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 바다에서 모래 위를 쿵쿵 신나게 뛰는 아이를 보다가, 나도 어쨌든 수평선을 좋아하니까 바다를 싫어한다고 할 순 없나-생각했다. 모래 처음 만져보고 이거 뭐야!!!!빼액!!! 격렬히 싫어라하는 말못하는 둘째를 유모차 태워 긴 백사장을 하염없이 왔다갔다하며 상념..아닌 땀에 마스크 속이 젖었다.
그러고 간 그림책방에서 이 책을 봤다.
아파트 상가 2층에 숨어 있던 책방 안은 햇살이 담뿍 쏟아져 들어왔고 하드커버 원서들이 겉싸개가 다 살아있는 채로 위용!과 자태!를 자랑했다. 간만에 제대로 구경하고 왔다. 사고 싶은 책은 더 많았는데.. 내 취향에 더 깊게 들어오는 책도 많았지만 고른 책은
Ocean meets sky 제목만 보고 아이한테 오늘 간 바다 사진 보면서 수평선 설명해줘볼까하는 생각에 골랐다. 막상 수평선 얘기는 없지만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추억하는 어린이의 한바탕 단꿈이다. 그림이 몽환적인 것도 좋지만 그리움과 상실처럼 어른이 돼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그려낸 점이 특히 좋았다.
처음엔 안본다 하더니 겉싸개 벗겨내고 금박 반짝이는 거 보고 호어-끌려들어오는 여섯살. 미끼를 물어븐 거.. 자식 낚시..
금박 진짜 이쁜데ㅋㅋ 시가에서 햇빛을 못받아서 일단 아무렇게나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