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이 우울증을 키운다
켈리 브로건 지음, 곽재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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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울이란 뭘까? 누구나 우울한 기분을 느낀다. 그런 우울한 기분이 지속적으로, 강하게 느껴지고 우울한 기분으로 인해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다면 진단을 하게 됩니다. 가장 명확한 것은 DSM의 기준이다.​


DSM-5에서는 흔히 우울증이라고 불리는, 우울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주요우울장애의 아래 근거에 따라 진단을 내린다. 다음 9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의 증상이 최소 2주간 거의 매일 지속되며 증상 중 1)우울한 기분 또는 2) 흥미나 쾌락의 상실이 꼭 포함되어야 한다. ​

1) 거의 하루 종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2) 거의 모든 활동에서 흥미 또는 쾌감의 감소

3) 현저한 체중감소 또는 증가, 식욕의 감소 또는 증가

4) 불면 또는 수면과다

5) 정신운동성 초조 또는 지체

6) 피로 또는 에너지상실

7) 무가치감 또는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죄책감

8) 사고능력 도는 집중력의 저하 또는 우유부단​

열심히 외웠다. 그래도 책을 보고 작성해야 한다. 하하. 간혹 전공(수련)을 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다 아는 것 같은 분들도 만나게 된다. 그럴 때 때론 전문가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심리학(상담)이 퍼졌다는 반증이기에 기뻐해야 하나?란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우울에 관련된 책이다. 우울을 검색하면 대부분 흑백의 사진(그림)이 나타난다. 쭈그려 앉아있거나 얼굴을 들지 않고 있다.

의식혁명(데이비드 호킨스)에서는 인간의 의식 수준을 1~1000까지로 수치화했다. 200대 이하에서는 생존을 유지하는 삶을 살지만, 200인 용기에 이르면 플러스의 긍정 에너지를 가지고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그 중 우울(무기력)은 50의 에너지로 절망과 빈곤, 결핍을 나타낸다. 불법에서는 생명 상태를 지옥계부터 불계까지 십계로 논하고 있다. 그 중 지옥계는 괴로운 생명 상태를 논하기에 우울과도 연관이 있다.


이 책은 여성 우울 전문가가 작성한 책이다. 인지신경과학을 공부하고, 의학박사가 되었단 점에서 개인적을 흥미롭다. 저자는 내가 기존 서양의학의 많은 부분과 충돌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다(p.13)고 밝힌다. 아마 일반적인 내용과는 다른 부분일 듯 하다.

다음 줄에선 지금껏 당신이 알고 있던 모든 신화를 깨뜨릴 예정이다(p.13)라고 다시 한 번 밝힌다.

단순한 우울이라는 진단을 통해서 증상에 이름표를 붙인다는 표현은 참 적절하다. 흔히 겪을 수도 있는 부분이 병원에 가서 원인을 찾을 수 없을 때는 스트레스성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참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유사한 표현이지 않은가?

이 책은 오해와 진실(마음의 병이 아니다)와 생활 속 치료법(몸의 병이다)으로 2부로 나눠진다. 현장에서 상담을 할 때 약을 쓰는 것을 가능한 줄였다. 나는 우울이 마음의 병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기에 마음을 강하게 할 수 있다면, 굳이 약을 안 써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같은 생각을 지니고 있었던 아내가 우연찮게 약을 먹은 내담자를 만났는데, 현저하게 나아진 모습을 보며, 약을 꼭 부정적으로 볼 건 아닌 거 같아 라는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항우울제 장기 복용의 진실에 대해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타이레놀이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이다(p.159~191).

이런 주장을 읽다보면, 미국 하버드 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의 새뮤얼 아브스만가 떠오른다. 지식의 생명주기를 연구하는 학자다. 지식의 반감기라는 표현을 통해 특정 분야 지식의 절반이 틀린 것으로 드러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 떠올랐다.

현대인은 인간이 진화해온 환경과 결정적으로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다.

더욱이 이 새로운 환경은 우리의 오래된 게놈과 상호작용하며 이상을 일으키기에 이르렀다(p.51).

켈리 브로건은 몸은 약품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는 기계라는 패러다임을 서양의학의 환상(p.25)이라고 표현하며, 예방은 가능하다/내 건강은 내가 통제할 수 있다/약과 관계없는 생활의학을 따르는 것은 몸에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p.26)라는 시각을 받아들이긴 권유한다(몇 내용은 기재하지 않음).

우울증은 설명이 모호한 용어다.

간단히 말해서 우울증은 삶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무엇 때문에 균형이 깨졌는지 알아내라는 신호다.

이 관점을 인정하는 또 다른 방법은 우을증은 기회라고 말하는 것이다(p.52).

위의 내용은 동의하는 내용이다. 불법의 관점에서도 난즉공덕이라는 표현이 있다. 어려움이 나왔을 때, 더 바꿀 수 있다는 의미와 상통하는 거 같았다.

또한, 서두에 이야기한 DSM-5에 대해 컬럼비아대학교 앨런 프랜시스(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 저자)은 정상성을 도매금으로 만드는 제국주의 의료화는 정신장애를 사소한 차원까지 끌어내리고, 제약업계에는 횡재지만 새로운 거짓 양성 환자는 막대한 대가를 치를 불필요한 약물치료의 범람을 초래할 것이다(p.64).라고 표현과 여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속에서 제약회사의 부조리에 밝히는 부분을 볼 때,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켈리 브로건은 음식의 중요성(p.199), 명상, 수면, 운동(p.235) 등을 강조한다. 유기농이 이슈화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간혹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애당초 사람 입에 들어가는 건데, 좋은 것만 사용하면 안 되나..?, 이제는 이윤보다는 모든 생명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고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나는 맥주를 좋아하는 편인데, 근래 치아 치료 등으로 잘 마시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장모님이 마시지 않은 숙성된 술을 식물에게 준 한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식물이 다 죽었다는 결과다. 먹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아. 그리고 이 책에는 레시피도 담겨져 있다. 미트소스, 치킨커리, 소고기와 커민을 곁들인 호박 요리 등. 요리를 좋아하는 여성 분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다. 이 책을 요리를 좋아하는 아내에게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먹는 거에 신경을 써주는 아내 덕분에 예전보다 더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내 블로그를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이 글을 보진 않겠지만,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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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의 시대 - 펭수 신드롬 이면에 숨겨진 세대와 시대 변화의 비밀
김용섭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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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가 유명하길래 한 학생에게 물었다. 펭수가 누군지 몰라요? 근래 들었던 이야기다. 내가 시대에 지쳐지나 싶었다. 정말 잘 몰랐다. 검색해보니 그냥 펭귄이다.

펭년배라는 말은 펭수를 종하하면 모두가 동년배라는 의미라고 한다(p.195). 이런 의미라면 나는 내 나이대보다 너 늙은 듯 하다. 나보다 선배도 펭수를 하는 분이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친구가 누구길래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펭수(남극 펭, 빼어날 수)라는 뜻을 가진 10살(2019년 기준. 그러나 현재도 나이는 10살이라고 스스로 소개한다고 한다).

펭수는 2020년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시민 대표로 참석했다. 그리고 현재 한국 사회에서 펭수는 탈을 쓴 연기자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인격체(p.28)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래서 한 학생에게 펭수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펭수는 펭수라고 답한다.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 탈을 쓰고 연기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디즈니사의 캐릭터 연기자의 비밀 유지 서약서(p.29)의 내용을 보면 그럴싸하다. 하나의 인물을 만든 것이다.

무례하지만, 사이다 캐릭터를 만든 것이다. 펭수는 점차 진화하는 존재인 듯 하다.

처음 나왔을 때는 초등학생을 타켓팅한 캐릭터라고 한다. 그러나 변화에 적응한 결과 현재의 펭수가 등장한 것이다. 직장인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시원시원한 발언을 하는 펭귄.

애자일(Agile)은 변화를 시도하는 공격적인 업무 방식을 이야기한다. 펭수를 만든(?) 데리고 온(?) 곳에서는 어쨌든 펭수의 컨셉을 바꾸었다(펭수의 마음이 바뀌었든). 어쨌든 펭수는 진화하였다.

우리의 판단력은 늘 지금 시대에 맞게 계속 진화해야 한다(p.100)

진화는 어디서든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19세기의 교실에 20세기의 가르침을 받은 교사가 21세기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교육한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점차 변화되고 있는 분위기가 온라인 교육의 활성화이기도 하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아니다 라는정서는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 덮어 버린다.

아예 서로 외면하고, 관계가 단절된다.

그나마 관계까 연결되어 있어야 갈들도 생기고, 해결 가능성도 생긴다.

관계가 단절되면 갈등도 없겠지만 문제도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다.

세대 갈등과 꼰대 문제 역시 사회적으로 확산될수록

이를 해결할 가능성도 커진다.

그런 점에서 꼰대 논쟁의 건강한 확산은 반드시 필요하다.

서로 다른 세대 간에 싸움을 부추기는 게 핵심이 아니라

나이 서열화가 주는 폐해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p.116)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이야기에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잔소리하지 마세요( p.111)


어느 순간 한국의 꼰대라는 표현을 2019년 9월 23일에 BBC2의 오늘의 단어로 선정되었다(p.142). 책에서는 꼰대를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p.117)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공무원 직급인 주사, 서기 같은 표현(p.119)도 일본의 영향을 받았음을 짚고 있다.

펭수의 거침없는 사이다 발언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한 선생님이 칼퇴 합시다라는 표현에 언젠가 정시 퇴근이지 않나요? 라고 정정한 적이 있는데, 막상 이 책을 읽다보면 정시에 퇴근하는 것이 어렵다보니 갖다 붙이기 때문에 퇴근은 그냥 퇴근이라고 표현한다. 그렇다.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 당연한 권리를 우리는 왜 조직 문화에 갇혀있는 것일까.


워라벨과 욜로는 결국 자신의 성장과 성취를 위해서 일의 속도와 양에 대한 주도권을 자기 자신이 갖자는 의미다.

시키는 일만 하지 않고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 하는 것, 그것을 펭수가 보여 주고 있다.


진로 상담을 하다보면, 노동 시장에 대한 의문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현재의 이슈도 개인의 특성과 함께 사회 구조적 측면에서의 개입도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홀랜드의 매칭 이론 등의 여러 관점들이 있지만, 통합적 접근이 점차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리서치에서 연령별 회사 생활 우선 가치를 조사한 적이 있다. 20-30대는 나를 위한 투자 가치, 40대는 월급, 50대는 자부심이 1위라고 한다. 기성 세대의 조직에 충성도는 예전 말이다. 성장이란 단어가 주요 단어이다.

결국 사내 정치도 불필요하다. 왜? 평생 직장이 아닐 확률이 크니깐.

저자는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를 집필한다고 한다( p.15). 올해 메인 키워드로 느슨한 연대를 제시했다고 한다.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것이다. 위의 내용을 생각해보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번아웃 증후군이 근래 다시 떠오르고 있다. 주 5일 근무제가 도입(2003년)되었지만, 여전히 격주로 시행하는 일자리도 많다.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는 삶의 질 높이려다 삶의 터전 잃는다는 광고를 실기도 했지만, 현재은 주 4일제를 시행하는 곳도 많다.

펭수는 다 잘할 순 없어요 라고 한다.

펭수도 달리기는 조금 느립니다.

하나 잘 못한다고 너무 속상해 하지 마세요.

잘하는 게 분명 있을 겁니다.

그걸 더 잘하면 돼요(p.205)

2019년 출판 시장의 주요 트렌드가 '오롯이 나를 향한,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삶'을 줄여 '오나나나'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행복의 기준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절대적 행복일 것이다. 상대적인 행복은 내가 어떤 것을 가지고 있어도 만족할 수 없다. 비교 대상이 있다보니 나보다 잘난 사람에게만 열광한다.

우리 모두가 펭수가 되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스트레스 속에 생존을 위한 일이 아닌 자기 계발을 위한 일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크다. 피로사회(한병석)가 당연스러운 사회가 더 이상 안 되길 바란다.

이 책은 사회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 트렌드에 익숙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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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인간 - 불신과 불공정, 불평등이 낳은 슬픈 자화상
김기헌.장근영 지음 / 생각정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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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사회학의 지식이 합쳐졌다. 이 책은 나의 관심사와 아주 맞아떨어지는 책이라서 더 기대가 크다. 특히 두 저자 모두 나의 관점과는 다른 이야기(혹은 접근)를 들려줄 거 같아서 더더욱 설레인다. 한 저자는 정책과 관련된 일을 오래 했기에 거시적 차원에서 접근이 이루어질 거 같아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가끔 책을 읽다가 체하는 경우가 있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너무 읽고 싶은 책의 경우 급하게 읽는 경우가 나의 경우 많은 편이다. 그러다보면 내용은 알겠는데, 그 의미를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 할 때가 많다. 그래서 더 더욱 신중하게 읽을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근래 사회학 전공 책을 자주 접한다. 전공 서적이다보니 천 페이지가 가까이 되기도 한다. 어쨌든 사회학 책을 살펴보는 이유는 그동안 나의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협소한 나의 생각을 확장시켜주기도 한다. 이 책이 나에게 그런 의미가 되지 않을까란 기대를 가지며 체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책을 펼친다.



출판사에서 메모지를 넣어주었다. 그러고보니 유명한 이지성 작가의 책이 종종 나오는 출판사가 이곳임을 검색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책을 펼친다. 시작부터 강렬하다.

유네스코의 시험문화에 대한 연구 진행에 대한 내용(p.16)을 화두로 던지며, 우리나라가 고부담 시험문화를 가진 나라(p.17)임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시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생애 최초의 시험(p.94)은 언제였는가? 대부분 받아쓰기 시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중학교 입시 제도의 폐지(1969), 고등학교 평준화정책(1974)-당시 내가 속한 지역은 2000년대 초반에서야 제대로 된 평준화가 이루어졌다, 본고사 폐지(1981)-이후 본고사 부활(1994)했으나 다시 폐지(1997),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2015)-이제 학년제까지 도입되었다.

여러 시도들이 있었다. 현재 큰 이슈는 정시 확대일 것이다. 대학에 몸 담고 있는 나로서는 사실 안타까움도 크다. 정시모집이 공정하다라는 프레임은 결국 몇몇 수시모집에서 생기는 고액 컨설팅과 사교육의 문제가 확대 해석이 된 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보면, 정시모집을 확대했을 때 흔히 말하는 누가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해보면 다른 판단이 나올 수도 있을 것 이다. 그러나 역시 정답은 없는 주제이다. 수시모집의 문제로 부각되었던 것은 공정성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교육부와 대학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제도를 유지하는 것 또한 많은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학교생활기록부를 평가하면서 교육은 참 뜨거운 감자라는 것을 항상 느낀다. 그러면서 문득 대학 졸업 후 교원 임용 시험을 포기하고 취업에 힘썼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기업에서 그들의 기준에 맞게끔 인재를 선발함에 있어 부당하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같은 논리로 바라보기는 어렵겠지만, 나의 관점에서는 유독 대입에 대해서만큼은 민감하다라는 것이다.

한 학생이 이번에 대기업에 합격을 했다며 찾아왔다. 여러 기업에 지원을 했지만, 떨어진 곳도 많았다고 한다. 떨어진 곳에 대한 의문에 대해 물었더니, 인재상과 맞지 않았겠죠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논란이 되었던(지금도 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도 결국엔 각 대학의 인재상에 맞춰서 평가 지표에 따라 선발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책의 내용에서도 시험의 공정성은 신화라는 표현을 쓴다(p.161). 사회구조적 불평등을 고려하지 않고 절차의 공정성에만 집중하는 것은 사실상 진짜 공정성을 추구할 기회를 포기하고, 허울뿐인 공정성으로 현실의 불평등을 감추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라는 지적은 여러 곳에서 제기되어 왔다. (중략) 수능 점수는 순수한 개인의 노력과 능력을 반영한 것이고, 이 점수에 따라 보상을 달리하는 사회체계를 정당한 것이라 여기는 믿음음 그저 미신일 뿐이다라는 주장과 함께..

어쨌든 서평 속에서 '뜨거운 감자'를 다루고자는 바는 아니기 때문에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보면, 시험인간이라는 것은 한국의 한 문화라고 생각된다.

시험이 우리 사회에서 유용하고 강력한 도구로 제 역할을 해왔기 때문(p.35)

한 시대가 추구하는 인간상은 그 시대가 채택한 시험으로 드러난다(p.36)

시험은 일종의 재판이고, 시험의 결과는 판결과 같다(p.46)

시험은 누구나 쉽고 명쾌하게 납득할 수 있어서 모두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기에(p,50)

고려시대 광종의 과거시험(958)은 당시 획기전일 발상이다. 신분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강한 집념이 담겨있다. 조선이 갑오개혁을 통해 과거제도를 폐지한 이유는 신분제도의 철폐를 위해서였다. 역사는 반복되는지 현 시대에도 주무 부처 과장의 자녀가 공단에 부정하게 입사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공정함을 위해 우리는 시험을 선호한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까지 신분이 있는 것일까? 공부만이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어쩌면 신분 상승의 사다리이기 때문이 아닐까? (뒤의 이야기지만,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교육평론가 이범은 경제적인 공정성 덕분이였다고 지적한다)

신분 상승을 위한 하나의 수단은 사교육일 것이다. 공교육에서의 부족한 부분을 시간과 비용을 들여 채우겠다는 것이다. 사교육에 대한 혼란도 많았고, 한때는 사교육을 없애자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결국 그림자 교육이라는 명칭으로 공존을 취하는 구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래의 표현은 나 역시 동의하는 바이다.

공교육 시스템을 갉아먹는 가장 큰 원흉은 사교육이 아니다. 사교육을 키워주는 불신, 배신의 게임이 반복되어 생긴 결과다(p.65)

우리의 대안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시험사회를 해체를 논하지 않는다. 탈시험사회를 위해 다른 접근을 이야기하고 있다. 언젠가 대학의 교육개발센터(교수 수업 컨설팅 및 학생 학습 컨설팅)의 면접을 보러 갔을 때, 면접위원이 '시험에서 한 문제 더 맞추는 것이 학습 역량이 뛰어난 학생인가요?'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뭐라고 대답은 한 거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엉뚱한 대답을 했을지도..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경쟁률을 유지하는 것만 해도 선방했다고 한다. 시험인간이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시대는 변해가는데 그 변해가는 흐름 속에서 무엇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평가를 해야하는가? 교육과정의 변화와 함께 다른 나라의 사례를 우리 나라에 맞게끔 고민해야 한다. 한 명의 교육자로서는 힘든 일이다. 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

한 개그맨이 이야기한 공부 못하면 추울 떄 찬 데서 일하고, 더울 때 더운 데서 일한다는 표현 속에 직업의 귀천이 생기는 인지 구조보다는 결과의 공정성 이전 과정의 공정성.. 또 그 이전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 역시 고민하는 한 걸음 한 걸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범대학(교육 관련)을 꿈꾸는 후학들과 사회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겠다. 학부모들이 읽어도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래의 책들도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 듯 하다. 시험국민의 탄생은 시험인간에서도 참고를 많이 하였으나 교양서로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입시는 우리를 어떻게 바꾸어놓았는가는 시험인간 정도로 읽으면 좋을 듯 하다(가독성이 좋은 편).

교육을 위한 사회가 되는 그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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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을 넷플릭스하다 - 한 권으로 읽는 요즘 비즈니스
이학연 지음 / 넥서스BIZ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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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슈가 잠잠해진 듯 하다. 아마 그 변화에 대한 인식(너무나도 많이 이야기를 했기에)을 어느 정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과 코르나 19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 두 가지로 생각이 된다. 우연찮게 얼마 전 올린 글에는 공학 전공자가 경영학 교수가 된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다. 데이터와 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이 온 것인가? 라는 부분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책에 대한 리뷰에 앞서 제목에 담긴 넷플릭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어쩌면, 현재의 젊은 층에서는 넷플릭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몇 년 전 한 제자에게 "넌 보통 뭐하니?"라고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저는 "넷플릭스 봐요"란 대답을 듣고, 그건 뭔가 싶었다. 그후 그 제자 덕분에 나 역시 테블릿을 활용하여 넷플릭스를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영화(드라마)를 볼 수 있는 회원제 주문형 비디오 웹사이트로 97년 인터넷을 통해 우편으로 대여해주는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09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2년 기준으로 미국의 4가구 중 1가구가 넷플릭스에 가입되어 있다고 하니 엄청난 듯 하다(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어쨌든 나도 주말이면 보고 싶은 드라마를 마음껏 본다(주말이라고 표현했지만, 뭔가에 빠지면 평일에도 볼 때가 많다). 방에 박혀서 나오지 않는 모습을 보며, 아내는 처음엔 뭐하나 싶어 궁금해하다가, 이제는 당연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현재는 코르나 19로 인해 외출이 거의 불가한 상황이다보니 더더욱 넷플릭스를 보고 있는 듯 하다(하지만, 이번 주는 달랐다. 마침 토요일에 도착한 책을 순식간에 읽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서두에 작성한 분과 유사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경영을 연구하는 공학자로 활약하고 있다. 아마 실례를 활용하여 책을 구성했을 거 같은 느낌이 확 온다. 카카오톡에 대한 내용, 교보 문고에 대한 내용 등 끌리는 내용이 많다. 그리고 에필로그의 제목 [융합의 시대, 기술의 눈으로 경영을 그리다]이 끌려 먼저 읽고 싶은 욕구도 와닿는다. 나는 교육과의 융합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타 전공에서는 어떤 생각을 가질 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혹 뭔가 아이디어라도 넣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크다.

 

 

잉? 책 표지 뒷면에 넷플릭스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하하. 검은 색 띠지로 된 것은 잘 읽지 않았는데, 넷플릭스에 대한 고유명사, 보통명사, 일반동사로 구분지어 두었다. 이 내용만 봐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책의 내용 중

넷플릭스 보지만 말고,넷플릭스 하자(p.10)라는 구절은 뜨끔한 구절이었다.

 

이 책에는 흥미로운 주제가 많다. 전문적이면서도 재미나다라는 게 나의 전반적인 평이다.

 

책의 서두에 보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도표를 만들어두었다. 경영에 대해선 잘 모르는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한 전체적인 표라고 생각한다.

크게 기업들이 돈 버는 비즈니스 모델, 기업들이 살아남는 비즈니스 혁신, 기업들이 기회를 찾는 비즈니스 지능으로 이루어진다.

 

레고는 우리가 만든 아이디어가 아니면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폐쇄적인 조직이였다고 한다. 성인이 되고 다시 시작한 레고였기에 즐거운 마음이 컸다. 또한, 근대 아이디어 상품을 통해서 잘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또한 변화된 부분의 하나였다는 것이 놀라웠다. 레고사는 고객을 메뉴얼에 따로 조립하는 수동적인 존재(p.188)로 생각했다는 기업이였다는 것도 새로운 사실이었다.

섞어찌개가 불협이라면 부대찌개는 융합입니다. 단순히 섞는다고 해서 융합이 아닙니다.

무질서하게 섞여 고유한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그것은 융합이 아닙니다.

그냥 니맛도 내맛도 아닌 것이죠(p.374).

 

융합에 대한 또 다른 견해를 준다. 아무 것이나 합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이유는 분명하다. 시멘트콩이 기름유출 사고를 해결하다 등 다양한 사례들 속에서 사고의 확장을 배울 수 있었다. 아마 두고 두고 살펴볼 책 같다. 학창 시절의 추억 같은 아이러브스쿨과 싸이월드 등에 대한 기업들의 흥망에 대한 내용도 다뤘다. 타이밍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배웠다. 그리고 창의력과 관련된 책을 살펴보며 눈에 익힌 사례들도 많다. 그러나 경영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내용은 또 한 번 흥미롭다.

 

이 책은 교양서이지만, 경영, 창업에 관심있는 분들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 내용이 재미있으면서 깊다. 그리고 경영학을 꿈꾸는 고등학생들도 있어도 좋을 듯 하다.

 

https://blog.naver.com/poohs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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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은 가정에서 자란다 - ‘자녀를 명문대에 보낸 가정의 공통점은?’
심정섭 지음 / 진서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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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도착하였다. 이중 포장이 인상깊다.

             

많은 부모가 여전히 오직 대학 합격 하나만 바라보고 자녀교육에 모든 것을 거는 좁은 시야를 갖고 있는 것 같다(p.16).

아이는 내 꿈의 한풀이 수단이 아니다(p.76).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는 바이다. 저자는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고, 공부의 자기주도성을 지켜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속에 원하는 입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이 책에서는 12가지의 사례를 두고 이야기한다.

그 중 사법고시를 합격한 친구의 부모는 인사성(예의)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공부와 인성을 네 가지 시나리오로 표현하는데, 1(최선)-공부도 잘하고 인성도 좋다, 2(차선)-공부는 못하지만 인성이 좋다, 3(성공처럼 보이지만 행복은 자신할 수 없는)-공부는 잘하지만 인성이 좋지 않다, 4(안타까운)-공부도 못하고 인성도 좋지않다라는 부분은 참으로 동의한다.

근래는 성공처럼 보이지만 행복은 자신할 수 없는 학생들이 많은 듯 하다. 오히려 4번의 학생보다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동료들과 위와 똑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유사한 사례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4번째는 혼자만 나쁜 길로 가지만, 3번째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지 않냐라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대학의 교육개발센터에서 일을 할 때, 원하지 않는 학과에 진학하여 자퇴를 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하는 제자에게 '잘 했다!'라고 말 하면서도 대학 구성원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는 고민을 할 때도 있었다. 많은 학부모들을 만나는 과정 속에서 자주 하는 사례 중 하나이다. 그 제자는 자퇴를 꿈꾸던 당시 서울의 한 회사와 계약을 하고 모델로서 활동을 하고 있을 때였다. 아버지가 제시해준 유망한 학과를 입학했지만, 본인에게는 전혀 유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자녀가 잘 되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자녀는 그 이야기가 잔소리처럼 들릴 뿐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사촌 형들의 입시 전략을 맞춤식으로 짜주었다. 물론, 아버지는 입시나 교육과는 관계 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사촌들형은 원하는 학과에 다 입학하고, 현재 이름을 이야기하면 알만한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나에겐 알아서 학과 선택을 하고 알아서 진학하라고 했던 부분이 문득 떠오른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서운한 감정과 아쉬운 감정이 함께 공존하는 듯 하다.

원하는 학과로 졸업을 하고, 더 공부를 하고 싶어 교수님을 찾아갔더니 "춥고 배 고프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대학원 진학을 포기했었다. 돈을 벌기 위해 계약직 수학 교사 생활을 하다가 결국 춥고 배 고픈 곳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흔히 말하는 남자는 공대만 가도 안 굶어죽는다는 이야기도 대학원 과정 중에도 계속 떠올랐다. '아, 그 때 공대를 갔어야 하나..'란 아쉬움도 들면서 '아니야. 내 꿈을 찾아가자.'라며 11시까지 연구실에서 책을 읽었던 기억도 문득 떠오른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했기 때문에 누군가를 탓할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길을 왔기 때문에 더 열심히, 더 즐겁게 해나갈려고 노력하는 듯 하다. 어찌되었든 당시 아버지께서 나의 길을 제시 안 해주었던 부분은 나의 생각과 판단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오면 저자는 톨스토이의 말을 바꾸어 인용한다. 자식을 잘 키우는 부모들은 서로 닮았지만, 자식교육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고생한다는 구절은 경험상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입학 상담을 하다보면 아이의 적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모는 드물다. 유망있는 학과, 가능성 있는 학과가 최우선인 부모의 욕구를 채우기엔 참 어렵다. 원하는 곳은 성적은 높은데, 현재 자녀는 성적이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다른 대학을 갈 계획은 없고 여기에 꼭 와야한다고 한다. 참 어렵다.

아이를 믿어주라고 하지만, 부모와 대화하다보면 믿어주는 게 맞는가 싶을 정도로 걱정을 한다.

To me faith means not worrying

믿음이 있다면,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존 듀이의 이야기다.

이 책의 결론은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공감과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정한 공감과 소통은 일방적인 게 아니다. 상담을 하던 시절 공부하던 내용들도 보인다. 예전 생각들도 난다. 저자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입시만을 다룬 사람은 아닌 듯 하다는 생각은 해본다. 어느 정도의 심리학의 기본을 갖추고 있는 듯 하다. (물론, 내가 누군가를 평가하고 판단할 수는 없다만)

추가적으로 부동산 재테크에 대한 부분도 독서 모임 운영 안에 들어간 부분을 보고, 나도 모르게 씨익 웃었다. 추후 읽을 책이 부동산

과 관련된 책이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책은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학부모가 읽으면 좋을 듯 하다. 또한, 바쁜 일상 속의 부모라면 테마의 끝부분에 담긴 "지금, 소통과 실천!"이라는 부분만을 읽어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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