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나이는 없습니다> 중 밑줄
생애주기는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특정 사회의 정치경제학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사회가 만든 장치이기 때문이다.
나이듦? 그냥 생로병사_정희진
연령(age)과 연령주의(ageism)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나이는 자연의 질서일 뿐이다. 그러나 나이에 대한 사회적 해석, 나이에 맞는 정상성, 나이와 사회적 역할 등은 자본주의 시대의 산물이자 동력이다. 이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나이에 대한 개념은 200~300년밖에 되지 않았다. 나이 개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금 인류가 알고 있는 지식의 거의 전부가근대의 산물이다. 고대나 조선 시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논의 자체가 현재의 시각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천 년의 역사보다 지난 200~300 년 동안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일이 일어났다. (…) ‘생애주기(life circle)‘는 나이가 아니다. 나이에 대한 이데올로기다. 자본주의사회의 대표적인 통치 체제다. 개인의 건강이나 조건 등에 관련 없이 나이에 따라 삶의 정상성을 부여하고, 개인의 삶을 통제한다.
젊음도 ‘좋은 노동자‘의 당연한 조건이 아니며, 이러한 계급 격차가 오늘날한국 사회에서 세대 갈등으로 둔갑하여 나타나고 있다. 세대 갈등이 맞는 말이라면, 20대는 모두 가난하고 50대는 모두 부자여야 한다. 물론 그런 사회는 없다. 세대갈등이 감추고 있는 진실 중 하나는 ‘50대의 가난‘이다. 소위 ‘386‘은모두 잘 산다는가? 망상에 가까운 편견이 아닐 수 없다. (…) 아픈 몸은 24시간 내 일상을 지배한다. 나는 모든 이들이 나이와 무관하게 하고 싶은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 연령은 계급, 젠더와 함께 중요한 사회 구성 요소로, 모든 분야가 노소(老少)에 따른 ‘우선권‘을 둘러싼 정치경제학의 전쟁터다. 나이는 다른 사회 구조와다르게 ‘어려도‘ ‘어중간해도‘ ‘늙어도‘ 맥락에 따라 차별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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