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쁜 일 오늘의 젊은 작가 37
김보현 지음 / 민음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빌리는 책은 대체로 나만 빌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책이었다. 예약도 길고 그런. 다 읽고 나니 여행에 들고 가도 괜찮았을 거 같다. 이야기가 후루룩 읽히고 소재 자체도 내겐 감정이 북받치거나 하는 류가 아니라서. 줄 안치고 뭐 안붙이고 책읽는 게 오랜만이라 솔직히 여유있고 편아~안했다. 안 읽은 과거의 나에게, 여행 짐가방 여유있을 때 넣을 만한 책으로 추천… 뭔 쌉소린지 싶지만 여행 가방 챙길 때마다 책 뭐 넣지 고민 만번해서 그렇다.

추리할 건 없는 추리 소설이지만 완성된 그림을 알고 맞추는 직소퍼즐 같아 재밌게 읽었다. 장르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말인지도 모르지만 꽤 친절하고 쉽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메시지가 가벼운 건 아니다. 책을 덮고 나면 보이는 제목, ‘가장 나쁜 일’이 내게 남겼을 흔적(“인간은 모두 약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두죠.”)을 생각하게 하고, 그렇게 다른 이들의 것도 한번쯤 헤아리게 한다. 이 주인공으로 사건을 전개해 나간다는 것이 읽으면서는 의아한데 마지막에 이르러선 어느 정도 설득되었다는 것도 장점이었겠지?

“정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가능성은 현실적으로도 확률적으로도 희박했다. 그녀의 삶이 그런 판타지로 작동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정희는 문득 억울해졌다. 어째서지? 한번쯤은 그래도 되잖아. 인생에 딱 한 번쯤은.”

“그녀는 스스로를 공양하기로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