 서평가에게 바라는 바는 서평가 자신이 바라는 바와 얼추 비슷하다. 절제되고 두드러지지 않는 참신함, 소설의 장점에 대한 정교하면서도 정황적인 설명, 그리고 이에 대한 그럴싸한(아니, ‘진실한’이라고 해야 하려나?) 감상 말이다.”


일기를 쓸 때조차도 나는 쓰기에 대해 느끼는 부담이 큰데.. 잘 안써봤기 때문일까. 좋은 글에 대한 혼자만의 기준이 높은 걸까. 좋은 글은 진실한 글이라고 생각하는데, 진실하게 산다는 것에 대한 부담과 괴로움일 수도. 솔닛은 이렇게 말했다. “따라서 어떤 글을 쓰는 작업에는 그보다 더 큰 작업, 즉 먼저 자신이 쓰려는 그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되는 작업이 선행한다.”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등록완료를 미루게 될 때, 메리 케이 윌머스의 말은 스스로가 웃으면서 참고할 만한 간단 명료한 지침이 된다. “그럴싸한 감상” 



책 서문에 나오는 원서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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