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책을 사랑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다. 명주부인의 노블리스 오블리주(새삼 낡고 오래된 말처럼 느껴지네;;), 공동체의 가치를 아름답게 그려낸다. 근데 적으면서 넘 아득해…. 어리고 가난하고 오갈 데 없는 “흙수저” 예술가로서의 쪽매와, 그의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존중한 명주부인의 우정(쪽매를 결국 거둬 키웠지만 둘의 관계를 우정이라 표현하고 싶음)에 주목해 읽는 재미도 있겠고. 책의 메시지가 바느질과 길쌈이라는 책의 소재와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 중에서도, 나는 왜 좋아할까 굳이 꼽아본다면 스스로가 투덜이라 쪽매가 좋고 부러운 거지 싶다. 부당하고 억울한 상황에서도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는 모습에 반해 버리는… 나의 헤프고 뻔한 버튼 중 하나를 누른다고 할까 ㅋㅋ(하지만 함께 읽는 내 아이가 저도 그런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말릴 것ㅋ) 아이는 바늘 부인을 악인으로 받아들이는 듯한데, 이 역시 여러가지로 대화거리가 되리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종종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 그림책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